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관리 7대 생필품 중 계란·설탕 등 5개품목 가격 올라주요 외식 메뉴 8개 중 5개 가격 또 올라정부 물가 관리에도 소비자물가 6월부터 상승 전망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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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분기(1~3월)에 이어 2분기에도 외식·가공식품 가격이 들썩이고 있다. 정부의 물가 안정 기조 아래 가격 인상을 자제해왔던 기업들이 최근 약속이나 한 듯 제품 가격 인상 움직임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범정부적인 물가 압박으로 소비자 물가가 2%대로 내려왔지만 또다시 급등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28일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집중적으로 관리하는 7대 생필품 중에서 계란·설탕·식용유·밀가루·화장지 등 5개 품목 가격이 이달에 올랐다.
구체적으로 계란 1개 판매가격은 638원으로 전달보다 5.1% 올랐고 설탕(100g) 가격은 371원으로 1% 상승했다. 식용유 판매가격은 100㎖에 1024원으로 0.4%, 밀가루는 100g에 234원으로 0.2%, 화장지는 1롤에 921원으로 0.2% 각각 올랐다.
소비자원은 매달 우유·라면·계란·밀가루·설탕·식용유·화장지 등 집중관리 7대 품목 판매 가격을 조사해 가격을 공개하고 있다.
이와 함께 소비자원이 매달 조사하는 다소비 가공식품 27종 가운데 21개 품목이 전달 보다 가격이 상승했다. 맛살(16.1%)·콜라(10.1%)·컵밥(9.9%)·시리얼(5.7%)·고추장(5.2%) 등이 올랐다.
이뿐 아니라 외식비도 치솟고 있다. 소비자원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기준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8개 외식 대표 메뉴 가운데 김밥 가격은 3323원에서 3362원으로 올랐다.
서울지역 자장면 가격은 지난 3월 7069원에서 7146원이 됐다. 같은 기간 칼국수 한 그릇 값은 9115원에서 9154원으로, 냉면 가격은 한 그릇에 평균 1만1538원에서 1만1692원으로 올랐다. -
실제 먹거리 물가 상승률이 처분가능소득(가처분소득) 증가율을 웃도는 흐름이 올해 1분기까지 7개 분기 연속 이어졌다. 통계청에 올해 1분기 전체 가구의 가처분소득은 월평균 404만6000원으로 지난해 동기보다 1.4% 늘어나는 데 그쳤다. 가처분소득은 이자와 세금 등을 내고 소비나 저축에 쓸 수 있는 돈을 말한다.
반면 외식과 가공식품 등의 먹거리 물가 상승률은 가처분소득 증가율을 웃돌았다. 1분기 외식 물가 상승률은 3.8%로 가처분소득 증가율의 2.8배, 가공식품은 2.2%로 1.6배다.
1분기 외식 세부 품목 39개 중에서 37개의 물가 상승률이 가처분소득 증가율을 웃돌았다. 가공식품 세부 품목 73개 중에서는 절반이 넘는 44개 물가 상승률이 가처본소득 증가율보다 높았다.
그렇잖아도 강달러·고유가 여파로 비상상황에서 외식과 가공식품 등의 가격인상이 이어지면서 소비자물가가 다시 치솟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그동안 정부는 전 부처가 물가 안정을 정책의 최우선 순위에 두고 2%대 물가 조기 안착을 위해 힘써왔다.
그 결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3.99(2020=100)로 전년 동월 대비 2.9% 상승했다. 올해 1월 2.8%를 기록했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월과 3월 두 달 연속 3%대를 이어가다 다시 2%대로 내려온 것이다.
다만 정부는 하반기 소비자물가가 하향 안정기를 달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기자들과 만나 "물가를 보면 다행스럽게도 공급 측 요인들이 조금씩 완화돼서 지난달 물가 상승률인 3.1%가 정점"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4·5월 정점에서 더디지만 전반적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며 "특별히 추가 충격이 없으면 전망대로 하반기 2% 초중반으로 하향 안정화를 달성할 것"으로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