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개형 ISA 도입, 비과세 혜택 강화에 銀→증권 이동은행 가입자 수 3년새 28%↓… 증권, 537% 급증銀 "증권 연계영업으로 상품 다양화, ETF 실거래 구축 매진"
  • ▲ ⓒAI생성 이미지
    ▲ ⓒAI생성 이미지
    국민 재산형성에 도움을 주는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 중개형의 의무가입 만기가 올해 초부터 대거 도래하면서 재가입 고객을 잡기 위해 은행과 증권사 간 치열한 경쟁이 한창이다.

    은행에 비해 증권사 ISA가 많은 상품군을 갖추고 있고 실시간 거래가 가능하다는 게 장점으로 꼽히면서 증권사 ISA로 고객 발길이 몰리고 있다. 

    4일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서비스에 따르면 올해 4월 말 기준 14개 은행의 ISA 가입자 수는 90만9357명, 투자금액은 13조7534억원으로 집계됐다.

    2021년 4월과 비교해 가입자수는 27.7%(34만7554명) 줄어든 반면, 투자금은 106.4%(7조889억원) 늘어난 규모다. 

    은행 가입자 수가 줄어드는 사이 ISA 시장은 증권사 중심으로 재편됐다. 

    15개 증권사의 올해 4월 말 기준 ISA 가입자 수는 434만2009명으로 3년 전(68만2004명) 보다 537%(366만명)나 급증했다. 

    같은 기간 투자금도 1조3713억원에서 13조810억원으로 854%(11조 7097억원) 확대됐다.

    투자금만 놓고 보면 증권사 ISA가 은행의 턱밑까지 추격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올해 상반기 중 증권사 투자금이 은행을 뛰어 넘을 것으로 점치고 있다. 

    증권사 ISA가 인기를 끄는 데는 2021년 도입된 중개형 ISA가 한몫했다. 

    ISA는 다양한 금융상품을 한 계좌에서 운용할 수 있는 ‘만능통장’으로 불린다. 은행에서 취급하는 ISA는 고객이 투자 상품을 직접 고르는 신탁형과 금융사가 제시하는 포트폴리오 중 하나에 돈을 맡기는 일임형으로 구분된다. 

    2016년 3월 도입된 ISA는 2021년 중개형이 추가되면서 증권사로 고객이 몰리기 시작했다. 중개형은 증권사에서만 가입할 수 있고, 예‧적금은 투자할 수 없다. 

    여기에 2021년부터 ISA 의무가입기간 3년이 도입됐고, 올해 초부터 중개형 ISA의 만기가 도래하면서 머니무브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정부가 올해 들어 ISA 계좌 납입한도와 비과세 한도 확대를 검토하고 있는 점도 은행보다 증권사가 수혜를 입는 요인이다. 

    은행 관계자는 “증권사에 비해 은행들은 ISA에 담을 수 있는 상품군들이 제한돼 있고, 고객들 대부분도 은행에서 가입한 ISA는 되도록 예금상품 위주로 담으면서 수익률이 높은 위험상품을 기피하는 경향 있다”며 “ETF(상장지수펀드)의 경우 증권사와는 달리 은행들은 실시간 거래가 안 돼 거래 편의성이 떨어지다 보니 증권사로 이탈이 많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은행들은 ISA 고객을 확대하기 위해 증권사 연계 영업을 통한 상품군 다양화, ETF 실거래 시스템 구축에 매진하고 있다”면서 “이는 결국 금융지주 계열사 증권사를 끼고 협업해야 하는 구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은행 관계자는 “ISA 고객 확보를 위해 신탁형 ISA 내 투자상품 라인업 강화와 비대면 경쟁력 확보와 거래 편의성 개선을 통한 서비스 향상, 마케팅 강화와 판매직원 역량 강화 등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