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CL, 파킨슨병 환자들의 떨림 증세 데이터 기반으로 음악 만들어 치료"쇠약해지는 증상에 대한 통제력 되찾고, 지친 영혼에 안도감 제공"이노션 베를린 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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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킨슨병 환자들의 떨림(tremors) 증상을 데이터화해 음악으로 바꾼 캠페인이 깊은 울림을 주고 있다.18일 업계에 따르면 세계적 명문 대학인 영국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은 파킨슨병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에게 약물 치료로는 다 할 수 없는 정서적 치유를 제공하기 위해 특별한 음악을 제작했다.UCL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적으로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사람은 1000만 명에 달하며 이는 향후 20년 내에 2배 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파킨슨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은 신체적 떨림이 발생하고 행동이 느려지며, 걷기나 균형 잡기도 어려워하는 등 신체적 움직임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같은 신체적 변화는 때때로 환자들에게 보이지 않는 불안과 우울증과 같은 정서적 문제로도 나타난다.이에 UCL은 신경학자인 크리스티안 램버트(Christian Lambert) 박사와 함께 'Tremors vs. Tremors(떨림 대 떨림)' 프로젝트를 통해 파킨슨병 증세 중 하나인 떨림을 기반으로 신체적 움직임과 기분, 멜로디 사이의 관계를 조사했다.음반 제작사 다하우스(DaHouse)의 작곡가 겸 프로듀서인 루카스 메이어(Lucas Mayer)는 램버트 박사가 기록한 파킨슨병 환자 5인의 떨림 데이터와 그들의 취향, 성격 등을 반영해 음악을 편곡했으며, 각 참가자들의 스토리로 가사를 완성했다. 그 결과 교향곡부터 경쾌한 음악에 이르기까지, 환자들에 맞춘 다양한 스타일의 음악이 탄생했다.자신의 떨림 증상을 기반으로 만든 음악을 감상한 파킨슨병 환자 쿠한(Kuhan)은 "무언가에 대해 감정적 반응을 보일 때 (파킨슨병) 증상과 관련한 신체적 변화를 느낀다"며 "나 자신을 기반으로 한 음악보다 더 감정적인 것은 없을 것"이라며 음악으로 받은 감동을 표했다.또 다른 프로젝트 참가자인 클레어(Clare)는 자신의 음악을 들은 뒤 "이 음악은 (파킨슨병으로 인한) 떨림을 멈추기 위해 손을 잡는 것을 그만두게 만들었다"며 "이 음악을 모든 사람과 공유하고 싶다. 이 음악이 곧 나 이자, 나의 속도이며, 나의 떨림이라는 것을 들려주고 싶다"고 전했다.램버트 박사는 "파킨슨병을 관리하는데 있어 약물이 전부는 아니"라며 "개인 맞춤형 치료에는 광범위한 전략과 치료법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프로젝트가 파킨슨병 환자뿐만 아니라 환자를 돌보는 사람들, 연구원들에게도 영감을 주길 바라며 이를 통해 파킨슨병을 이해하고 관리하고 치료하는 데 도움이 되는 방법을 제공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이 캠페인은 파킨슨병 환자들이 쇠약해지는 신체에 대한 통제력을 되찾고 지친 영혼에 안도감을 제공하는 한편, 자연스럽게 자신의 리듬에 익숙해지도록 떨림 증상을 음악으로 바꾸는 크리에이티브를 통해 새로운 치료법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Tremors vs. Tremors' 프로젝트를 통해 탄생한 음악들은 스포티파이(Spotify)에서 누구나 감상할 수 있으며, 한정판 바이닐(vinyls, LP)도 발매됐다. 자세한 내용은 'Tremors vs. Tremors' 웹사이트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번 캠페인은 크리에이티브 대행사 이노션 베를린(Innocean Berlin)이 대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