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춘섭 위원, 대통령실 옮긴 이후 후임 미정인선 늦어질 듯… 당분간 6인 체제조윤제·서영경 위원 임기도 4월 만료"금통위원 부재, 시장불안 키울 수도"
  • ▲ 박춘섭 전 금융통화위원이 지난달 11월 30일 한국은행 통화정책방향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뉴데일리DB
    ▲ 박춘섭 전 금융통화위원이 지난달 11월 30일 한국은행 통화정책방향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뉴데일리DB
    올 한해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들의 금리 변동폭이 커지는 가운데 우리 통화정책을 결정하는 금융통화위원회 공백이 장기화되고 있다.

    박춘섭 전 금통위원이 취임 7개월 만에 대통령실 경제수석으로 옮겨가며 빈자리가 생긴 것인데 두 달째 접어든 현재까지 후임 인선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특히 오는 4월에는 금통위원 2명이 임기가 추가 만료되면서 금통위 운영방향은 더욱 불투명해질 전망이다.

    4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오는 11일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 방향을 결정한다. 이날 회의에는 박 전 금통위원을 제외한 6명이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합의제 기구인 금통위는 당연직인 이창용 한은 총재와 유상대 부총재를 비롯해 주요 경제기관에서 추천하는 금통위원 5명까지 총 7명으로 구성된다.

    박 경제수석은 가장 최근 통화정책방향 회의였던 지난해 11월 30일 회의를 끝으로 물러났다. 회의 당일 오후 대통령실 인사가 발표되면서다. 지난해 4월 20일 취임한 불과 7개월만에 자리를 옮겼다. 금통위원 임기는 4년으로 향후 임명될 후임은 박 수석의 잔여임기인 2027년 4월 20일까지 활동하게 된다.

    한은 안팎에서는 후임 인선은 다소 시간이 걸릴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금융·경제 또는 산업에 관하여 풍부한 경험이 있거나 탁월한 지식을 가진 사람'이란 한국은행법 요건을 충족한 후보를 검증하는데 시간이 걸리는데다, 총선을 앞두고 인사 결정에서 후순위로 밀릴 가능성이 커서다. 당장 금융당국 수장인 금융위원장 교체 가능성도 열려있다.

    오는 4월 20일 임기가 종료되는 조윤제·서영경 금통위원 후임 인선도 임박해오고 있다. 금통위원은 차관급 예우를 받는 고위공직자인데다 각기 다른 경제기관이 추천하고 대통령이 임명하는 절차를 거쳐야 하기 때문에 공백 기간이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금통위 공백은 통화정책 불확실성을 키워 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당장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연준)은 올해 기준금리 인하를 예고하고 있는데 인하 시기를 놓고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오는 3월 금리인하를 강행할 것이란 전망이 있는가 하면, 4분기에나 인하 가능할 것이란 의견도 적지 않다.

    이날 발표된 연준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은 "기준금리가 긴축 사이클의 고점이거나 고점 부근에 도달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연준 위원들은 이례적으로 높아진 불확실성을 언급하며 향후 경제 상황이 추가 금리인상을 적절하게 만드는 방식으로 전개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통위가 6명으로 진행된다고 반드시 기준금리 결정에 문제가 생긴다고 말할 순 없다"면서도 "글로벌 금리전망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금통위원 부재는 시장 불안감을 키우는 요인이 되기 때문에 빠른 시일 내에 인선을 마무리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