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1400원 터치, 1년5개월만엔터·웹툰 등 콘텐츠 수출 환차익 기대고금리·중동리스크에 강달러 장기화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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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러 강세가 지속되면서 한국의 수출 콘텐츠 관련주가 부각되고 있다. 음원·방송 등 해외 매출 비중이 콘텐츠들이 환율 수혜를 통해 순이익이 증가할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면서다.  

    1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장 중 한때 1400원 선을 터치했다. 1400원 대 환율은 1년 5개월만으로 △IMF 사태, △글로벌 금융위기 △레고랜드 사태에 이은 4번째다.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낮아지고 중동 지역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강달러 기조가 이어지고 있다.

    강달러 지속에 자동차·기계장비 등 전통적인 수출주에 이어 K콘텐츠 관련주도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만큼 환율 반영 시 관련주들의 이익 상승 효과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대표적으로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있다. 국내 주요 엔터사인 에스엠은 이날 3%대 이상 오르고 있으며, 하이브, JYP엔터테인먼트, 와이지엔터테인먼트 등 엔터주들은 1%대 상승 중이다. 음반·굿즈 등 수출을 비롯한 국내 아티스트들의 해외 방송 출연료 등을 더하면 이들의 환율 수혜에 대한 기대감도 커질 것으로 분석된다. 

    애니메이션 총괄 제작기업 스튜디오미르도 대표 환율 수혜 종목으로 꼽힌다. 넷플릭스를 비롯해 디즈니플러스, 워너브라더스, 드림웍스 등 세계적인 제작사를 매출처로 확보하고 있는 가운데 매출 100%를 달러로 벌어들이고 있다.

    웹툰 구독에 대한 환율 수혜도 언급되고 있다. 수성웹툰의 자회사 투믹스의 영미권 웹툰이 인기를 끌면서다. 투믹스에 따르면 지난 7월부터 올해 3월까지 영미권 최다매출 톱10 웹툰의 페이지뷰는 9553만 건으로 월평균 1194만 뷰에 이른다. 콘텐츠 판매는 US달러로 결제되기 때문에 현재와 같은 우호적 환율이 계속될 경우 상당한 환차익을 기대할 수 있다.

    유영학 수성웹툰 대표이사는 "K웹툰의 나스닥 진출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 한국 웹툰의 글로벌 인지도가 한층 더 높아질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된다"며 "이를 통해 K웹툰에 대한 해외 수요도 더욱 확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같은 기조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최근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 고위 관계자들이 금리 인하 지연을 시사한데다 시장에서는 기존 연내 3회 인하 입장까지 철회할 것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중동발 리스크가 확산되고 있어 1300원 대 환율이 고착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전반적으로 한국 펀더멘털이 양호한 상태이기 때문에 강달러는 오히려 기업 이익에 긍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며 "블룸버그 컨센서스에서 2분기 말 달러값 전망치가 1320원으로 형성된 점을 볼 때 적어도 1~2분기에는 수출 기업이 누릴 수 있는 환율 효과가 기존 예상보다 연장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문다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강달러 기조에 이어 중동리스크까지 국내 증시 위험회피 요인이 추가됐다"며 "올해 상반기 내에는 전체적인 환율 상승이 불가피하다"며 강달러 기조가 장기화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