DB메탈, 건설사업부문 물적분할… DB월드건설 출범“사업 전문성 강화 및 신속한 의사결정으로 효율성 제고”추후 DB월드 합병 가능성… 일각선 '지주사 회피' 의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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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B그룹이 올해 들어 잇따라 계열사를 분할하는 등 사업재편에 나서고 있다. 빠르게 변화하는 경영환경에 선제 대비하고 먹거리 발굴에 나서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9일 업계에 따르면 DB그룹의 합금철 제조·판매 계열사 DB메탈은 지난달 30일 이사회를 열고 건설사업부문을 단순 물적분할하는 분할계획을 의결했다. 분할을 통해 신설되는 회사는 DB월드건설(가칭)으로 오는 12월 27일자로 출범한다.DB메탈은 “사업부문별로 핵심역량에 집중해 사업 전문성을 강화하고 시장환경 및 제도 변화에 신속하고 유연하게 대응하는 한편, 독립적이고 신속한 의사결정을 가능하게 해 경영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궁극적으로 수익성 증대, 기업가치와 주주가치 극대화를 도모하고, 나아가 재무구조 개선방안의 유연성을 확보하고자 한다”고 물적분할의 배경을 밝혔다.신설되는 DB월드건설의 자본금은 100억원 규모로 대표이사는 DB메탈의 건설부문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김경진 사장이 맡는다. DB메탈의 건설부문 건축사업부장인 손성현 부사장도 신설되는 DB월드건설의 사내이사로 합류한다. DB월드 이원상 이사도 DB월드건설의 사내이사로 선임될 예정이다.DB그룹은 올해에만 DB하이텍 팹리스 사업부를 분할해 DB글로벌칩을 출범하고, DB커뮤니케이션즈를 신설하는 등 사업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기존사업을 둘러싼 상황이 녹록지 않은데다 대내외 경영환경이 급변하면서 지속가능한 기업 토대 구축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 DB그룹의 주력사업인 보험업은 경쟁이 심화하고 있고 반도체 사업 또한 업황 부진에 따라 전년 대비 악화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특히 이번에 새롭게 출범하는 DB월드건설은 토목건축사업, 주택건설사업, 부동산 임대 및 공급업 등을 사업목적으로 명시, 종합건설회사의 토대를 만들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DB월드건설의 전신은 작년 초 흡수합병한 자회사 ‘코메’로 알려진다.DB메탈은 2020년 사업 다각화의 일환으로 100% 자회사인 건설사 코메를 세웠다. 이후 작년 2월 코메를 합병, DB메탈의 사내 건설부문으로 재편했다. 경영자원을 통합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결정이었다.그러나 지난 1년간 꾸준한 외형 확대에 따라 다시금 금속사업과 건설사업의 분리 필요성을 느끼게 됐다는게 회사 측 설명이다. 올해 상반기 말 DB메탈의 건설부문 매출액은 약 283억원 수준이다. 전년 동기 대비 40.5% 증가한 수준이다.일각에서는 신설되는 DB월드건설을 추후 DB그룹의 또 다른 계열사 DB월드와의 합병으로 종합건설회사로 발돋움 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DB월드는 레인보우힐스 CC 운영하는 종합레저전문기업이다. 과거엔 골프장 사업만을 영위했으나 기업회생 절차를 밟으며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해왔다. 2020년 DB Inc. 부동산사업부를 이끌던 정인환 사장을 새 대표이사로 발탁했으며, 작년 1월에 DB Inc. 부동산사업부를 넘겨받아 토지 개발, 건물 임대 등의 사업까지 손을 뻗었다.두 회사가 공통적으로 건설사업 부문을 영위하고 있는데다, DB그룹 사업의 출발점이 건설부문이었던 만큼 공사 노하우를 갖춘 인력과 네트워크를 되살리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다만 소액주주 등 일각에서는 DB그룹의 기업분할 등 일련의 과정들이 지주사 회피와 관련된 것 아니냔 우려를 내놓고 있다. DB메탈과 DB Inc.간 합병계획을 전면 취소하겠다고 밝힌 지 얼마 되지 않은 상황에서 DB메탈의 물적 분할을 추진했다는 점에서다. 최근까지 다른 회사로 합병하려던 회사를 갑자기 분할한다는 게 말이 되지 않는다는 주장이다.앞서 DB그룹은 DB Inc.와 DB메탈의 합병을 추진한 바 있다. 그러자 시장에서는 DB Inc.가 공정거래법상 지주사 강제전환을 회피하기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는 의구심이 제기됐다.결국 DB Inc.는 “양사의 사업역량과 자원을 결합해 시너지를 높이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창출하기 위해 합병을 추진했으나 경제환경의 불확실성 증대, 합병 목적에 대한 시장의 오해와 일부 주주들의 우려 등을 감안해 합병을 철회하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재계 관계자는 “DB그룹이 KCGI와의 경영권 분쟁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에서 계열사 합병 등 방안을 통해 지주사 강제전환 이슈에 대응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 “다만 소액주주들의 우려가 지속 제기되는 만큼 적극적 소통을 통한 신뢰 회복이 필수적”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