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대행 업무범위·관리감독 의무 등 명시불발시 폐기될 수…30가구미만 법 사각지대
  • 서울 아파트 전경. ⓒ뉴데일리DB
    ▲ 서울 아파트 전경. ⓒ뉴데일리DB
    국토교통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가 연내 한 차례만을 남겨둔 가운데 분양대행업자 관리감독 의무를 담은 전세사기 방지 법안이 통과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4일 국회 등에 따르면 국토위는 이달 6일 국토법안심사소위를 열고 발의된 부동산 관련 법안을 검토한다.

    이 회의에서 분양대행업자에 대한 의무사항 및 금지행위 등 관리감독을 다룬 '부동산분양대행업의 관리 및 진흥에 관한 법률안(분양대행법)'이 논의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간 '노후계획도시 정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1기신도시 특별법)' 및 '재건축초과이익환수에 대한 법률(재초환법) 개정안' 등에 밀려 논의가 지지부진했던 탓이다.

    이번 소위에서 논의가 이뤄지지 못해 법안 통과가 내년으로 밀리게 되면 총선정국과 맞물려 자동폐기될 가능성도 있다.

    앞서 박정하 국민의힘 의원 등은 올해 8월 전국적으로 피해가 확산돼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전세사기를 방지하기 위해 분양대행법을 발의한 바 있다.

    해당 법안은 소규모 다가구 주택을 중심으로 발생한 전세사기 사건에서 '부동산 컨설팅'이라고 불리는 영세 분양대행업자가 주요 배후자로 지목돼 제안됐다.

    분양대행업자는 건물을 개발하는 시행사로부터 분양 업무를 위임받은뒤 계약을 체결할 때마다 수수료를 받는다.

    이 과정에서 일부 분양대행업자가 무자본 갭투자자·건축주·공인중개사 등과 공모한뒤 임대보증금을 분양가와 같은 금액으로 책정해 수수료만 챙겨 '깡통전세' 피해가 발생하기도 했다.

    지난해 '갭투자'를 통해 수도권 일대에서 빌라 500여채를 사들인뒤 세입자들의 보증금을 가로채 수백억원대 전세사기 피해를 낸 '세모녀 전세사기 사건'에서도 분양대행업자가 공범으로 지목됐다.

    이 사건의 주범은 올 7월 1심에서 혐의가 인정돼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 기소된 혐의를 모두 합하면 피해를 본 세입자는 총 355명으로 피해액수는 795억원에 달한다.
  • 서울의 한 빌라촌 전경. ⓒ뉴데일리DB
    ▲ 서울의 한 빌라촌 전경. ⓒ뉴데일리DB
    현행 주택법은 30가구이상의 주택을 분양하는 경우로 분양대행업자를 제한하고 있다. 이때문에 30가구미만의 원룸·오피스텔 등 다가구 주택은 규제 사각지대에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부동산 시장이 커짐에 따라 분양대행업 규모도 성장하고 있지만 이같은 관리체계 탓에 정확한 시장 규모는 집계되지 않고 있다.

    주택산업연구원에 의하면 올 9월기준 전국 분양대행 업체는 최소 2000개이며 종사자수는 4만6000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발의된 분양대행법은 분양대행업을 '분양 서류의 확인 및 관리나 분양하려는 부동산의 판매전략 수립 및 판매촉진 등 업무를 분양사업자로부터 위탁받아 수행하는 사업'으로 정의했다.

    또한 부동산분양대행업 등록을 위한 전문성 제고 및 의무·제한요건 등을 규정하고 위반행위에 대한 처벌수위도 명시했다.

    뿐만아니라 관리감독 주체를 지방자치단체로 정하고 협회설립 규정도 신설하는 등 제도권내 편입을 도모하는 내용도 담겼다.
     
    법안 대표발의자인 박정하 의원은 "분양대행업을 할 수 있는 자격요건과 의무, 금지행위 등 전반적인 사항을 규율하는 법률을 제정할 필요가 있다"며 "부동산 분양대행업이 적법하게 관리되고 건전하게 발전될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라고 제정취지를 밝혔다.

    서정렬 영산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기존 주요 사업자들에 대한 관리감독 체계는 잡혀 있었지만 분양대행업의 경우 상대적으로 마이너한 영역이다 보니 제도권에서 벗어나 있는 측면이 있었다"며 "전세사기에 분양대행업자들이 연루된 것이 여러 사례에서 확인됐기 때문에 법안이 신설되게 되면 해당 피해를 방지할 수 있는 마중물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러면서 서정렬 교수는 해당 법안이 전세사기뿐 아니라 분양대행업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문제도 방지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서 교수는 "분양대행사의 경우 아웃소싱을 통해 별도로 계약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판매에만 집중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법적책임에서 벗어나 있는 경향이 있었다"며 "대표적인 경우가 생활형숙박시설을 주거용으로 분양한 경우"라고 말했다.

    이어 "법적책임을 명시적으로 규정한다면 전세사기뿐만 아니라 분양대행업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일반 시민들의 피해를 포괄적으로 방지할 수도 있을 것"이라며 "법안 제정은 의미 있는 시도"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