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K S&D 11년만에 다시 'AK플라자'로 사명변경지난해 수원점만 성장… 백화점 대부분 매출 마이너스알짜 수원역사 합병했지만 성장성 부담은 여전
  • AK S&D가 자회사 수원애경역사를 흡수합병하고 사명을 AK플라자로 변경하면서 본격적인 재출발에 나선다. AK플라자가 보유한 점포 중 가장 ‘알짜’로 꼽히는 AK플라자 수원점을 흡수한 만큼 상당한 재무개선도 가능할 전망이다. 

    다만 이런 AK플라자의 새 출발에도 불구하고 전망은 밝지 않다. 백화점의 매출 쏠림이 양극화되면서 AK플라자의 매출이 하락을 면치 못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AK플라자 백화점 점포 중에서 매출이 성장한 곳은 수원점이 유일했다.

    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AK플라자는 지난해 12월 AK S&D(에이케이에스앤디)의 자회사 수원애경역사의 흡수합병을 계기로 사명교체에 나섰다. 이에 따라 지난 2001년 ARD홀딩스로 시작해 지난 2012년 AK S&D로 간판을 교체한지 약 11년만에 AK플라자로 다시 사명을 변경하게 됐다.

    이번 합병은 그동안 실적악화에 시달리던 AK플라자에게 필수적인 일이었다. AK플라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급격한 실적악화를 겪어왔다. 지난 2019년 2487억원에 달했던 매출은 이듬해 2131억원으로 14.4% 감소했고 2022년에 매출 2473억원까지 회복했지만 여전히 2019년 에 못 미치는 상황이다. 
  • ▲ AK플라자 수원점.ⓒAK플라자
    ▲ AK플라자 수원점.ⓒAK플라자
    같은 기간 수익성은 크게 악화됐다. 2019년 6억원을 기록했던 영업이익은 2020년 22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고 2021년과 2022년 영업손실로 각각 247억, 191억을 기록한 바 있다. 적자가 누적되면서 재무구조는 급격하게 악화됐다. AK플라자는 2022년 말 기준 부분 자본잠식으로 인해 부채비율만 4094.9%에 달한다. 결국 작년 무상감자, 105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까지 단행했지만 부담은 여전히 해소되지 않았다.

    작년 3분기 기준 AK플라자의 순손실은 438억원으로 전년 보다 대폭 커졌다. 

    이런 상황에서 알짜로 꼽히는 계열사 수원애경역사의 합병은 필연적이었다.

    AK플라자 수원점을 보유한 수원애경역사는 코로나19 상황에서도 꾸준히 영업이익을 내던 알짜 회사다. 자산만 3988억원 규모. 이번 합병을 통해 작년 3분기 기준 16억원까지 감소했던 AK플라자의 자본금은 1598억원 수준으로 상승했다. 

    문제는 합병 이후의 성장이다. AK플라자는 수원점, 분당점, 평택점, 원주점 등 4곳의 백화점을 운영 중인데, 지난해 기준 전년보다 매출이 성장한 곳은 수원점(1.9%)이 유일했다.

    분당점은 매출이 전년 대비 4.4% 하락했고 평택점과 원주점의 매출은 각각 3.5%, 2.0% 감소했다. 작년 사상 첫 매출 3조원대 백화점 점포가 탄생하고 매출 2조원대 점포 2곳이 새로 이름을 올린 것과 비교하면 초라한 실적이다. 그렇다고 신규 투자가 이뤄지기도 힘든 구조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주요 백화점 업계가 코로나19 이후 명품에 대한 보복 소비로 인해 대폭 성장한 반면 명품 라인업이 빈약한 AK플라자는 수혜를 전혀 누리지 못했다”며 “최근 소비침체로 상위권 백화점의 위기감이 확산되는 상황에서 마땅한 돌파 전략이 안 보인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