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 상승에 환차익 노린 달러 예금 인출 급증5대 시중은행 달러 예금 잔액 3주 사이 약 2조원 빠져고공행진 금값, 3000弗 돌파 전망…금 투자 매력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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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하 지연과 중동 불안 등이 겹치며 전 세계적인 ‘킹달러’(미국 달러화 초강세) 현상이 더욱 강화되는 가운데 환차익을 노린 달러 자산의 차익실현이 쏟아지고 있다. 

    반면 고공행진 중인 금값이 더 오른다는 전망에 힘이 실리며 금 매입세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이달 17일 기준 달러 예금 잔액은 558억6560만 달러(약 77조 400억 원)로 지난달 말(573억 7760만 달러)보다 15억1203만 달러 줄었다. 2조원 넘는 돈이 3주도 안 돼 빠져나간 것이다. 

    달러 예금은 원화를 달러로 환전해 적립한 이후 출금하거나 만기가 됐을 때 원화로 돌려받을 수 있다. 통상 환율이 오르면 찾으려는 투자자가 많아져 예금 잔액이 줄어들고 환율이 내리면 그 반대다. 

    전문가들은 원‧달러 환율이 심리적 마지노선인 1400원에 가까워질수록 달러투자 차익실현에 나서는 이들이 늘어날 것으로 분석했다. 

    김지영 하나은행 서압구정골드클럽 PB부장은 “최근 들어서는 1350원~1370원 구간에서 돌발적으로 환율이 뛸 때 환차익을 보려는 자산가들이 늘고 있다”면서 “달러 정기예금은 4.5%, 달러보험은 5.7% 정도 수익을 창출하고 있으며 환차익 시 세금도 없어 달러 투자에 나섰던 고객들 상당수가 차익실현에 나서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달러는 1380원대로 진정 국면을 보이고 있는데 중동 불안과 미국의 경기 지표 발표에 따라 높은 변동성을 보일 수밖에 없다 .

    다만 외환당국의 직접 개입 의지 등으로 1400원대 재진입은 쉽지 않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하이투자증권은 이번주 환율 변동성으로 1350~1410원을 제시하면서도 정부 개입 등을 고려해 1400원대 안착은 쉽지 않을 것으로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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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달러에 대한 차익실현이 이뤄지는 가운데 금 매수세는 상승곡선을 타고 있다. 장기적으로 달러화와 금은 마이너스(-)의 상관관계를 보인다. 전통적인 안전자산인 금은 경제 불확실성이나 인플레이션, 통화 정책에 따른 위험 헤지 수단으로 활용되는 경향이 짙다.

    최근 들어서는 미국 연준의 고금리 장기화 우려와 이란과 이스라엘의 무력 충돌에 중동 지역 전쟁 확산 불확실성이 고조되며,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선호 현상이 더욱 두드러졌다.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지난 19일까지 국내 금 시장의 일평균 금 거래대금은 169억 10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달 일평균 거래대금(68억6000만원)의 2.4배 수준이자 KRX 금 시장이 개장한 2014년 3월 이후 최대치다. 

    전문가들은 금 가격 상승세는 우상향하면서 온스당 3000달러~5000달러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송종길 한국금거래소 대표는 “안전자산인 금에 대한 실물투자 선호 심리가 전 세계적으로 확산하면서 금값이 오르고 있다”면서 “한국금거래소의 경우 이달까지 금 매출 누적목표가 5500억원이었으나 벌써 1조원을 넘어섰다”고 말했다. 

    향후 금값 전망에 대해서는 “미국이 여전히 매파적 성향을 보이고 있지만 결국 금리 동결이나 인하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향후 금값은 온스당 3000달러에서 최대 5000달러 수준까지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