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작 메이트70에 구형 칩 적용"中 파운드리 미세공정 아직 미진" SMIC 5나노 수율 제자리추격 따돌릴 시간 벌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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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기업들의 거센 추격을 받던 삼성전자가 한 숨을 돌리게 됐다. 최근 화웨이가 최신 스마트폰에 구형 반도체 칩을 탑재한 것으로 밝혀지며 중국 파운드리 기업들의 미세공정 기술이 미진하다는 지적이 나와서다. 삼성전자는 안정적인 업계 2위 지위를 기반으로 초미세공정 경쟁력 확보에 나설 계획이다.

    13일 외신 보도에 따르면 화웨이는 지난달 중국에서 출시한 ‘메이트70(Mate 70)'에 1년 전과 동일한 칩 셋을 적용했다. 당초 업계엔 화웨이가 신작에 5나노 칩 셋을 적용했다고 알려졌지만 테크인사이츠가 메이트70을 분해해 보니 7나노 공정으로 제작된 ’기린9020‘이 탑재됐다는 것이다.

    화웨이가 구형 반도체 칩을 적용했다는 것은 1년 전 ‘메이트60’ 시리즈에 사용된 ‘기린9010’에서 크게 발전되지 못했다는 점을 시사한다. 화웨이 칩 셋을 제작하는 중국 최대 파운드리 업체 SMIC 또한 5나노 수율을 확보하지 못하고, 반도체 기술 발전이 지연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이는 글로벌 파운드리 점유율 2위인 삼성전자의 가격 경쟁력엔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가 올해 3분기 점유율 12%로 2위를 유지하고 있는 가운데 SMIC는 전 분기 대비 0.3%포인트 늘어난 6%를 기록하며 바짝 추격하고 있다.

    특히 저가 전략을 펼치는 중화권 파운드리 업체들에 맞서 삼성전자는 파운드리 서비스 가격 인하를 검토하기도 했다. 하지만 기술 격차가 벌어지며 삼성전자가 안정적인 지위를 확보하게 되면서 최악의 상황을 피하게 된 셈이다.

    삼성전자는 미국 등 수익성이 높은 파운드리 시장을 적극 공략해 업계 1위를 추격한다는 전략이다. 

    향후 초미세공정 수율 개선과 미국 대형 고객사 확보는 숙제다. 3나노 주도권을 TSMC에 뺏긴 삼성전자는 2025년까지 2나노를 양산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위해 삼성전자는 미주 총괄을 맡아 온 한진만 부사장을 이번 정기 임원인사에서 파운드리 사장으로 임명했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 2기 출범을 앞두고 테일러주에 건설 중인 파운드리 공장 관련 64억 달러의 보즈금 지급이 지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TSMC와 격차가 벌어진 삼성 입장에선 중국 파운드리 추격과 가격 경쟁력도 큰 고민”이라며 “삼성이 2022년 GAA(게이트올어라운드) 공정을 도입했고, 3나노부터 경험을 쌓았기 때문에 수율만 개선한다면 2나노부터는 기술적으론 우수한 입지를 확보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