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애경역사, 애경케미칼로부터 500억원 차입12월 1일 '수원애경역사∙AK S&D' 합병실적 저조한 AK S&D에 끊임없는 자금수혈, 반등 여부 주목
  • ▲ 수원 AK플라자. ⓒ애경
    ▲ 수원 AK플라자. ⓒ애경
    AK플라자 수원점을 운영하는 수원애경역사가 애경케미칼로부터 500억원을 차입하기로 했다. 수원애경역사는 오는 12월 1일부로 AK플라자를 운영하는 AK S&D에 흡수합병될 예정이다. 따라서 500억원의 차입금은 사실상 AK S&D로 흘러들어가는 셈이다. 

    업계는 적자가 계속되는 AK S&D에 그룹 계열사들의 자금수혈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한다. ‘명품매장 없는 근린형 쇼핑몰’ 전략을 고수하고 있는 AK플라자가 계열사 지원을 토대로 실적 반등을 이룰 수 있을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27일 금융결제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수원애경역사는 그룹 계열사인 애경케미칼로부터 500억원을 단기 차입하기로 했다. 차입기간은 오는 28일부터 내년 5월 28일까지, 이자율은 5.75%다.

    수원애경역사는 “이번 차입은 당사의 자금운용 안정성 확보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목할 점은 수원애경역사가 오는 12월 1일부로 AK S&D에 흡수합병된다는 것이다. 

    애경그룹 백화점인 AK플라자를 운영하는 유통 계열사 AK S&D는 지난 9월 공시를 통해 수원애경역사를 흡수합병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힌 바 있다. AK S&D는 지난해 말 기준 수원애경역사 지분 84.2%를 보유한 모회사다. 합병이 완료되면 수원애경역사는 소멸되고 AK S&D가 존속회사로 남게 된다.

    이에 따라 수원애경역사의 이번 차입금은 사실상 AK S&D가 애경케미칼로부터 빌리는 돈이 되는 셈이다.

    AK S&D에 대한 그룹 계열사들의 자금수혈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올해만 봐도 지난 3월과 4월 수원애경역사가 두 차례에 걸쳐 200억원을 빌려준데 이어, 그룹 지주사인 AK홀딩스와 애경자산관리가 지난 4월에 단행된 약 1000억원 규모의 AK S&D 유상증자에 참여해 자금을 수혈했다.

    계열사의 전폭적인 자금 지원에도 불구하고 AK S&D의 실적은 반등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최근 소비 성향과 어긋난 ‘명품 없는 근린형 쇼핑몰’ 전략도 실적 부진 배경으로 꼽힌다. 

    AK플라자는 201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롯데·신세계·현대에 이어 백화점 빅4 자리를 놓고 갤러리아백화점과 경쟁하는 포지션이었다. 하지만 이후 명품 브랜드 매장들이 줄줄이 빠지면서 경쟁력·실적 모두 뒷걸음쳤다.

    코로나19로 오프라인 유통사들이 어려웠던 지난 2020년 AK S&D는 221억원 적자로 돌아섰고 이듬해 적자폭이 더 커져 247억원까지 불었다. 지난 2022년에는 영업적자 191억원으로 다소 회복됐으나 부채비율이 4095%에 육박하는 등 재무건전성이 크게 악화됐다.

    AK S&D는 현재 재무구조가 상대적으로 양호한 수원애경역사를 흡수합병해 수익성 개선에 나선 상황이다. 수원애경역사와 겹치는 사업 부문을 통합해 경영효율성을 높이고 재무안전성도 높이려는 의도다.

    장미수 한기평 선임연구원은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위축과 올해 말 스타필드 수원점 개점 등 경쟁이 심화됨에 따라 향후 합병법인의 수익성과 재무부담 수준에 대한 모니터링은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AK홀딩스 관계자는 “12월 AK S&D와 수원애경역사의 합병은 예정대로 진행된다”며 “애경케미칼로부터의 차입금은 수원애경역사에 들어가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