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양산 의지 지속엔비디아向 총력전전영현 부회장 '협상력' 기
  • 삼성전자의 5세대 HBM(고대역폭메모리) 제품인 HBM3E 양산 시점에 촉각이 모아지고 있다. 곧바로 HBM 시장의 큰 손인 엔비디아에 납품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2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2분기 HBM3E 양산 의지를 변함없이 유지하고 있다. 퀄 테스트 통과 논란이 이는 엔비디아 연내 공급도 가능하다는 분위기다.

    앞서 삼성전자는 지난 2월 업계 최초로 12단으로 쌓은 HBM3E 개발에 성공한데 이어 상반기 중 양산에 나서겠다고 언급한 바 있다. 뒤늦게 HBM 시장에 진입했지만 최신 기술로 반전을 노리겠다는 승부수다. 이에 따라 늦어도 다음달에는 양산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삼성전자는 HBM 핵심 고객사인 엔비디아에서 퀄(qualification) 테스트를 진행중으로 엔비디아가 요구하는 스펙을 맞춰가는 중으로 알려졌다. 퀄 테스트는 공급사의 제품 품질이 납품 가능한 수준인지 고객사가 판단하는 최종 인증 과정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24일 "다양한 글로벌 파트너들과 HBM 공급을 위한 테스트를 순조롭게 진행 중"이라고 밝힌바 있다. 

    시장에서는 일각의 우려와 달리 엔비디아에 납품은 큰 무리없이 진행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삼성은 물론 엔비디아 입장에서도 공급망 다변화 및 가격 협상을 유리하게 가져가기 위해 공급사를 넓히는 게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현재 엔비디아는 SK하이닉스로부터 HBM을 독점 공급받고 있다. 

    한동희 SK증권 연구원은 "HBM 공급 부족 완화와 거시경제 회복 대비 탄력적 커머디티 가격 반등을 위한 삼성전자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HBM은 물론 삼성전자 입장에서도 반드시 잡아야 할 시장이다. 전 세계 D램 출하량 중 HBM 비중은 2029년에도 9% 정도로 예상되지만 고부가제품인 만큼 더욱 매력적이다. HBM은 D램을 여러개 쌓은 제품으로 가격도 일반 D램보다 5배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마진율도 제품 하나당 60%에 달한다. 

    최근 사령탑 교체도 HBM 시장에서 새로운 돌파구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삼성전자는 지난 21일 미래사업기획단장 전영현 부회장을 DS부문장으로 선임했다. 

    전 부회장은 2000년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로 입사해 D램/Flash개발, 전략 마케팅 업무를 거쳐 2014년부터 메모리 사업부장을 역임했다. 2017년에는 SDI로 자리를 옮겨 대표이사 역할을 수행하였으며 2024년에는 삼성전자 미래사업기획단장으로 위촉돼 미래먹거리 발굴역할을 수행해왔다.

    전 부회장은 갤럭시노트7 배터리 발화 사건으로 어려움을 겪은 삼성SDI로 자리를 옮겨 원인을 찾아 해결하는 등 구원투수 역할을 해냈다. 또한 삼성SDI의 사업구조를 중대형 배터리로 체질 개선을 성공적으로 이끈 것으로 평가받고 있는데 전 부회장의 협상력이 있어 가능했다는 게 업계 시각이다. 

    삼성전자는 "이번 인사는 불확실한 글로벌 경영 환경하에서 대내외 분위기를 일신해 반도체의 미래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