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전쟁에 흥구석유 주가 급등, 시가총액 무려 4000억대구·경북 지역 주유소 업체 … 주유소 14개, 직원 27명주가 뛰자 대주주 220억 차익실현, '삼천스닥' 언감생심
  • ▲ 흥구석유ⓒ구글맵
    ▲ 흥구석유ⓒ구글맵
    국제 유가 상승에 편승한 '주유소 테마주'의 이상 과열 현상이 코스닥 시장의 취약한 민낯을 고스란히 드러내고 있다. 

    특히 대구 지역 기반의 소규모 기업인 흥구석유는 주가수익비율(PER)이 1800배를 넘어서는 등 비이성적인 폭등세를 보이다가, 대주주가 고점에서 지분을 대거 처분하며 개인 투자자들의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 무늬만 '전쟁 수혜주', 실적 연계는 "글쎄"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인 흥구석유의 주가는 최근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의 긴장 고조로 인한 유가 상승 기대감에 급등했다. 지난 5일에는 장중 3만 6200원까지 치솟으며 시가총액이 4000억 원에 육박하기도 했다. 

    하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이러한 주가 상승이 펀더멘털과는 거리가 멀다고 지적한다. 흥구석유는 GS칼텍스로부터 석유류를 매입해 대구·경북 일대 주유소 14곳을 운영하는 유통 업체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직원은 27명이며, 작년 당기순이익은 2억 원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주유소 운영 기업은 제품 판매 시 리터(L)당 마진을 남기는 구조"라며 "원유 가격이 오르면 매입 원가도 함께 뛰기 때문에 제품 가격 상승이 곧바로 이익 증대로 이어지기 어렵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한때 1863배까지 치솟았던 흥구석유의 PER은 전통적인 산업군 내 기업임을 감안할 때 매우 비정상적인 수준이라는 평가다. 

    ◇ 주가 급등 틈탄 대주주의 '엑시트'

    주가가 '테마'를 타고 요동치는 사이, 대주주는 발 빠르게 차익을 챙겼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흥구석유의 2대 주주 A씨는 주가가 급등했던 지난 3일부터 5일 사이 보유 주식 80만 주를 장내 매도했다. A씨는 이번 처분으로 약 220억 원을 현금화했으며, 지분율은 기존 12.7%에서 7.3%로 크게 줄었다. 

    대주주의 차익 실현 소식이 알려진 10일 오전, 흥구석유 주가는 전날보다 20%가량 폭락한 2만 2000원 선에서 거래되는 등 이상 과열의 끝을 보여줬다.

    ◇ 부실기업 정리 앞둔 코스닥 … '삼천스닥'은 요원

    이 같은 투기성 자금 유입과 대주주의 '먹튀' 논란은 코스닥 시장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지목된다. 최근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된 '삼천스닥(코스닥 지수 3000)' 기대감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목소리가 높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삼천스닥을 목표로 부실기업의 정리에 속도를 내겠다고 했지만, 실적과 관계없는 테마주에 주가가 출렁이고 대주주는 이를 이용하는 현재의 행태로는 신뢰성 회복이 요원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