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사, 인도‧베트남 등 신흥국 주목…"글로벌 공급망 재편 수혜"

국내 자산운용사와 주요 기관투자자들이 전 세계 공급망 재편에 따른 수혜를 입을 수 있는 신흥국에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미국과 중국의 패권 전쟁으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이 재편되면서 베트남, 인도, 멕시코, 인도네시아 등의 수혜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이들 신흥국 투자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20일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인도&VIM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번 세미나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 과정에서 수혜 가능성이 높은 신흥국 시장을 조망하고, 맞춤 투자전략을 살펴보기 위해 마련됐다.

주제 발표자로는 한투운용의 상품전략본부장인 이상원 상무가 나섰다. 이 상무는 구조적 성장잠재력을 보유한 이른바 '넥스트 차이나' 국가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상무는 "미국과 중국의 패권 전쟁 이후 시작된 글로벌 공급망 재편으로 베트남, 인도, 멕시코, 인도네시아 등 대안 국가가 주목받게 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기준 4개국의 외국인직접투자(FDI) 규모는 중국의 약 71% 수준까지 올라온 상황"이라며 “글로벌 기업들의 생산기지 이전에 따라 대안 국가로의 투자자금 유입도 이어질 것이고, 이미 시작된 대안 국가로의 FDI는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또한 "베트남은 풍부하고 저렴한 인적자원을 바탕으로 노동집약적 산업을 육성하고 있고, 인도는 제2의 중국으로 성장하고 있다"라며 "멕시코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의 최대 수혜국으로 꼽히고, 인도네시아는 자원 부국에서 전기차 허브로 변화 중"이라고 설명했다.

주제 발표 이후에는 김민수 CMK투자자문 대표의 인도 시장 분석이 이어졌다. 

김 대표는 "모디 총리의 포괄적 금융지원계획 시행 이후 디지털 사회로 전환이 이뤄지며 글로벌 기업과 기관 투자자가 인도를 주목하고 있다"라며 "2014년 모디 정부의 첫 주요 정책인 제조업 진흥책 시행 이후 산업혁명 수준의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인건비 경쟁력과 정부 지원 아래 많은 투자가 이뤄지고 있는 인프라, 내구재 및 임의소비재 등 제조업 분야에 주목해야 한다"라고 분석했다.

마지막 발표자인 오혜윤 한투운용 해외투자운용부장은 펀드를 통한 신흥국 투자전략을 전했다. 

현재 한투운용은 인도 대표 그룹주에 투자하는 한국투자인도5대대표그룹펀드, ACE 베트남VN30(합성) ETF와 한국투자베트남그로스펀드 등 베트남 펀드 등을 보유하고 있다.

이밖에 멕시코와 인도네시아에 각각 투자하는 ACE 멕시코MSCI(합성) ETF, ACE 인도네시아MSCI(합성) ETF 등도 보유했다. 

오 부장은 "특히 한국투자인도5대대표그룹펀드는 인도를 대표하는 5대 그룹에 집중 투자한다는 점에서 타사와 차별화된 상품"이라며 "투자 대상은 자동차‧철강 회사 타타그룹, 정유화학기업 릴라이언스그룹, IT 서비스기업 인포시스, 금융그룹 HDFC, 소비재기업 바자즈 등"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인도 시장은 대표그룹들이 자본력을 바탕으로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진행하는 승자독식 구조"라며 "해당 펀드를 포트폴리오에 편입하면 인도 정부 주도의 미래 핵심 성장 산업에 알아서 투자할 수 있게 되는 셈"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베트남·인도·멕시코 등 신흥국 3개국에 분산 투자하는 한투운용의 새로운 펀드 출시 계획도 공개됐다.

오 부장은 "한 국가에 투자하는 것보다 3개국에 분산 투자하는 것이 더 높은 절대 수익률과 더 낮은 변동성을 나타냈다"라고 말했다. 

이어 "단순한 시장 추종이 아니라 해당 국가별 스타일에 맞는 더 좋은 상품을 편입할수록 절대수익률이 높다는 점에서 국가별 스타일과 사이즈별로 가장 우수한 펀드와 ETF를 담는 상품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