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0만원 때문에 파업?민노총 뒷배설에 진정성까지 빛 바래안팎 동조 없어 … 집행부 '궁지' 자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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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시간부터 연대 노조가 제공한 홍보 버스에서 숙박하며 24시간 농성에 나설 계획입니다."

    지난 29일 오전 11시 삼성 서초사옥 앞.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 집행부가 삼성전자 설립 후 최초로 파업을 선언하며 언급한 발언이다. 기자의 귀를 의심하는 사이 노조가 가리킨 곳에는 햇빛이 들어올까 차량용 가리개까지 설치된 45인승 버스가 자리하고 있었다. 

    버스에서 숙식하며 시위를 이어가겠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할 부분은 아니지만 불과 일주일 전 연예인까지 대동한 집회에서 ‘귀족 노조’가 아님을 강조했다는 점에서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든다. 

    사실 기자에게 노조와 관련된 취재는 어려운 영역이다. 5분만 서있어도 땀이 쏟아지는 한여름에나 살을 파고도는 추운 겨울에도 거리로 나와 권리를 찾으려는 노동자들의 간절함과 진정성을 글로 전달하는 것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기자라는 타이틀을 빼면 직장인인 만큼 그들의 목소리에 더욱 집중하게 된다. 

    그러나 전삼노 집행부의 행보는 쉽게 공감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다. 과연 무엇을 위해서 투쟁에 나섰는지가 의문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최근 드러나고 있는 민노총과 결탁 정황이다. 금속노조 내부 문건에 '삼성전자 노조를 조직화하겠다'는 언급된 것. 2022년 열렸던 금속노조 56차 정기대의원대회 보고서를 보면 "삼성전자 1노조, 3노조는 개별적으로 금속노조 가입 의사를 표명했으나 1~4노조 모두 함께 금속노조를 할 수 있도록 보류함"이라는 문구가 등장한다.

    이어 보고서는 삼성에 관련된 의제 사업에 삼성전자 노조들을 더욱 참여시키는 것과 임금 교섭 과정을 통해서 만들어진 신뢰를 바탕으로 삼성전자 노조 주체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 두 계획을 전개하면서 삼성전자 노조 내에 금속노조 초동주체들을 조직해나가야 한다고 언급했다.

    문제는 이를 통해 조합원을 정치·폭력 투쟁 현장으로 내몰고 있다. 민노총은 양대 노총 중에서도 강성으로 꼽힌다. 금속노조는 지난 수십 년간 파업으로 맹위를 떨친 자동차, 조선 기업들의 교섭권을 가진 지부와 지회를 거느리고 있다. 이 경우 협력적 노사관계 구축은 물론 더 나아가 정상적인 기업 경영까지 위협받을 수 있다.

    권력화로 변질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열린노조를 '사측 어용 노조'라며 비방하거나 노사협의회 근로자위원 후보로 출마한 A씨에게 후보 사퇴를 회유·종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된다.

    이에 노조 내부 불만도 거세다. 노조 내부에서는 집행부가 임금협상 및 제도개선 보다는 어떻게든 이슈화해서 사람을 모으는데 초점을 두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그럼에도 전삼노가 파업을 무대포처럼 밀어붙일 경우 삼성전자는 물론 국내 반도체 산업에 장기적으로 막대한 손실이 불가피하고 그 피해는 조합원들의 몫으로 돌아간다. 전삼노는 설립 당시 동료들과 서로 존중하면서 행복한 미래를 그려나가고 싶다고 했다. 지금이라도 전삼노는 노조원들의 응원을 받지 못하는 파업을 멈추고 설립 취지대로 사측과 진정성 있는 대화를 나눌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