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장사 인수로 ‘경영 유연성·의사결정 신속성’ 확보기업가치 제고 위해 투자 확대 예상…금융비용 불가피엑시트 후 재상장 시 ‘자진상폐 이력’ 부담될까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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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렌터카 인수가 유력하게 점쳐지는 사모펀드(PEF) 운용사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가 엑시트(투자금 회수)에 성공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SK렌터카의 자진 상장폐지 이력이 재상장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 PEF 엑시트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홍콩계 PEF 어피니티는 최근 진행된 SK렌터카 매각을 위한 예비입찰에 참여해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IMM프라이빗에쿼티(PE)와 글랜우드PE보다 높은 가격을 써내는 등 적극적인 의지를 보인 점이 우협 선정에 주효했다.

    어피니티는 SK네트웍스 측에 SK렌터카 지분 100%에 대한 매각가로 8500억원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SK네트웍스가 책정 중인 SK렌터카의 장부가액 6780억원보다 25.4% 높은 수준으로, SK네트웍스로서는 만족스러운 가격이란 평가가 나온다.

    어피니티는 상대적으로 부담이 클 전망이다. 높은 가격에 SK렌터카를 인수한 이후에도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투자를 지속하면서 성공적인 엑시트를 도모해야 하기 때문이다. 렌터카 업계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차량 확보를 통한 외형 확장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통상 PEF는 기업의 이익을 끌어올려 주가 상승 시 매각해 수익을 남긴다. 그러나 SK렌터카는 비상장사로, 적극적인 차량구매를 통해 보유 차량을 늘려 자산 규모를 키우고 시장점유율을 확대해 기업가치를 올리는 전략을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

    SK렌터카의 신용등급 하락으로 자본시장에서의 자금조달 금리가 상승할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실제 신용평가사들은 SK렌터카 신용등급 전망을 낮추면서 하향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그동안 SK렌터카 신용도를 SK그룹 지원 가능성을 고려해 1 노치(notch) 상향한 ‘A+’로 책정해온 만큼 SK그룹 제외 시 등급 변동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어피티니의 엑시트 시점에서 SK렌터카의 자진상폐 이력이 방해물이 될 가능성도 점쳐진다. SK네트웍스는 지난해 SK렌터카를 자진 상장폐지했다. 주주들의 경영권 간섭 없이 상폐를 추진하기 위해 이에 앞서 공개매수를 진행, 100% 자회사로 편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비상장사 인수 시 경영활동의 유연성을 빠르게 확보하고, 신속한 의사결정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어피니티와 SK네트웍스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모습이다. 주가 관리 부담 및 정보 공개 의무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점도 비상장사 경영의 장점으로 꼽힌다.

    다만 어피니티 이후 SK렌터카 ‘새 주인’의 입장에서는 고민스러운 부분이 될 수 있다. SK렌터카 투자금 마련을 위해 기업공개(IPO)를 염두에 둘 가능성이 큰데, 한국거래소가 자진상폐 이력 기업들의 재상장에 대해서는 더욱 까다로운 잣대를 들이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앞서 글로벌세아그룹도 PEF로부터 태림페이퍼를 인수해 재상장에 나섰는데, 거래소가 주주가치 제고 부분에서 구체적인 확약을 요구하는 등 깐깐히 들여다본 사례가 있다”며 “시장에서는 재상장 후 상폐에 대한 우려도 존재해 SK렌터카의 재상장을 노리는 투자자라면 넘어야 할 산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