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심 평균 식대 9000원… 구내식당 찾는 직장인 증가급식업계 실적 두자릿수 성장… 단체급식 사업 성장 견인'구내식당=맛없다' 인식 깨… 메뉴 고급화 움직임
  • ▲ 서울 명동 시내의 한 음식점 메뉴 가격표의 모습ⓒ연합
    ▲ 서울 명동 시내의 한 음식점 메뉴 가격표의 모습ⓒ연합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주저앉았던 단체급식시장에 새 바람이 불고 있다. 올해 엔데믹 전환에 이어 고물가 기조까지 지속되며 구내식당 이용객이 급속도로 늘어나는 추세다. 연령층도 젊어지고, 취향도 다양해졌다. 급식업계도 이에 발맞춰 기존 틀을 깨고 성장을 위한 본격적 변화에 나서는 모양새다. <편집자주>

    # 점심밥에 커피까지 먹으면 1만5000원은 나오다 보니 약속이 없으면 구내식당에서 해결한다. 한식을 비롯해 양식, 간편식 등 선택지도 다양하고 맛집까지 가끔 입점해 만족한다. (직장인 A씨)

    ◇ 점심 평균 식대 9000원… 구내식당 찾는 직장인 쑥쑥

    17일 시장조사기관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에 따르면 올해 직장인 점심 평균 식대는 9000원을 기록했다. 7000원이던 2020년보다 28.5% 증가했다.

    서울에선 1만원으로 웬만한 식사 한 끼를 해결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의 참가격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의 대표 외식 품목 8개의 평균 가격은 1년 전보다 7% 상승했다.

    냉면(1만1308원), 비빔밥(1만577원), 삼계탕(1만6846원) 모두 가격이 1만원을 넘었고 삼겹살(1만9253원)은 2만원에 육박했다. 이 가운데 1만원으로 먹을 수 있는 메뉴는 김밥, 자장면, 칼국수, 김치찌개 백반 등 4개 정도에 불과했다.

    외식 물가 급등으로 인한 런치플레이션(점심+인플레이션)에 직장인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구내식당으로 몰리고 있다.

    트렌드모니터가 직장인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 한 결과(복수응답) 점심식사에서 구내식당을 이용한다는 비율은 50.8%로 가장 높은 순위를 차지했다. 반면 일반 식당에서 사 먹는다는 비율은 지난해 61.5%에서 올해 50.1%로 감소했다.

    이렇다 보니 급식업계가 호실적을 기록 중이다. CJ프레시웨이의 올 1~3분기 식자재유통사업과 푸드서비스사업의 매출은 1조7002억원, 537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8.9%, 27.1% 증가했다.

    현대그린푸드는 올 1~3분기 단체급식 매출은 6739억원으로 전년보다 20.2% 성장했다. 특히 오피스군의 3분기 단체급식 매출은 전년 대비 38% 신장했다. 구내식당 수요와 고객사 식수 증가, 신규 수주 등으로 실적을 견인했다.

    아워홈도 오피스가 밀집해 있는 강남과 여의도 지역 구내식당의 올 1~3뷴가 매출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각각 24.8%, 29.1% 증가했다. 이를 통해 이 기간 식음료사업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0% 증가했다.

    신세계푸드가 운영하는 구내식당 중 외부 고객이 이용 가능한 주요 사업장 4곳을 기준으로 해당 사업장의 이용률은 전년 대비 약 35% 늘어났다. 특히 서울 오피스 밀집지역에 있는 구내식당은 합리적인 가격에 식사를 하려는 외부 고객들의 발걸음이 이어지며 전년 보다 45%가량 이용률이 신장했다.
  • ▲ 삼성웰스토리 가을 프로모션 메뉴 ⓒ삼성웰스토리
    ▲ 삼성웰스토리 가을 프로모션 메뉴 ⓒ삼성웰스토리
    ◇ '구내식당=맛없다' 인식 깬다… 고급화 움직임

    급식업계는 최근 구내식당 메뉴를 고급화하고 있다. 젊은 직원들 사이에서 급식 메뉴가 일종의 사내 복지라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직원들의 만족도를 끌어올려야 하는 회사 측 입장을 적극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메뉴는 갈수록 다양해지는 추세다. 백반의 한식 식단에서 중식, 일식, 양식으로 세분화하고 있다. 헬시플레저(헬시와 플레저의 합성어로 즐겁게 건강을 관리한다는 뜻) 열풍을 타고 간편식도 등장했다.

    일례로 현대그린푸드는 스마트 푸드센터에서 자체생산하는 샌드위치, 컵밥, 샐러드 등 70여 종을 선보이고 있다.

    유명 외식 브랜드와 협업도 활발하다. 구내식당이 단순히 식사만 하는 곳이 아닌 다양한 식음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서 차별화된 고객 경험 제공하기 위함이다. 

    삼성웰스토리는 런던베이글 뮤지엄, 노티드 등과 손잡고 구내식당에 제공해 고객들의 큰 호응을 얻었다. CJ프레시웨이의 편의식 코너 스낵픽도 다양한 식음료 브랜드와 협업을 하고 있다. 이곳에선 단체급식 고객사 전용 무인 테이크아웃 코너로 간단한 식사류부터 다과류까지 판매한다.

    삼성웰스토리 관계자는 "새로운 외식 트렌드에 맞춰 구내식당 고객들의 니즈도 매우 빠르게 변화되고 있다"며 "인기F&B브랜드 콜라보, 맞춤형 건강식 제공, 비건 메뉴 개발 등과 같이 구내식당에서 경험하지 못했던 새로운 식음 상품과 서비스를 도입하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이어 나가겠다"고 설명했다. 
  • ▲ 현대그린푸드가 운영 중인 단체급식사업장에서 쉐프들이 참치 해체쇼를 진행하고 있다.ⓒ현대그린푸드
    ▲ 현대그린푸드가 운영 중인 단체급식사업장에서 쉐프들이 참치 해체쇼를 진행하고 있다.ⓒ현대그린푸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