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12% 하락, 시총 107조 증발실적 전망 불투명… 가이던스 부정적머스크 "판매 눈에 띄게 하락할 수 있다"현대차· BYD '저가 전기차' 공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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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전기차 1강(强)으로 평가받는 ‘테슬라’의 아성에 균열이 가고 있다. 최근 저조한 실적으로 주가가 급락했으며, 올해도 판매량 정체가 예상되고 있다. 또한 전기차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대안이 많아지는 것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26일 업계에 따르면 테슬라의 주가는 25일(현지시간) 182.63 달러로 마감했다.전날보다 12.13% 하락하면서 시가총액도 약 800억 달러(약 107조원)가량 증발했다. 작년 7월 테슬라 주가가 299 달러까지 상승했던 것과 비교하면 현재 주가는 60% 수준에 불과하다.테슬라의 주가 하락은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됐다.테슬라의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252억 달러로 전년 대비 3.5%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1억 달러로 47.1% 감소했다. 영업이익률도 8.2%로 절반 수준으로 하락했다.게다가 테슬라가 이번 실적발표에서 2024년 가이던스를 제시하지 않으면서 올해 전망이 불확실하다는 관측도 나온다.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는 컨퍼런스콜에서 “2024년 자동차 판매 성장률은 2023년에 달성한 성장률보다 눈에 띄게 낮아질 수 있다(may be notably lower)”고 언급했다. 또한 “사이버 트럭은 생산의 복잡성을 고려할 때 다른 모델들보다 생산량을 늘리는 데 시간이 더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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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슬라는 올해 차세대 제품 개발에 집중하면서 저가형 모델인 ‘모델2’는 2025년 하반기쯤 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황현정 키움증권 연구원은 “전기차 실적 부진과 부정적인 가이던스 등은 단기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내부적 요인 외에 외부적 요인도 테슬라에게는 부담이다. 특히 글로벌 전기차 시장 성장세가 둔화되고 있으며, 경쟁 업체들은 올해 ‘저가 전기차’ 공세를 통해 점유율 확대를 추진하고 있어서다.우선 현대자동차는 경형 SUV 전기차 ‘캐스퍼 EV’, 기아도 저가 전기차인 ‘EV3’, ‘EV4’, ‘EV5’를 올해 출시할 계획이다.
특히 EV3, EV4는 지난해 11월 열린 2023 LA오토쇼에서 콘셉트 모델로 공개된 바 있다. 기아는 가격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탑재해 가격대를 3만5000~5만 달러(약 4500만~6500만원)로 책정할 것으로 알려졌다.주우정 기아 재경본부장(부사장)은 지난 25일 컨콜에서 “올해 EV3, EV4, EV5를 연속적으로 선보일 예정이며, 이 세 차종을 무조건 성공시키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볼보자동차도 이미 지난해 11월 말 ‘EX30’을 국내 첫 공개하고 사전계약을 시작했다. 올해 상반기 출시 예정인 EX30은 코어 트림 4945만원, 울트라 트림 5516만원으로 가격을 책정해 국내 보조금 100% 구간에 들어갈 수 있도록 했다. -
그 외에 폴스타는 올해 ‘폴스타3’를 선보이며, KG모빌리티는 기존 ‘토레스 EVX’, ‘코란도 EV’ 외에 올 하반기 토레스 기반의 전기 픽업트럭 ‘O100’을 출시할 예정이다.한편, 향후 전기차 시장 판도 변화가 테슬라에 유리하지 않다는 분석도 제기된다.양진수 현대차그룹 경제산업센터 연구센터 자동차산업연구실장(상무)은 지난 18일 한국자동차기자협회에서 주관한 신년 세미나에서 전기차 시장 전망 등에 대해 발표했다.양 실장은 “전기차의 도입기와 대중화 성장기에는 일부 얼리어댑터를 중심으로 초기 시정 선점이 중요하다”면서 “대중화 도약기로 갈수록 소비자의 니즈과 세분화되고 경제성 및 편리함 등을 추구하게 된다”고 설명했다.아울러 ‘구매 가능한 가격대(Affordable Price)’가 전기차에 있어 점차 중요한 요소로 떠오르면서 테슬라 1강 체제에서 현대차, 기아를 비롯해 중국 BYD 등으로 다변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테슬라는 빅테크(Big-Tech) 중 유일하게 주가가 하락했는데, 많아진 대안에 밀린 결과”라며 “주가 회복을 위해서는 올해 자율주행, 로봇 부분에서 구체적인 상용화 로드랩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