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와의 대화' 직접 소통"작년과 같은 일 없을 것"기술력 향상… 전제품 경쟁 우위 마련"1분기 반도체 흑자, 내년 더 좋다"
  • ▲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사장) ⓒ삼성전자
    ▲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사장) ⓒ삼성전자
    경계현 삼성전자 DS(반도체)부문 사장이 지난해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 대응이 늦었다고 인정하며 주도권을 되찾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경계현 사장은 20일 경기도 수원시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55기 정기 주주총회 이후 진행된 '주주와의 대화' 시간에서 이 같이 밝혔다.

    '주주와의 대화'는 삼성전자가 처음으로 마련한 자리로 각 사업부장 등 주요 경영진이 구체적인 사업 현황 및 전략 등을 발표하고 주주들의 질문에 답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날 자리에는 한종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부회장을 비롯해 경계현 사장, 노태문 사장 등 주요 경영진 13명이 참석했다. 

    주주들의 질문은 지난해 반도체 업황 부진이 지속된 점이 반영된 듯 DS부문에 집중됐다. 반도체 업화을 비롯해 비메모리 등 삼성전자의 미래 비전에 대한 질문을 쏟아냈다.

    이에 경 사장은 지난해 AI(인공지능) 반도체 대응에 있어 한 발 늦었다는 점을 공식적으로 인정하며 주도권을 되찾겠다는 각오를 내비쳤다. 이를 위해 기술 경쟁력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언급했다. 

    경 사장은 "지난해 AI 등 반도체서 한 발 밀렸다"면서도 "전제품 경쟁력 및 원가 경쟁력 확보를 통해 글로벌 반도체 1위 자리를 되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HBM 시장에서도 주도권을 찾아올 것"이라며 "메모리를 비롯해 비메모리에서도 사업구조 고도화를 통해 초일류 기술 리더십을 확보할 것"이라고 덧붙엿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챗GPT 열풍과 함께 'AI 칩'이 부상했지만 대응이 늦어 고전했다. 대표적인 것이 HBM 시장이다.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 전체로 보면 1위지만 HBM만큼은 밀리는 형국이다.

    경쟁사인 SK하이닉스가 한 발 빨리 대응하며 주도권을 쥐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SK하이닉스는 현재 AI의 핵심인 GPU 시장의 80% 이상을 장악한 엔비디아에 HBM3를 사실상 독점 공급하며 시장 지위를 공고히 하고 있는 상황이다. 여기에 이달 말부터 HBM3E(5세대) 양산을 시작하며 차세대 HBM 시장 주도권 굳히기에 나설 전망이다.

    HBM 시장은 SK하이닉스가 50%, 삼성전자 40%, 나머지 10%를 미국 마이크론이 점유하고 있다. AI 시장이 급격히 확대되면서 D램 매출에서 HBM 비중도 급증하고 있다. 

    시장조사 업체 트렌드포스에 의하면 전체 D램 매출에서 HBM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 2022년 2.6%에서 2023년 8.4%, 올해는 20.1%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예상됐다. 

    삼성전자도 반격에 나선 상태다. 경쟁사 제품보다 더 높은 성능을 갖춘 제품을 선보이며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중 집적도를 높인 HBM3E 12단 제품을 양산할 계획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 미국 GTC 2024 행사에서 진행된 간담회를 통해 "삼성전자 HBM 제품을 테스트 중"이라고 언급하며 향후 삼성전자의 제품 공급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다. 황 CEO의 발언은 HBM 최신 제품인 HBM3E를 염두에 두고 언급한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경 사장은 파운드리 및 시스템LSI 등 비메모리 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근원적 기술력 향상에 지속적으로 나서겠다고 언급했다. 

    경 사장은 "메모리만으로는 미래를 장담하기 어려워 비메모리 등에서 연구개발 및 투자를 지속할 것"이라며 "전제품 경쟁력 우위를 달성하기 위해 기술력을 높여 2~3년 안에 반드시 1위를 되찾겠다"고 했다.

    올해 실적과 관련해서는 "1분기 반도체 사업은 흑자로 돌아섰고 내년부터는 더욱 좋아질 것"이라며 "다시는 지난해와 같은 일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