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한국경제 희망을 다시 쏜다]쿠팡, 명품 플랫폼 파페치 인수… 백화점 소비자 공략큐텐, 아모레, LG생건 M&A로 사세 확장내수 침체로 위기감 고조… 신성장동력 확보 필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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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년. '푸른 용의 해'가 밝았다. 새 희망을 품고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지 3년째 되는 해이자 여러 의미로 중요한 총선이 열리는 해이다. 한국 경제를 보면 올해도 녹록잖은 한 해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밖으로는 신냉전으로 불리는 미·중 갈등이 첨예한 가운데, 결과에 따라 세계 경제에 상당한 파급력을 미칠 미 대선이 치러진다. 글로벌 공급망 불안과 그에 따른 경제 블록화, 지정학적 리스크 등 대외 불확실성도 여전하다. 금리 인하가 기대되지만, 그 시기를 두고는 전문가들도 의견이 엇갈린다. 국내로 눈을 돌리면, 여전한 고물가 기조와 실업 한파 우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가계대출 급증, 저출산 문제 등 풀어야 할 과제가 한가득이다. 새해 우리 경제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새 희망을 쏘아 올릴 성장 모멘텀은 무엇이 있는지 짚어본다. <편집자 註>

    유통업계가 새해를 맞아 재도약에 시동을 건다. 기업들은 생존을 위해 저마다 위기를 극복하고 미래 성장성을 높이는 데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지난해 진행된 M&A(인수합병)를 기반으로 다양하고 새로운 시도가 이뤄지리라는 기대가 작용하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쿠팡은 최근 세계 최대 명품 의류 플랫폼 파페치(Farfetch)를 인수했다. 미국 쿠팡Inc는 파페치홀딩스를 인수하고 5억 달러(약 6500억원) 규모의 자금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파페치는 샤넬·에르메스 등 1400개 명품 브랜드를 190개국 이상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온라인 럭셔리 플랫폼이다.

    쿠팡이 글로벌 기업을 인수한 건 2020년 싱가포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 훅(hooq)을 인수한 데 이어 두 번째다. 쿠팡은 파페치를 통해 명품 중심의 백화점을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쿠팡 뿐만 아니라 직구 플랫폼 큐텐은 티몬과 인터파크, 위메프를 인수하며 지난해 사세를 확장했다. 큐텐은 마켓 창업자인 구영배 대표가 회사 매각 이후 싱가포르에 설립한 회사다.

    업계에선 큐텐이 티몬, 인터파크 커머스, 위메프를 통해 사업 경쟁력 강화에 나설 것이라고 보고 있다. 지난해 3분기부터 가전과 디지털 조직을 통합 운영하며 상품 경쟁력 확대와 시너지 강화에 힘쓰고 있다.
  • ▲ 코스알엑스ⓒ아모레퍼시픽
    ▲ 코스알엑스ⓒ아모레퍼시픽
    이미 한계에 부딪힌 패션, 화장품업계도 M&A로 신성장동력 마련에 나섰다.

    아모레퍼시픽은 최근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M&A로 스킨케어 브랜드 회사인 코스알엑스를 7551억원에 인수했다. 코스알엑스는 매출의 90%가 북미, 동남아, 유럽, 일본 등 140여 개 해외국가에서 나오는 기업으로 미국 아마존에서 화장품 부문 1위 기업이다.

    이와 같이 아모레퍼시픽은 높은 글로벌 경쟁력을 가진 코스알엑스와의 다각적인 협업을 통해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LG생활건강도 일본 MZ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은 색조 화장품 브랜드 힌스를 보유한 비바웨이브의 회사 지분 75%를 425억원에 인수했다.

    패션기업 LF는 12월6일 면제조업체 한스코리아의 지분 90%(19주8000주)를 인수했다. 이번 인수로 식품사업 확장에 힘을 싣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유통업계의 M&A 분위기는 업역을 가리지 않고 전방위로 확산하는 양상이다. 통상적으로 유통업계는 M&A에 보수적인 곳으로 꼽히지만 내수 침체가 주는 위기감은 그만큼 남달랐다. 당장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지 못하면 무너져 내릴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이다. 

    특히 새해 경제 상황에 대한 암울한 전망도 밑바탕이 됐다. LG경영연구원이 발표한 경제전망에 따르면 올해 경제성장률은 1.8%로 전망됐다. 이는 국제기관들이 제시한 2%대 초반의 예측과 정부가 제시한 2.4%보다도 낮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고금리, 고물가로 인해 어려움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기업들은 M&A를 통해 미래 성장성을 높이는데 주력할 것"이라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