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칠레·호주 광산 탐사이차전지 수요 늘자 광폭행보공급망 재편 중… 韓기업 경쟁 불가피
  • 전기차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인도가 이차전지에 들어가는 광물 사냥에 나선다. 중국이 잠식한 공급망 탈환에 집중 중인 한국과의 경쟁구도가 형성될 지 주목된다.

    20일 이코노믹 타임즈 등 외신에 따르면 인도 광산부는 국영 탄광업체 Coal India사 및 NMDC사가 칠레와 호주에서 리튬 광산 탐사에 돌입했다. 인도 당국은 지난해 호주 에너지 기업 핸콕사와 리튬 탐사 및 채광 계약을 체결한데 올해 초에는 아르헨티나 국영 광산업체 CAMYEN과도 300억원 규모의 계약을 맺었다.

    에너지 전환과 첨단산업 구축에 나선 인도는 핵심 광물인 리튬 확보를 위해 광폭 행보를 펼치고 있다. 이차전지 주요 소재인 리튬은 중국이 전세계 공급량 80%를 차지하고 있다. 인도는 전체 리튬 수입량의 54%를 중국에 의존하고 있다.

    인도의 적극적인 리튬 채굴 사업 진출은 우리 배터리 소재 기업들과의 경쟁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인도가 계약 체결한 아르헨티나는 포스코그룹이 연산 10만톤 리튬 생산 공장을 구축 중이다. 칠레 역시 리튬 추출이 가능한 염호 개발 사업에 포스코홀딩스와 LG에너지솔루션이 참여의사를 타진 중이다.

    전기차 비중이 2% 수준에 그치는 인도는 신흥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인도 정부는 2030년까지 전기차 비중을 전체 자동차 판매량의 30%까지 확대할 계획을 세우고, 보조금 및 인프라 확대에서 나선 상태다. 현대차·기아도 인도 배터리 기업인 엑사이드 에너지와 배터리셀 현지화를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인도가 광물 공급부터 배터리 조립까지 생산공정을 모두 가져간다면 우리 배터리 업계는 거대한 신흥 시장 접근이 어려워질 수도 있다.
  • ▲ 칠레 아타카마 사막 염호에서 트럭 한 대가 염수 웅덩이 사이를 지나고 있다ⓒAP/뉴시스
    ▲ 칠레 아타카마 사막 염호에서 트럭 한 대가 염수 웅덩이 사이를 지나고 있다ⓒAP/뉴시스
    오일머니를 앞세운 사우디아라비아도 배터리 광물 사업 경쟁자로 꼽힌다. 반다르 알코라예프 사우디 산업광물자원부 장관은 지난달 로이터와 인터뷰에서 "리튬은 배터리 생산에 매우 중요한 광물"이라며 "우리는 해외 투자를 통해서라도 충족시킬 것"이라고 했다. 사우디는 칠레, 호주 등 주요 리튬 생산국과 광산 투자 논의를 위한 중동 국가 대표단 유치를 추진 중이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중국에 편중된 리튬 공급망이 다양해지는 것은 긍정적 이슈"라면서도 "막강한 자본력을 가진 중동 국가나 거대한 수요를 앞세운 인도가 시장에 진출하면 우리 기업들이 설 자리를 잃을 수도 있다"고 했다.

    한국 정부도 리튬 부국 칠레와 핵심광물 공급망 협력 강화를 추진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15일 칠레 산티아고에서 칠레 광업부와 '제5차 한-칠레 자원협력위원회' 회의를 열고 협력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회의에서 정부는 LX인터내셔널, 포스코홀딩스 등 한국 기업과 SQM, ENAMI 등 칠레 광물 기업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민간 기업 핵심 광물 협력 심포지엄도 개최했다.

    윤창현 산업부 자원산업정책국장은 "칠레와 핵심 광물 공급망 협력이 본격화됨에 따라 리튬 등 광물의 안정적 수급을 위해 다양한 방면에서 자원 협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