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균제 원료 CMIT·MIT, 1994년부터 "인체에 위험할 수 있다" 연구 결과환경부 "사용제한 지정 전부터 관리… 작년 300건 평가서 1건도 안 나와"6일 국가 손해배상 책임 첫 인정… 환경부 "상고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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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가 가습기 살균제 원료로 쓰인 클로로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CMIT)과 메틸아이소티아졸리논(MIT)을 어린이용품 사용제한 물질로 지정·관리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해당 원료 2종은 1990년대부터 인체에 위험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뒷북 행정'이란 비판이 일고 있다.환경부는 지난 7일 '어린이 환경보건 관리대책'을 발표했다. 어린이용품 사용제한 환경유해인자를 3총 추가한다고 밝혔다. 현 어린이용품 사용제한 물질인 프탈레이트류(DNOP, DINP), 트라이뷰틸 주석(TBT), 노닐페놀에 더해 아조염료류, CMIT, MIT가 추가된다.CMIT·MIT는 1994년부터 인체에 위험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한국환경보건학회가 2021년 4월에 발간한 학회지 논문에 따르면 SK케미칼(당시 유공)은 서울대학교 수의과대학에 CMIT와 MIT 혼합화학물질을 넣은 가습기 살균제의 흡입 독성 평가를 의뢰했다. 그러나 SK케미칼은 결과를 받기도 전에 판매하고 독성이 있다는 결과를 받고도 판매를 중단하지 않았다.2011년 4월 원인 모를 폐질환 환자 7명이 발견되면서 '가습기 살균제 사태'가 터졌다. 이들의 공통점은 시중의 가습기 살균제를 썼다는 것이었다. 2019년 7월 기준 정부가 인정한 가습기 살균자 피해자는 6476명인데 사망자가 1421명에 달했다.피해자들은 2014년 국가와 제조업체들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2016년 1심에서 제조업체에 대한 배상 책임이 인정됐고 지난 6일에 있던 2심에서 국가에 대한 배상 책임이 처음으로 인정됐다.판결이 나온 후 환경부는 "검토 후 관계부처와 협의해 상고 여부를 경정하겠다"고 밝히면서도 다음 날인 7일 CMIT·MIT를 어린이용품 사용제한 물질로 추가 지정하겠다고 밝혔다.CMIT·MIT는 2020년 10월 안전성평가연구소에서도 두 물질이 폐 섬유화 유발 요인임을 발표한 바 있다. 폐 섬유화란 폐 조직에 염증이 생기면서 폐가 딱딱하게 굳는 현상을 뜻한다. 2022년 12월에는 CMIT·MIT가 호흡기에 노출되면 호흡기 전체에 빠르게 분포되면서 노출된 폐는 염증성 손상과 섬유화성 손상이 유발되는 것으로 확인됐다.2022년 한국환경산업기술원도 2023년 3월 '어린이용품 환경유해인자 실태조사' 후 CMIT·MIT의 학용품 함유와 아조염료류 잉크 함유를 금지할 것을 권고 했다. 환경부 내에서도 2020년에서 2023년까지 어린이용품 위해성 평가를 통해 CMIT·MIT가 물감에 사용된게 문제가 돼 회수 조처를 내리기도 했다. 사실상 환경부 내에서도 CMIT·MIT의 유해성을 알고 있던 것이다.환경부는 뒷북 행정 비판이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CMIT·MIT의 어린이용품 사용 제한 물질 지정은 이번 관리대책부터지만, 어린이용품 환경유해인자로 이미 지정해서 관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CMIT·MIT가 가습기 살균제를 통해 호흡기로 들어갔을 때와 물감에 들어갔을 때의 유해성 정도는 다르다는 입장이다.이 관계자는 "어린이용품 유해성을 평가할 때 안전 계수 300을 곱하는데 이 뜻은 현재 실제 노출량보다 300배를 염두하고 극한의 상황을 가정해 평가하는 것"이라며 "CMIT·MIT가 호흡기로 들어오면 유해성이 있다는 건 사실이지만, 물감 색상 보존제로 쓰일 때의 유해성은 미미한 편"이라고 했다. 이어 "지난해 거의 300건을 평가했는데 1건도 나오지 않았다"며 "그러나 국민의 안심을 위해서 이번에 어린이용품 사용제한 물질로 지정하는 방안을 추진했다"고 강조했다.가습기 살균제 관련 판결 상고검토에 대해서는 "그 부분은 물질의 유해성이 쟁점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