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좁은 도로·세금 혜택에 경차 선호도↑3대 중 1대 경차 … 전기차는 2% 불과내연차→EV로의 성장 가능성 높게 평가현대차·BYD, 닛산·미쓰비시 등과 '승부'
  • ▲ 광주글로벌모터스(GGM)에서 현대차의 경형 SUV 캐스퍼가 생산되고 있다. ⓒ광주글로벌모터스
    ▲ 광주글로벌모터스(GGM)에서 현대차의 경형 SUV 캐스퍼가 생산되고 있다. ⓒ광주글로벌모터스
    한국과 중국의 완성차 업체가 일본 소형차 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다. 일본은 좁은 도로와 세금 혜택 등에 소형차 선호도가 높다. 한국과 중국 완성차 업체는 소형 EV(전기자동차) 모델로 일본 소비자 공략에 나선 것으로, 브랜드 신뢰도 확보가 가장 큰 과제로 지목되고 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전기차업체 BYD(비야디)는 경차가 대세인 일본에 2026년 전용 전기차를 출시하고 현지 경차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비야디는 일본 경차 규격에 대응한 새로운 플랫폼을 개발해 2026년 후반 출시를 추진 중으로, 내년 말까지 일본 영업점을 100개로 확대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일본 자동차 시장은 좁은 도로, 경차 세금 혜택, 차고지 증명 제도 등으로 경차 선호도가 높다. 일본 경차는 길이 3.4m, 폭 1.48m, 높이 2m, 배기량 660cc 이하로 독자 경차 규격을 채택, 해외 업체의 경차 시장 진입 문턱이 높지만 2024년 기준 전체 자동차 판매의 약 35%를 경차가 차지할 만큼 시장 규모가 크다.

    비야디는 2023년 일본 승용차 시장에 진출했지만, 올 3월까지 누계 판매대수는 4500여대에 그쳤다. 브랜드 신뢰도가 부족했고, 가격경쟁력이 높지 않았던 것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비야디는 내년 새로 출시하는 차량에 일본의 자체 급속충전 방식인 차데모(CHAdeMO)를 도입하고, 일본 경차 사업에 특화된 인력을 선발하는 등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올해 경형 SUV ‘캐스퍼 EV’로 일본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현대차는 앞서 2001년 일본 시장에 진출했지만 2009년 판매 부진으로 철수한 바 있다. 이에 2021년 ‘아이오닉5’를 앞세워 일본 시장에 재진출했지만 누적 판매량이 1만5000여대에 그쳐 저조한 성적을 냈다.

    업계 관계자는 “일본 자동차 시장은 토요타, 닛산 등 자국 브랜드가 90% 이상 점유율을 차지하며 ‘수입차 무덤’으로 불린다”며 “자국 브랜드의 품질에 대한 믿음과 서비스에 대한 소비자 신뢰, 경차 중심의 독특한 시장 구조로 수입차 진입이 어렵다. 접근이 어렵고 서비스가 불편하다는 소비자 인식을 바꾸는 게 가장 큰 숙제”라고 말했다.

    현대차가 일본 시장 공략으로 앞세운 ‘캐스퍼 EV’는 49kWh 배터리를 장착, 한국 기준 315km, 일본 기준 약 500km 주행거리를 제공한다. 가격은 284만9000엔(약 2667만원)으로 경쟁력 있는 가격을 내세웠다. 닛산 ‘사쿠라’(259만엔)보다 약간 높은 가격이지만 주행거리와 안전성에서 앞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일본 신차 시장에서 전기차 점유율은 2%에 못 미쳐 주요 선진국 중 최저 수준에 그친다. 일본은 2035년 내연차 판매 금지 목표를 세우며 충전소 확충과 세제 혜택을 강화 중으로, 전기차로의 전환과 함께 경형 EV 시장도 성장 잠재력이 높은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다.

    한국과 중국, 일본 완성차 브랜드 간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현재 닛산, 미쓰비시의 소형 EV가 시장을 장악한 가운데 토요타, 스즈키, 다이하츠 등도 올해부터 경형 EV를 속속 선보이며 경쟁 구도에 합류를 예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