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림家 3세 이도균 대표, 3사 사내이사 재선임정관변경으로 CEO-이사회 의장 분리 근거 마련향후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율 개선 기대
  • ▲ ⓒ무림그룹
    ▲ ⓒ무림그룹
    천연 펄프로 친환경 종이 시장을 선도해온 무림그룹이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 분리로 거버넌스 강화에 나서며 ESG(환경·사회·지배구조)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무림SP, 무림페이퍼, 무림P&P 등 무림 3총사는 이달 25~26일 중 각각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이도균 사내이사를 재선임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무림그룹 고(故) 이무일 창업주 장손이자 이동욱 회장의 장남으로 무림SP, 무림페이퍼, 무림P&P 대표이사를 모두 겸하고 있다.

    무림그룹의 이도균 대표 체제가 공고화한 가운데 올해부터는 기업 거버넌스도 한층 강화해 눈길을 끈다. 무림 3총사는 일제히 이번 주총에서 그동안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도록 한 기존 정관을 변경하는 안건을 의결,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 선임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 분리는 투명한 기업지배구조 확립에 필요한 이사회 독립성 지표 중 하나다. 당국은 이사회의 독립성을 확보하고 감독업무의 투명성을 높이고자 대표이사와 이사회 의장 역할을 분리하도록 권고하고 있지만, 현재까지 대다수 기업이 업무 효율성을 이유로 최고경영자(CEO)가 이사회 의장을 겸직하고 있다.

    무림그룹은 이번 주총에서 대표이사-이사회 의장 분리 규정을 도입하고, 향후 이사진 가운데 의장을 선임한다는 방침이다. 사내이사는 물론 사외이사 가운데서도 이사회 의장이 나올 수 있다. 당장 이사회 의장을 분리 선출하는 것은 아니지만, 가능성을 열어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친환경 지표도 한층 강화할 전망이다. 국내 유일의 저탄소 종이 기업인 무림은 펄프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바이오매스 원료인 흑액(리그닌)을 활용해 연간 약 87만t의 온실가스를 저감 중이다. 또 60일이면 생분해되는 ‘네오포레’ 종이컵과 종이 빨대, 완충재 등 다양한 제품으로 탈 플라스틱에 기여하고 있다.

    무림페이퍼, 무림P&P의 기업지배구조 보고서 내 핵심지표 준수율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기업지배구조 보고서는 자산 규모 1조원 이상 유가증권시장 상장사는 의무적으로 공시해야 한다.

    보고서 내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 준수현황은 투명한 기업지배구조 확립을 위해 준수를 장려할 필요가 있는 핵심적인 지표 15가지를 추린 것으로, 기업이 필수적으로 작성해야 한다. 핵심지표는 ▲주주 관련 4개 ▲이사회 관련 6개 ▲감사기구 관련 5개 등 총 15개 항목으로 구성된다.

    무림페이퍼는 지난해 15개의 기업지배구조 핵심지표 중 이사회 관련 ‘이사회 의장과 대표이사 분리’, ‘집중투표제 채택’ 등 2개를 미준수해 준수율이 86.7%를 나타냈다. 무림P&P도 무림페이퍼와 동일한 2개 지표를 미준수했다. 이들 기업이 이도균 대표와 이사회 의장을 분리하게 되면 준수율은 93.3%까지 높아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