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방산기업 高高현대로템 54%↑, 한화에어로 30%↑ LIG넥스원 30%↑KAI는 0.73% 전망… 수리온 계약 성사 관건
  • ▲ 수리온 헬기ⓒ한국항공우주
    ▲ 수리온 헬기ⓒ한국항공우주
    K-방산기업들이 미국, 중동, 동유럽 등 세계 주요국과 수출 계약을 따내며 승승장구하는 가운데 한국항공우주(KAI)의 실적 전망은 아직 불투명해 보인다.

    주요 판매제품이 FA-50, 수리온 등 항공 제품에 집중돼 시장수요에 발빠른 대처가 어려운데다, 시시각각 변하는 국제 정세에 따라 수주 불확실성이 커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30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들에 따르면 KAI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2493억원으로 지난해(2475억원) 대비 0.73%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두자릿수 실적 개선세를 예고한 다른 방산기업들과 대조되는 예상이다.

    폴란드 K2 전차 수출을 바탕으로 좋은 실적을 내고 있는 현대로템의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는 3239억원으로 전년대비 54.21% 폭증이 점쳐진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LIG넥스원도 올해 30% 가량의 영업이익 성장이 기대된다.

    KAI의 실적 성장이 멈춘데는 줄어든 수주잔고 탓이 크다. 1분기 말 기준 수주잔고는 21조271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기간과 비교해 16.3% 줄었다. 같은 기간 LIG넥스원의 수주 잔고는 63.2% 늘었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현대로템도 각각 51.2%, 27.0% 수주를 쌓았다.

    KAI는 올해 수주 목표치로 5조9149억원을 제시했다. 지난해 목표치(4조4769억원) 대비 32.1% 올려잡은 규모다. 하지만 1분기 말까지 따낸 수주는 2000억원 가량으로 진도율은 3%선에 그친다. UAE와 타진 중인 기동헬기 수리온과 이집트, 중앙아시아와 논의 중인 FA-50 등도 아직 계약서에 도장을 찍지 못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발주부터 인도까지 오랜 시간이 걸리는 항공 및 전투기는 계약이 체결될때까지 변수가 너무 많다"며 "일부 국가는 이미 협의된 사항까지 추후에 몽니를 부리는 일이 있어 섣불리 예단하기 어렵다"고 했다.

    다만 앞으로 기대되는 수주 규모는 작지 않다. 무함마드 UAE 대통령이 국빈 방한하는 등 양국 관계가 돈독해지면서 수리온 헬기 수주 가능성이 높아졌다. 내달에는 이라크와의 1조1000억원 규모의 헬기 계약 체결도 기대된다.

    정체된 수주를 만회하기 위해 항공기 유지·보수·분해조립(MRO)에도 눈을 돌리고 있다. KAI의 MRO 전문 자회사 한국항공서비스는 1분기 매출액으로 95억4800만을 기록하며 전년동기 대비 두 배 이상 성장했다. 항공기 정비는 단가가 높고 마진이 많아 재무 개선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알려진다.

    강구영 KAI 사장은 지난달 이라크 방산전시회에서 "K-방산에 대한 각국의 관심이 날로 커지고 구체화되고 있다"며 "고정익과 회전익, 미래 항공우주 플랫폼까지 종합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적극적인 마케팅을 통해 가시적 성과를 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