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이스와 EUV 기술-첨단 장비 협력 확대미세공정 성능 개선-수율 향상 도모글로벌 네트워크 활용 먹거리 확보 잰걸음
  • ▲ 26일(현지 시간) 독일 오버코헨 ZEISS 본사를 방문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에서 두번째)이 최신 반도체 장비를 살펴본 뒤 칼 람프레히트(Karl Lamprecht) ZEISS그룹 CEO(왼쪽에서 세번째), 안드레아스 페허(Andreas Pecher) ZEISS SMT(Semiconductor Manufacturing Technology) CEO(왼쪽에서 첫번째)와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모습.ⓒ삼성전자
    ▲ 26일(현지 시간) 독일 오버코헨 ZEISS 본사를 방문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왼쪽에서 두번째)이 최신 반도체 장비를 살펴본 뒤 칼 람프레히트(Karl Lamprecht) ZEISS그룹 CEO(왼쪽에서 세번째), 안드레아스 페허(Andreas Pecher) ZEISS SMT(Semiconductor Manufacturing Technology) CEO(왼쪽에서 첫번째)와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하는 모습.ⓒ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주 파운드리 경쟁력 강화를 위해 유럽 출장길에 올랐다. 이 회장이 출장을 재개한 건 지난 2월 중동과 말레이시아를 방문한지 2개월 만이다. 

    삼성전자는 이 회장이 26일(현지 시간) 독일 오버코헨에 위치한 자이스(ZEISS) 본사를 방문해 칼 람프레히트(Karl Lamprecht) CEO 등 경영진과 양사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고 28일 밝혔다.

    자이스는 첨단 반도체 생산에 필수적인 EUV(극자외선) 기술 관련 핵심 특허를 2천개 이상 보유하고 있는 글로벌 광학 기업으로, 네덜란드 ASML의 EUV 장비에 탑재되는 광학 시스템을 독점 공급하고 있다. EUV 장비 1대에 들어가는 자이스 부품만 3만개 이상에 달한다.

    이 회장은 자이스 경영진과 반도체 핵심 기술 트렌드 및 양사의 중장기 기술 로드맵에 대해 논의했으며, 자이스의 공장을 방문해 최신 반도체 부품 및 장비가 생산되는 모습을 직접 살펴봤다. 자이스 본사 방문에는 송재혁 삼성전자 DS부문 CTO, 남석우 삼성전자 DS부문 제조&기술담당 사장 등 반도체 생산기술을 총괄하는 경영진이 동행했다.

    삼성전자와 자이스는 파운드리와 메모리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향후 EUV 기술 및 첨단 반도체 장비 관련 분야에서의 협력을 더욱 확대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EUV 기술력을 바탕으로 파운드리 시장에서 3나노 이하 초미세공정 시장을 주도하고, 연내에 EUV 공정을 적용해 6세대 10나노급 D램을 양산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자이스와의 기술 협력을 통해 차세대 반도체의 ▲성능 개선 ▲생산 공정 최적화 ▲수율 향상을 달성해 사업 경쟁력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자이스는 2026년까지 480억원을 투자해 한국에 R&D(연구개발) 센터를 구축한다. 이를 통해 양사의 전략적 협력은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이 회장은 AI 반도체 시장을 선점하고 미래 먹거리를 확보하기 위해 총력을 다하고 있다. 

    이 회장은 ▲마크 저커버그 메타 CEO(2024년 2월) ▲피터 베닝크 ASML CEO(2023년 12월) ▲젠슨 황 엔비디아 CEO(2023년 5월) 등 글로벌 IT 기업 CEO들과 연이어 만나 미래 협력을 논의해왔다.

    지난해 역대 최대 파운드리 수주 잔고를 달성한 삼성전자는 ▲3나노 이하 초미세공정 기술 우위 지속 ▲고객사 다변화 ▲선제적 R&D 투자 ▲과감한 국내외 시설 투자 ▲반도체 생태계 육성을 통해 파운드리 사업을 미래 핵심 성장동력으로 키워나가고 있다. 

    3나노의 경우 지난 2022년 세계 최초로 GAA(Gate All Around) 기술을 적용하며 매출을 확대하고 있다. 향후 3나노 이하 파운드리 시장 성장률(연평균 64.8%)은 전체 시장 성장률(연평균 13.8%)을 크게 상회할 전망이다.

    아직까지는 글로벌 파운드리 1위 대만의 TSMC와 삼성의 점유율 격차가 크지만, 향후 3나노 이하 초미세공정 경쟁력을 보유한 삼성의 수혜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삼성은 TSMC보다 상대적으로 뒤처진 '수율'을 안정적으로 높이기 위해 내년부터 반도체 공장에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한 '디지털 트윈' 기술도 시범 적용할 예정이다.

    삼성은 미래 기술 리더십 확보를 위한 R&D 투자를 단행하고 있음. 삼성은 2030년까지 약 20조원을 투자해 기흥 사업장에 '차세대 반도체 R&D 단지'를 조성하고 있으며, 해당 R&D 단지는 미래 반도체 기술을 선도하는 핵심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고객사도 크게 확대되고 있다. 현재 삼성의 파운드리 고객사는 100개 이상이며, 2028년에는 200개사가 넘을 것으로 업계에서는 전망하고 있다. 

    삼성은 지난해부터 미국 AI반도체 전문 기업 암바렐라의 5나노 자율주행 차량용 반도체를 생산하고 있으며 AI 스타트업 기업 그로크, 텐스토렌트의 차세대 4나노 AI칩도 생산할 예정이다.

    2019년부터 '테슬라'의 3세대 자율주행 칩, 2023년부터 '모빌아이'의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칩을 생산하고 있으며 내년부터 최신 자동차 인포테인먼트용 프로세서 엑시노스 V920을 양산하는 등 차량용 반도체 고객을 지속적으로 확보하고 있다.

    최근에는 저커버그 메타 CEO, 샘 올트먼 오픈AI CEO가 삼성 경영진을 찾았으며 업계에서는 AI 반도체 생산 공동 투자, 파운드리 협력 등이 논의된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여기에 이미지센서 분야에서는 지난해 12월 출시한 '아이소셀 비전 63D' 등 다양한 제품을 양산하며 업계 1위 기업을 맹추격하고 있으며, DDI(Display Driver IC, 디스플레이구동칩) 시장에서는 21년째 세계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삼성은 NPU(Neural Processing Unit, 인간의 뇌를 모방한 신경망처리장치) 사업도 본격적으로 육성하며 시스템반도체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이 회장이 해외 경영에 다시 나서면서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 회장은 그동안 폭넓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핵심 사업을 키우는 '해결사'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20년네는 삼성전자가 이동통신 세계 1위 버라이즌과 7.9조 원 규모의 네트워크 장비 장기 공급 계약을 체결할 때 이 회장의 한스 베스트베리 버라이즌 CEO와의 인연이 계약 성사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또한 바이오 분야에서도 풍부한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제2반도체 신화' 토대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해 세계 최대 바이오클러스터인 미국 동부에서 ▲호아킨 두아토 J&J CEO ▲크리스토퍼 비에바허 바이오젠 CEO 등 바이오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글로벌 CEO들과 연쇄 회동하며 파트너십을 확대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작년 사상 최대 매출·영업이익·수주를 달성했으며 위탁 생산 분야에서 세계 1위 생산능력을 확보했다. 글로벌 TOP 20 제약업체 중 14개 기업을 고객사로 둔 삼성바이오 로직스는 급증하는 고객 수요에 차질 없이 대응하고 생산능력 초격차를 확보하기 위해 현재 5공장을 건설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앞으로도 이 회장의 폭넓은 글로벌 네트워크는 삼성의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