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목적에 주류판매 신설… 복합매장 출점 대비성수동에 MZ세대 전문매장 F&B 강화 과정 주류점 선보일 듯“기존 F&B 외에도 다양한 고객 니즈 반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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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백화점그룹의 패션기업 한섬이 주류판매 사업을 추진한다. 지금까지 패션사업만 진행해온 한섬이 갑자기 주류판매업을 추진하게 된 것은 최근 MZ세대를 겨냥한 복합매장 사업과 무관치 않다. 단순히 패션 편집숍을 넘어 먹고 마실 수 있는 MZ세대의 거점 전략을 더욱 확대하겠다는 포부다.26일 한섬에 따르면 회사는 다음달 25일 예정된 정기주주총회에서 정관 변경을 통해 ‘주류판매업’을 신규 사업목적으로 추가할 예정이다. 어떤 형태로 주류를 판매하게 될지는 아직 미정이지만 이번 사업목적 추가를 통해 향후 유흥시장에 진출이 유력해졌다.패션 전문 기업인 한섬이 뜬금없이 주류 판매 사업에 나서는 것은 앞으로 ‘옷만 팔아서는’ 성장할 수 없다는 위기감이 깔려 있다. 단순히 패션 브랜드만 선보이는 것이 아니라 먹고 마시고 즐기는 복합매장을 통한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을 지향하고 나선 것. 주류 매장은 이 과정에서 새롭게 선보일 전망이다.한섬 측은 “음료, 주류 등을 제공하는 복합 매장 출점 대비하기 위한 선제적 사업목적 추가”라고 설명했다.실제 한섬은 복합매장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이다.
지난해 9월 성수동에 온라인 편집샵의 첫 오프라인 매장 ‘EQL GROVE’을 열고 본격적인 MZ세대 공략에 나선 것이 대표적이다. 이 외에도 성수동에는 한섬의 수입 패션 브랜드 편집숍인 ‘톰그레이하운드(TOMG)’와 온라인 전용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 ‘런던언더그라운드’을 운영 중이다.오는 봄 오픈이 예정된 미국 럭셔리 라이프스타일 편집숍 ‘키스(Kith)’의 국내 1호점까지 포함 하면 성수동에 문을 여는 한섬의 MZ세대 전문 매장은 4개로 늘어난다. 한섬은 지난해 ‘키스’의 국내 독점 유통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업계에서는 이 과정에서 한섬이 별도의 주류 매장을 함께 선보일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오픈한 ‘EQL GROVE’에는 카페부터 디저트 전문점, 피자, 샌드위치 등의 F&B 매장이 대거 입점한 바 있다. 단순히 패션 쇼핑을 위한 거점이 아니라 MZ세대가 즐길 수 있는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을 지향한다는 평가다.한섬이 이처럼 MZ세대 공략에 나선 것은 대표 브랜드 타임과 마인, 시스템 등 패션 브랜드 고객의 연령이 높아지는 반면 MZ세대 고객의 비중이 줄고 있다는 위기의식과 무관치 않다. 소비의 중심으로 떠오른 MZ세대를 빼고 미래성장 동력을 논할 수가 없다는 판단이다.이런 우려는 이미 실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섬은 지난해 매출이 1조5289억원으로 전년 대비 0.9% 감소했고 영업이익이 1005억원으로 전년 대비 40.3% 감소한 바 있다.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아직 어떤 매장에 주류 판매점이 들어갈지에 대해서는 구체적 내용까지 나오지 않았다”며 “기존 F&B 매장 외에도 다양한 고객 니즈가 생겨 주류 매장을 준비하게 됐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