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재성장률 2% 전망… 인구·자본 생산성↓, 반등요인 적어수출 회복세로 경기 부진 완화… 내수시장 둔화 여전하반기 금리 부담 감소 전망… "내수 활성화 가능성"
  •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 컨테이너 터미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쌓여있다.ⓒ뉴시스
    ▲ 인천 연수구 인천신항 컨테이너 터미널 야적장에 컨테이너가 쌓여있다.ⓒ뉴시스
    새해 들어 여러 기관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내놓고 있는 가운데 올해 우리 경제가 잠재성장률을 넘어설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내수 침체와 중동 분쟁,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 등 변동성이 다분하기 때문이다.

    최근 한국은행, 한국개발연구원(KDI)을 비롯한 국내 기관들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제통화기금(IMF) 등 해외 기관들은 잇따라 올해와 내년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발표했다.

    지난 5일 OECD는 중간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11월보다 0.1%포인트(p) 내린 2.2%로 조정했다. 앞서 한은은 2.1%, IMF는 2.3%, KDI는 2.2% 등으로 전망한 바 있다.

    OECD는 국내 경제성장 위험 요인으로 중동에서 비롯된 지정학적 리스크와 고금리 여파 등을 꼽았다. 중동 정세불안이 확대될 경우, 공급병목이 심화되고 에너지 가격이 상승해 경제활동이 저해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또 전례 없는 금리 인상의 후행적 영향(lagged effects)이 예상보다 길거나 크게 나타나면서 경기 하방압력 작용을 우려했다.

    IMF는 우리나라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10월 전망 대비 0.1%p 오른 2.3%로 예상했다. 올해 세계경제 성장 추이가 양호할 것이란 의견이 팽배한 가운데,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가 긍정적 영향을 받을 것이란 해석이다.

    IMF는 미국과 중국, 인도 등 주요 국가들과 신흥개도국의 탄탄한 성장세에 힘입어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을 지난 전망보다 0.2%p 올린 3.1%로 상향 조정했다. 주요 국가별 전망치 상승 폭을 보면 ▲미국 0.6%p(2.1%) ▲중국 0.4%p(4.6%) ▲독일 0.4%p(0.5%) ▲프랑스 0.3%p(1.0%) ▲영국 0%p(0.6%) ▲일본 0.1%p(0.9%) 등으로 예상했다.

    한은과 IMF 등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2.2~2.3% 수준에서 수렴하는 분위기다. 이는 우리나라 잠재성장률과 비슷한 수준이다. 앞으로의 경제성장을 예측하는 지표다. 노동·자본 등 한 나라의 생산 요소를 모두 활용했을 때 물가 상승 압력을 일으키지 않으면서 최대한 이룰 수 있는 경제성장률을 말한다. 쉽게 말해 한 나라 경제의 '기초 체력'이다.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2%쯤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앞서 신한투자증권(1.7%), LG경영연구소(1.8%), KB금융지주(1.8%), 자본시장연구원(1.9%) 등 국내 기관들은 지난해(1.4%)에 이어 올해 우리나라가 1%대 저성장에 그칠 것으로 분석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지난해 12월 "(새해) 경제성장률 전망(2.1%)은 반도체 등 IT 수출 회복을 전제로 한 것"이라며 "IT를 제외하면 1.7%로 잠재성장률을 밑도는 수준"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일각에서는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하락세에 접어들면서 저성장이 고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우리 경제의 잠재성장률 하락은 빠르고 심각하다. 지난 2000년대 초반 5~6% 수준이던 잠재성장률은 2011~2015년 3.1~3.2%, 2016~2020년 2.5~2.7% 등으로 지속해서 떨어지고 있다. 특히 OECD는 2021년 발표한 '2000~2060년 장기 재정전망 보고서'에서 한국 잠재성장률이 2030년 이후에 0%대(평균 0.8%)로 추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는 캐나다(0.8%)와 함께 38개 회원국 중 꼴찌에 해당한다.

    문제는 우리나라의 떨어진 기초체력을 끌어올릴 반등 요인이 녹록지 않다는 점이다. 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를 보면 생산연령인구(15~64세)는 2022년 3674만 명에서 2030년 3417만 명, 2040년 2903만 명으로 감소할 전망이다. 인구구조 변화로 노동력 공급이 여의찮을 것이란 해석이다. 자본의 생산성도 기대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우리나라 경제가 성숙기에 진입하면서 투자 둔화 현상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우리나라 수출이 회복세에 접어든 것은 수출로 먹고사는 경제구조를 고려할 때 반가운 소식이다. 지난 7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2월 KDI 경제동향'에서 "최근 우리 경제는 내수 둔화에도 수출 회복세가 지속하면서 경기 부진이 완화되는 모습"이라고 밝혔다. KDI는 지난해 2월부터 우리 경제상황을 '경기 부진'으로 나타냈지만, 8월에는 '경기 부진이 완화하는 모습', 10월에는 '점진적으로 완화'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KDI는 내수시장은 지난해 12월부터 3개월째 둔화하고 있지만, 반도체 생산(53.3%)이 급증하면서 지난해 12월 광공업 생산은 전년보다 6.2% 늘었다고 설명했다. 올해 1월 수출은 전달(5.0%)보다 18.0% 증가했다. 품목별로는 반도체(21.7→56.2%)와 자동차(17.9→24.8%) 수출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수출이 회복세에 접어들면서 무역수지는 3억 달러 흑자를 기록해 9개월 연속 흑자 기조를 유지했다.

    우리나라가 수출 호조세를 이어가고, 내수가 변환점을 맞아 활성화된다면 올해 우리 경제가 잠재성장률을 웃도는 성장률을 기록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이상호 KDI 경제산업본부장은 "우리나라 수출은 작년 하반기부터 호조세를 보이는 상황"이라면서도 "고물가와 고금리로 인한 내수 둔화가 가장 큰 걸림돌이다"고 지적했다. 다만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3, 4분기로 전망되는 만큼 올해 하반기부터는 물가와 금리 부담이 어느 정도 해소될 전망"이라며 "내수 역시 조금이나마 부진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이로써 올해 성장률이 기대치를 넘어설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