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수입 멸균유 등 낙농업계 위기 대응A2 원유 집유 위한 전용 목장 구축낮은 집유량 숙제… 지난해 기준 日 생산량 3% 불과
  • ▲ 문진섭 서울우유협동조합장이 A2+ 우유 신제품 출시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정상윤 기자
    ▲ 문진섭 서울우유협동조합장이 A2+ 우유 신제품 출시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정상윤 기자
    "A2 우유로의 전환을 통해 또 한 걸음 앞서 가겠다.“

    문진섭 서울우유협동조합장은 15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서울에서 열린 ‘A2+ 우유 출시회’에서 “좋은 우유를 더 좋게 만들겠다는 결심으로 A2+ 우유가 세상에 나오게 됐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A2 우유는 우유 속에 험유된 베카타제인 단백질 형태에 따라 지칭하는 단어다. 일반적으로 A1 우유와 A2로 나뉘는데, A2의 경우 A1에 비해 소화 문제를 유발하는 BCM-7 성분이 적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우유협동조합에 따르면 한국인 100명 중 62명이 유당불내증을 앓고 있다. 기존 A1 우유 대신 소화 방해 요소가 적은 A2 제품으로 새로운 소비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이다. 제품명인 ‘A2+’에서 ‘+'는 이같은 서울우유의 차별성을 뜻한다.

    서울우유는 기본적인 A2 우유에 자체적인 차별화 요소인 체세포수 1등급, 세균수 1A 등을 더했다. 여기에 A2 원유 생산을 위한 전용 목장 운영과 살균 전 원심분리기 과정을 거치는 EFL 공법을 더한 것이 특징이다.

    이날 서울우유협동조합은 신제품 A2+우유를 선보이면서, A2 원유 비율을 오는 2030년까지 100% 전환하겠다는 비전을 발표했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은 문진섭 조합장 취임 직후인 2020년부터 A2 우유 도입을 준비해왔다. 저출산과 더불어 수입 멸균유가 밀려들어오는 상황에서 차별화를 확보하기 위함이었다. 특히 오는 2026년 관세 철폐로 인해 수입 멸균유들의 가격 경쟁력이 강화되는 것도 악재다.

    이를 위해 A2 원유 집유(集乳)를 위해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전용 목장을 구성했다. A1와 혼합 집유를 할 경우 비의도적 혼입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은 집유 이후에도 혼입 방지를 위해 총 4단계에 걸쳐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 ▲ 출시회장에 전시된 A2+ 우유ⓒ조현우 기자
    ▲ 출시회장에 전시된 A2+ 우유ⓒ조현우 기자
    다만 낮은 집유량은 숙제다. 올해 말까지 일일 A2 원유 집유량을 50톤까지 늘린다는 계획이지만, 전체 1900만톤을 기준으로 볼 때 3% 수준에 그친다.

    향후 생산 비중을 점진적으로 확대한다는 입장이지만, 최종적으로 A2 유전자형을 가진 사육두수를 확보하기 위해 50여개월의 검증기간이 필요한 만큼 단기간에 생산량을 확대하기는 어렵다.

    서울우유협동조합은 A2+ 제품으로 프리미엄 라인을 구축하고, 향후 B2B로 제공되는 '밀크마스터' 등 제품도 A2 원유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최경천 서울우유협동조합 상임이사는 “높은 가격과 생산의 어려움으로 국내의 어느 유업체도 A2 우유를 일반시장까지 확대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면서 “앞으로 유업체는 A2 우유를 만드느냐 만들지 못하느냐로 나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