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신제품 맥주만 2종… 치열한 경쟁 예고롯데칠성음료, 절치부심 3년만의 신제품 맥주 '크러시'하이트진로, 맥주 시장 1위 탈환 자신감 '켈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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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성진 기자
    하루가 멀다고 쏟아져나오는 온갖 신상 제품들. 그렇다고 모든 제품을 구매해 볼 순 없을 터. 이런 소비자들을 위해 뉴데일리 유통부 기자들이 직접 제품을 시식, 체험해 보는 기획 '대까기(대신 까주는 기자들)'를 준비했다.<편집자주>

    다가오는 연말은 주류업계에게 있어서는 어느 때보다 뜨거운 기간이 될 전망이다. 하이트진로가 지난 4월 출시한 맥주 신제품 ‘켈리’에 이어 롯데칠성음료가 맥주 ‘클라우드’의 신제품 ‘크러시’를 선보이면서 연말 성수기 신제품 경쟁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경쟁이 치열한 주류업계에서 같은 해 맥주 신제품을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맥주 맛이 다 거기에서 거기라고 생각하면 '천만의 말씀'이다.

    주류회사는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한 수많은 연구개발을 통해 맛과 향, 목넘김까지 고려한 제품을 만들어 낸다. 과연 연말 송년회에서 가장 많은 선택을 받는 맥주 신제품 ‘원픽(One Pick)’은 어떤 제품이 될까.

    주량만큼은 자신감이 넘치는 뉴데일리 유통부가 하이트진로의 ‘켈리’와 롯데칠성의 ‘크러시’를 각각 비교 시식 해봤다. 취향도 연령도 다양하지만 그래서 더 다양한 입맛을 대변할 수도 있다. 이번 평가에는 술을 입에 달고 산다는 4인(강필성, 김보라, 최신혜, 문은혜)이 참여했다.
  • ▲ ⓒ황유정 디자이너
    ▲ ⓒ황유정 디자이너
    ◇ 롯데칠성음료, 맥주 클라우드의 재탄생 ‘크러시’ 

    롯데칠성음료가 21일 정식 출시하는 맥주 ‘크러시’는 그야말로 절치부심이라는 말이 어울리는 신제품이다. 2020년 ‘클라우드 생드래프트’ 이후 3년만에 출시되는 신제품으로 최근 맥주사업 부진의 극복의 과제를 안고 있다.

    알코올 도수 4.5도의 ‘크러시’는 100%의 올 몰트 페일 라거(Pale Lager)다. 분리추출한 유러피안 홉과 홉 버스팅 기법을 통해 맥주의 시원함과 청량함을 극대화한 것이 특징. 

    롯데칠성은 ‘크러시’의 슬로건으로 ‘4세대 맥주’를 내세웠다. 가정용 대신 업소용으로만 선출시 되는 것도 기존에 없던 방식이다. ‘크러시’는 내년 가정용 출시 이전까진 유흥음식점에서만 판매된다.

    강: 진한 맥아 향이 묵직한 오리지널 ‘클라우드’와는 전혀 다른 맥주. 청량함을 극대화했지만 반대로 맛과 향은 개성이 많이 사라졌다. 땀을 흘리고 벌컥벌컥 마시기에는 좋을 것 같다. 그런데 겨울에 빙산 라벨과 병 디자인은 보기만 해도 춥지 않나.

    김: 가볍게 마시면 좋을 듯. 과일향이 나면서 신맛이 많이 남. 탄산도 많이 느껴지지 않아. 패키지가 레트로풍이 나면서 소장하고 싶음. 

    최: 가볍고 상쾌한 향이 매력적. 끝맛이 씁쓸하면서도 깔끔하다. 길게 뻗은 병모양과 빙하가 그려진 라벨이 시원시원한 느낌을 준다. 

    문: 산뜻하면서 가벼운 맥주의 맛을 선호한다면 추천. 얼음 조각 같은 병맥 패키지가 이한치한의 도전의식을 불러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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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유정 디자이너
    ◇ 하이트진로, 맥주 1위 잡으러 왔다… ‘켈리’

    하이트진로는 지난 4월 ‘켈리’를 출시하며 맥주 시장 1위 탈환을 예고한 바 있다. 기존 맥주 제품 ‘테라’와 함께 ‘켈리’를 통해 시장을 차지하겠다는 포부다. 실제 ‘켈리’는 하이트진로의 맥주 매출 성장의 1등 공신이 되고 있다. 

    켈리 역시 페일 라거로 알코올 도수는 4.5다. 덴마크의 프리미엄 맥아만을 100% 사용하고 두 번의 숙성 과정을 거친 것이 특징. 부드럽고 강한 맛과 탄산을 지향했다. 호박색 투명병과 오렌지 라벨은 ‘켈리’의 상징이 됐다. 슬로건은 ‘라거의 반전’.

    강: 이전에는 밍밍하다고 느꼈는데, ‘크러시’와 비교하니 향긋한 홉의 아로마가 제법 산뜻하게 두드러진다. 무겁지 않으면서도 맛을 음미하며 마시기 좋은 데일리 맥주.

    김: 한입 먹으면 가볍다는 느낌이 들면서 끝맛에 보리가 올라온다. 적당한 탄산감에 청량함도 큰 듯. 

    최: 첫 향부터 크러시에 비해 묵직하고 풍성하다. 청량감보다는 진한 맛이 더 강하게 어필된다. 개인적으로는 호박색 병 색깔이 청량한 느낌과 어울리지 않는 느낌이다. 

    문: 호박색 병에서 느껴지는 묵직함. 마시면 살짝 향긋하면서 진한 청량감이 느껴져 단독으로 원샷하기 딱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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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성진 기자
    여기에서 끝이 아니다. 한국에서 맥주 맛만으로 그 제품을 온전하게 평가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우리나라에서 맥주는 독특한 포지션을 차지하고 있다. 맥주 그 자체로도 수요가 높지만 주당들 사이에서는 맥주에 소주를 섞는 K-칵테일 ‘소맥’도 빠질 수 없다. 과연 이들 맥주와 소주의 궁합은 어떨까. 

    하이트진로의 ‘켈리’는 같은 회사의 소주 ‘진로’와 롯데칠성의 ‘크러시’도 같은 회사의 소주 ‘새로’와 각각 배합했다. 정확한 소맥의 배합을 위해 저울이 동원됐다. 소맥 비율은 다소 순(?)한 맥주7, 소주1. 평가의 정확성을 위해 블라인드 테스트로 진행됐다. 

    결과적으로 두 소맥의 평가는 정확히 반반 갈렸다. ‘켈리-진로’을 택한 2표가 나왔고 ‘크러시-새로’ 조합을 추천한 사람도 2표가 나왔다. 대체로 맛과 향을 중시하느냐, 가볍고 편한 목넘김을 선택하느냐에 호불호가 갈렸다.

    ‘켈리-진로’ 조합에 대해서 “맥주의 향이 소주와 만나면서 더 극대화된다”는 평가부터 “부담감 없이 넘어가는 느낌이 안주와 잘 어울릴 것 같다”는 호평이 나왔다. 

    ‘크러시-새로’ 조합을 선호한 측에선 “향이 세지 않고 가벼운 느낌이라 거부감 없이 오래 즐기기에 좋다”는 평가와 “부담 없이 훌훌 털어 넣을 수 있다”는 평가가 나왔다.

    결론적으로 ‘크러시’와 ‘켈리’는 지향점이 다소 다른 맥주로 보인다. 소맥의 배합에 대해서도 다양한 실험을 거쳐야할 것 같다. 중요한 것은 어쨌거나 주당들에게 있어 새로운 선택지가 늘어났다는 점이다. 치열한 전투(?)가 예고된 연말 송년회의 즐거움이 더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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