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YD, 전기버스 점유율 확대 … 韓 전기버스 추월창안차·샤오펑 등 中 업체, 한국 추진 계획 내비쳐저가 및 물량 내세울 전망 … 완성차업계 대응 시급
-
- ▲ 류쉐량 BYD 아시아태평양 자동차 영업사업부 총경리가 3일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2025 서울모빌리티쇼'에서 프레젠테이션을 하고 있다. ⓒ서성진 자
미·중 관세전쟁 여파로 미국 수출길이 막힌 중국 자동차 업체들이 한국 시장 진출에 한 발짝 다가서고 있다. 중국 자동차 업체들은 경기 침체, 물가 상승 등에 시달리는 한국 소비자에게 어필할 수 있는 저렴한 가격을 갖추고 있어 한국 완성차업계가 위기에 빠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25일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세계 최대 전기차 업체인 중국 비야디(BYD)를 필두로 창안자동차, 샤오펑, 지리자동차그룹, 샤오미 오토, 립모터 등은 한국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BYD의 경우 이미 한국 시장에 안착 중이며, 일부 업체들은 한국 시장 진출을 선언해 올해 법인 설립을 준비 중이다.BYD는 BYD코리아를 통해 지난 2016년 일찍이 한국 시장에 진출, 전기버스, 전기트럭, 전기지게차 등의 상용차 사업 중심의 친환경 차량과 부품, 서비스를 제공해 왔다.특히 국내 전기버스를 빠르게 장악 중이다. BYD는 현재 순수전기버스인 eBus9와 eBus-12를 주요 모델로 운영 중이다.국산보다 판매 가격이 저렴한 중국산 전기버스는 앞서 지난 2023년 기준 국내에 판매된 총 2815대의 전기버스 중 1522대를 판매해 점유율 54.1%를 차지했다. 이 중 절대다수의 비율이 BYD 버스일 것으로 추정된다.중국산 전기버스는 주로 리튬인산철(LFP)배터리로, 니켈·코발트·망간(NCM) 삼원계 배터리를 사용하는 국산 전기버스 보다 약 1억 원 저렴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정부의 보조금 혜택을 받으면서 점유율을 늘린 것으로 분석된다.BYD 측은 올해 한국에서 새로운 전기 버스 모델을 출시하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BYD 전기버스를 수입해 보급 중인 GS글로벌 측과 관련 사업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BYD 외에도 수많은 중국 완성차 기업들이 한국 시장에 도전할 준비를 마쳤다. 당장 지난 3월 창안차와 샤오펑(Xpeng)이 한국 진출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창안차의 경우 연내 법인 출범과 2026년 전기차 판매를 목표로 세웠다. 한국법인 설립을 총괄할 최고경영자(CEO)급 임원 채용에 착수한 것으로 전해졌다.창안차는 산하에 전기차 브랜드 '디팔(Deepal)', '아바타 테크놀로지(Avatr Technology)' 등을 보유한 만큼 전기차를 전면에 내세울 전망이다. 이들은 현지 가격이 각각 2400만~4000만 원, 4400만~7400만 원대인 만큼 저렴한 가격을 강조할 것으로 예상된다.특히 중국 판매 4위인 창안차는 현재 5위 업체인 둥펑차와 합병도 추진 중이다. 두 회사가 합치면 비야디(BYD)를 제치고 중국 최대 자동차 회사로 거듭날 전망으로, 한국 진출이 가시화될 경우 강력한 파급력이 예상된다.신생 전기차 업체 샤오펑 또한 한국을 비롯해 아시아권 주요 지역으로 판매를 확장할 계획이다. 내년부터 차량 판매를 목표로 올해 법인 설립을 준비 중으로, 현재 국내 판매를 담당할 총판 선정을 위해 여러 수입차 딜러사 대표들과 접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지난 2014년 설립된 샤오펑은 전기차는 물론 자율주행, 인공지능(AI), 휴머노이드 로봇 등 첨단기술 분야에서 뛰어난 자체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어 ‘중국의 테슬라’라는 별명도 가지고 있다.이 외에도 지리자동차, 샤오미 오토, 립모터 등이 한국 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특히 지리차는 프리미엄 전기차 브랜드 '지커'를 통해 한국에 상륙한다. 앞서 지난달 '지커 인텔리전트 테크놀로지 코리아 주식회사'(이하 지커코리아)라는 상호로 법인을 설립했으며, 대표이사로는 차오위 지커 동아시아 총괄이 이름을 올렸다.지난 2021년 지리차에서 분사해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 지커는 지난해까지 가파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5월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상장하며 4억4000만 달러(약 6000억 원)를 조달, 최근 3년간 중국 기업 중 최대 규모의 기업공개(IPO)를 기록하기도 했다.국내 완성차 업계는 긴장에 빠진 모습이다.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에 따라 전기차 판매량이 현저히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중국 완성차업체들의 공습이 반가울 수 없는 상황이다.한 업계 관계자는 "이미 BYD가 유럽에서 테슬라를 넘어선 만큼 중국 업체들이 과거와 달리 좋은 평가를 받는 추세"라며 "한국 소비자에게 값싼 가격과 좋은 품질로 어필할 수 있을 것으로, 한국 완성차 입장에선 위기의식을 느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미·중 관세 정책에 따라 중국의 대미 수출길이 사실상 막히면서 생산 과잉에 직면한 중국이 다른 나라들에 대한 저가 수출 공세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도 나온다.미국 블룸버그는 앞서 "중국은 미국 시장에서 잃게 될 수출량 대부분을 다른 곳으로 돌릴 것"이라며 "전기차 등 고가 제품부터 저가의 생활용품까지 과잉 생산된 제품을 다른 나라들에 쏟아낼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