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 밖 큰 폭 세대교체 LG… 12월초 인사 앞둔 삼성도 '쇄신'한종희 부회장 거취 관심 집중… '지는 경계현·뜨는 노태문'실적부진 '반도체·가전' 수장 교체 가능성… DS부문 변화 속도부품 계열사 CEO 대부분 '유임' 가닥 속 '콘트롤타워 부활' 여부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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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신년 인사 포문을 연 LG그룹이 예상을 뛰어넘는 세대교체를 단행하며 변화에 시동을 건 데 이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취임 1년을 맞은 삼성에도 예년 대비 고강도 인사 조처가 나올 가능성이 제기된다.23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오는 12월 초 사장단 인사를 시작으로 2024년 정기 인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사장단 인사 뒤 하루 이틀 간격으로 임원인사가 이어지고 조직개편도 병행되는 구조다.올해는 이재용 회장이 취임한지 1년을 맞아 본격적으로 미래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새 진용을 꾸릴 가능성이 크다. 부회장들을 포함해 최고경영진들의 대대적인 교체를 시작으로 실적이 부진했던 가전이나 반도체 사업에서 수장 교체다 대거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무엇보다 올해 삼성 인사의 핵심은 한종희 DX(디바이스경험) 부문 대표이사 부회장의 거취다. 한 부회장은 지난해 3월 삼성전자 대표이사에 오르며 삼성전자를 진두지휘했지만 올해는 삼성 내 암묵적 인사 법칙인 '60세 룰'과 실적 부진 책임론까지 부상하면서 변화가 예상되는 대표적인 인물이다.한 부회장은 지난 2021년 말부터 가전(CE)과 모바일(IM)로 나눠있던 사업부를 CX로 통합해 이끌고 있다. 이와 함께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장도 겸직하며 맡은 역할이 큰 상황이다. 한 부회장은 일단 올해 주주총회에서 재선임에 성공해 임기는 오는 2026년까지지만 이번 인사에서 물러날 가능성이 제기돼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다.한 부회장을 포함해 현재 삼성전자 내에 60세가 넘는 부사장급 이상 임원이 세대교체 대상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약 20명 정도가 여기에 해당된다. 60세 이상 고위 임원들이 40~50대 임원들에게 자리를 넘겨주는 관행은 이미 이건희 전 회장 시절부터 이어졌는데, 이재용 회장 취임 이후 이 같은 세대교체 분위기는 더 급속하게 진행될 것이라는데 무게가 실린다.이 회장은 특히나 젊은 인재를 과감히 등용하고 외부에서 인재를 적극적으로 영입하는데 진심이라고 널리 알려졌다. 지난해 인사는 이 회장이 취임한지 얼마 지나지 않은 시점에 이뤄져 비교적 안정에 무게를 뒀다면 올해 인사부턴 이 같은 이 회장의 쇄신 인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다수다.올해 삼성전자가 실적부진을 크게 겪었다는 점도 인사에 중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 1분기와 2분기에 각각 6000억 원대 영업이익을 거두는데 그쳤고 3분기 회복에 나서면서 2조 4000억 원대 이익을 냈다. 연간 기준으로 5조~6조 원대 영업이익에 만족해야 하는 상황이다.그 중에서도 업황 악화 영향을 크게 받은 반도체(DS)사업이 가장 타격이 컸다. 지난해 말부터 본격적으로 얼어붙기 시작한 메모리 반도체 수요가 올 상반기 메모리 1등 삼성전자 실적에도 악영향을 주기 시작했고 다행히 지난 3분기 바닥을 찍고 회복세로 돌아서는 모습이다.업황 영향이 크긴 했지만 삼성 DS부문이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미래 반도체 분야에서 경쟁사에 선두를 뺏겼고 악화일로를 걷고 있는 낸드플래시 시장 대응이나 감산 결정 등에서 전략 판단 착오 등이 거론되면서 이번 인사에서 책임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경계현 DS부문장(사장)을 중심으로 DS부문 중 메모리와 미래기술을 개발하는 연구소 조직 임원들이 대거 물갈이될 것이라는 추측에 힘이 실린다.가전사업은 코로나19 이후 좀처럼 기세를 펴지 못하고 있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신상필벌 원칙에 따라 변화가 불가피한 분야로 꼽힌다. 한 부회장이 겸임하고 후임자를 아직 구하지 못한 생활가전사업부나 VD사업부 등엔 신규 사업부장이 임명될 가능성이 크다. 재계 안팎에선 용석우 영상디스플레이 사업부 부사장이 등판할 확률을 높게 본다.부진했던 가전과 반도체 사업에 비해 올해 존재감이 두드러졌던 모바일경험(MX) 사업부는 비교적 안정적 인사와 조직개편으로 내년 사업을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이 중 노태문 MX사업부장은 삼성전자 실적 위기 속 구원투수 같은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이어지면서 이번에 부회장으로 승진할 수 있다는게 재계의 주된 의견이다.IT·부품 계열사 사장단에는 큰 변화 없이 현재 최고경영진이 자리를 지킬 것으로 관측된다. 삼성SDI를 이끄는 최윤호 사장은 대표 자리에 오른지 불과 2년이고 올해도 호실적을 이끌어 특별한 일이 없다면 자리를 유지할 전망이다.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과 장덕현 삼성전기 대표이사 사장도 자리를 지키는 쪽으로 무게가 실린다.사장단 이하 임원인사에도 핵심 키워드는 '세대교체'가 될 전망이다. 젊은 인사들을 과감하게 발탁하고 여성 리더를 다수 발굴하는 것이 이 회장의 의중인만큼 올해는 보다 많은 신규 젊은 리더들과 여성 임원이 탄생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엔 이영희 DX부문 글로벌 마케팅실장이 삼성 오너가 외에 처음으로 여성 사장에 오르며 이 같은 분위기에 힘을 실어줬다.옛 '미래전략실'의 역할을 할 콘트롤타워 부활 여부도 초미의 관심사다. 지난 2017년 2월 미래전략실 해체 이후 계열사별로 자율경영체제를 유지했고 이후엔 삼성전자(사업지원TF), 삼성생명(금융경쟁력제고TF), 삼성물산(EPC경쟁력강화TF) 등 3개사가 각각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계열사들을 관리하고 있다.하지만 그룹사 간 사업 운영에 접점이 사라지면서 미래 먹거리 발굴이나 투자 등에서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콘트롤타워 필요성이 다시 재기되는 상황이다. 이 회장이 취임한 이후에도 사법 리스크에서 여전히 자유롭지 못한 상태라는 점에서 콘트롤타워 부재는 아쉬운 대목이다. 다만 아직까지는 스스로 없앤 콘트롤타워를 다시 세우기엔 대내외적 시선이 부담스러워 이번 인사에선 고려 대상이 아닐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