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야구 중계권 입찰 3파전네이버·티빙·스포티비 각축애플, 아마존, 유튜브 등 OTT 스포츠 중계권 진출 활발가입자 '락인' 효과 등 수익성 확대, 자금력 앞세워 계약 사활유료화 따른 보편적 시청권 침해 논란 등 '법적 근거 마련'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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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티빙
    국내 프로야구 유무선(뉴미디어) 중계권 사업자 경쟁 입찰이 3파전으로 압축된 가운데,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 2곳이 지원했다. 대규모 자금을 앞세운 OTT가 중계권을 확보할 경우 유료화에 따른 보편적 시청권이 침해된다는 우려가 나온다.

    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진행하는 2024∼2026년 KBO 리그 유무선 중계권 사업자 경쟁 입찰에 네이버 컨소시엄, CJ ENM(티빙), 에이클라엔터테인먼트(스포티비) 등 3곳이 참여한 상태다. 

    네이버 컨소시엄은 통신(KT, LG유플러스, SK브로드밴드), 포털(네이버, 카카오 다음) 등의 형태로 구성됐다. 이들은 지난 2019년 KBO 프로야구 뉴미디어 중계권을 확보, 5년 간 총 1100억원(연 평균 220억원)을 투입했다. 네이버 컨소시엄의 경우 해당 기간 약 3600경기를 생중계 하면서 누적 시청자 수 8억명을 확보했다.

    입찰에 단독으로 뛰어든 CJ ENM과 에이클라엔터테인먼트는 각각 OTT 플랫폼 티빙, SPOTV(스포티비)를 보유하고 있다. 티빙은 2020년 아시아축구연맹(AFC)과 중계권 계약을 체결했으며, 2021년에는 독일 분데스리가 경기의 국내 독점 중계권을 확보한 바 있다. 스포티비의 스포츠 채널인 SPOTV NOW(스포티비 나우)는 2018-2019시즌부터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UEFA(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등의 중계권을 확보해 독점 생중계하고 있다. 

    OTT가 스포츠 중계권을 따내는 사례는 우리나라 뿐만이 아니다. 애플은 2032년까지 미국프로축구(MLS)의 중계권을 독점 중계하는 계약을 맺었다. 아마존은 자동차 경주대회 포뮬러 원(F1) 중계권을 따냈으며, 유튜브는 프로풋폴리그(NFL) 일요일 독점 권리를 확보했다. 넷플릭스도 '넷플릭스컵' 골프대회를 생중계를 통해 시장 진입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

    이들이 천문학적인 금액을 투자하면서 스포츠 중계권 확보에 열을 올리는 이유로는 구독자 확보 차원에서다. 독점 제공이라는 점에서 알 수 있듯이 스포츠 팬을 고정으로 '락인(Lock-in)'할 수 있기 때문. 대표적으로 쿠팡플레이는 2022년부터 스페인 프로축구 라리가에 이어 독일 분데스리가의 4년 독점 중계권도 확보했다. 이강인 선수가 속한 파리생제르맹(PSG) 내한 경기와 손흥민 선수 소속팀인 토트넘 홋스퍼 경기 등을 단독 생중계하면서 국내 OTT MAU(월간활성이용자수) 1위에 오르는 기염을 달성하기도 했다.

    이에 KBO 리그 유무선 중계권에 티빙과 스포티비가 공격적인 투자를 감행할 것이라는 관측이 높다. 티빙의 경우 연간 계약음을 종전 220억원보다 1.5배 이상 늘어난 약 400억원의 입찰 금액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진다. 티빙은 2020년부터 매년 영업손실을 기록하고 있어 지난해 11월부터 요금제 인상에도 들어간 상태다.

    전문가들은 OTT가 스포츠 시장을 통해 활로 모색을 꾀하는 것은 좋지만, 유료화에 따른 보편적 시청권이 침해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현행 방송법 제2조 제25항에서는 보편적 시청권을 '국민관심행사를 시청할 권리'로 규정하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국민적 관심이 큰 체육경기대회와 그 밖의 주요 행사를 고시해 90%의 가시청가구를 확보하도록 하고 있다. 다만, '보편적'이라는 의미와 관련한 구체적 내용이 명시돼 있지 않은 실정이다.

    방송업계 관계자는 "편의적 측면에서 OTT 스포츠를 이용하는 시청자들이 늘고 있다"면서도 "다만, 유료화 측면이라는 점에서 보편적 개념을 재정립하는 식의 검토도 필요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