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16년째 울산시와 장미축제 개최10년간 1020억원 들여 조성 후 시에 기부·채납최종현 선대회장 “지역서 맺은 결실 되돌려줘야”IMF 등 위기에도… 최태원 회장 선친 뜻 이어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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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이익은 처음부터 사회의 것이었다. 30여년간 SK를 사랑해준 시민들과 이윤을 나누고 싶다.”故 최종현 선대회장의 이 한마디에서 SK이노베이션의 세상 어디에도 없던 도전이 시작됐다. 지역사회와 장장 10년간의 투자 끝에 만들어낸 결실은 단순 휴식공간을 넘어 지역생태계를 회복시키고 시민의식을 제고하는 기폭제가 됐다.지난 23일 형형색색의 장밋빛으로 물든 울산을 찾았다. 전날 시작된 울산대공원의 장미축제를 둘러보기 위해서다. 외지인으로서 울산의 태화강 국가정원은 익숙했지만 울산대공원의 장미축제는 조금 낯설게 느껴지기도 했다.울산대공원은 SK이노베이션이 1997년부터 2006년까지 10년간 1020억원을 들여 조성하고 울산시에 기부 채납한 자연 친화적 도심 공원이다. 각종 테마정원, 생태여행관, 피크닉장 등 친환경 생태시설 위주로 꾸며졌다. 전체 면적은 약 364만㎡(110만평)로 뉴욕의 센트럴파크(약 340만㎡)보다 넓다.이 가운데 올해 16회째를 맞는 울산대공원 장미축제는 울산시와 SK이노베이션이 공동 주관하는 축제다. 2006년 시작해 지난해 15회까지 누적 462만여명이 방문해 울산을 대표하는 축제로 자리잡았다. 올해는 ‘러브스토리 인 울산(Love Story in ULSAN)’을 주체로 오는 26일까지 개최된다.평일 오전에도 불구하고 울산대공원은 발 디딜 틈이 없이 북적였다. 입구에 위치한 사전무인정산기에 길게 늘어선 줄과 곳곳에 설치된 임시매표소를 보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장미축제를 찾는지 느낄 수 있었다.노란색 옷을 입은 유치원생들이 단체로 소풍을 나오는가 하면 봄 나들이에 나선 어르신들의 얼굴에는 웃음과 설렘이 가득했다. 파란 하늘 아래 펼쳐진 알록달록한 장미 300만송이에서는 5월의 청취를 가득 담은 달큰한 장미향이 가득했다.이날 장미축제에서 만난 김영자(68)씨는 “날씨도 좋고 잘 꾸며놨다고 해서 친구들과 함께 구경왔다”면서 “울산대공원 장미축제는 지역민들은 물론 근처 다른지역에서도 많이 놀러올 정도로 유명하다”고 말했다.울산대공원 장미축제는 지자체와 지역 기업이 뜻을 모아 16년째 지속한 유일무이한 지역축제다. ‘기업이 잘돼야 지역이 살아난다’는 울산시의 신념과, 회사의 발전에 변함없는 믿음과 지지를 보내준 지역사회를 향한 SK이노베이션의 고마움이 담긴 결과물인 셈이다. 지자체와 기업이 오랜 시간 지역 사회를 위한 상생협력을 지속해온 사례는 흔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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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기업 이윤을 시민에게 되돌려주라”는 故 최종현 SK 선대회장의 ‘행복 경영’ 철학이 울산대공원 조성의 토대가 됐다. 그는 살아생전 울산은 SK그룹의 근간이자 성장 발전의 터전이 된 곳인 만큼, 울산에서 맺은 결실을 지역 사회에 온당하게 돌려줄 것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진다.SK는 1968년 울산시 우정동에 울산직물을 설립하면서 울산시와 첫 인연을 맺었다. 이어 1974년에는 울산에 폴리에스테르 공장을 세웠고, 1980년에는 울산에 있던 유공(옛 대한석유공사)을 인수해 섬유에서 석유까지 수직계열화를 완성했다. 이에 최 선대회장은 “1년에 100억원씩 10년을 모아 세계적인 환경친화 공원을 짓겠다”고 대공원 조성을 약속했다. 회색빛 도심에 초대형 녹색공원을 조성해 울산 시민들에게 문화공간을 제공한다는 계획이었다.1995년 SK이노베이션은 울산시와 ‘울산대공원 조성사업 수행을 위한 약정’을 체결하고 1997년 첫 삽을 떴다. 그러나 완공까지 쉬운 여정은 아니었다. 착공 직후 IMF 금융위기가 터지고, 최종현 회장이 타계하면서 사업이 전면 보류될 위기를 맞기도 했다. 그러나 최태원 SK회장은 선친의 유지를 받들어 “울산 시민과의 약속은 반드시 지킨다”며 공원 조성을 차질없이 이어갔다.울산대공원은 2002년 4월 한·일 월드컵을 앞두고 1차 개장한 뒤, 2006년 4월 2차 개장하며 완성됐다. SK이노베이션은 울산대공원을 울산시에 무상으로 기부 채납했다. 국내 기업이 지역사회에 대규모의 친환경 시민공원을 만들어 기부 채납한 것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울산대공원은 울산시 친환경 생태 조성의 토대이자, 시민의식 제고의 기폭제가 됐다. 시민들의 환경에 대한 관심이 늘며 중화학 도시에서 청정도시로 거듭났다. 태화강 수질 또한 꾸준히 개선돼 국가정원으로 지정받기도 했다.SK이노베이션은 10년에 걸쳐 울산대공원을 조성한 이후에도 울산대공원이 울산 대표 휴식·문화공간으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장미축제를 비롯, 매년 다양한 문화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울산대공원 남문 SK광장에서 ‘Fall in 울산대공원 콘서트’를 개최했으며, 지난 4월에는 남구 거주 독거 어르신을 울산대공원으로 초청해 ‘경로 효잔치’를 진행하기도 했다.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울산대공원 조성부터 다양한 인프라 지원 사업까지 지역사회와 상생하며 더 큰 행복을 만들어가고자 노력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故 최종현 SK 선대회장과 최태원 회장의 행복 경영 의지를 이어가 울산 지역사회에 더 많은 행복을 창출하는 일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