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은행 대출금리 2021년 2.802%→ 작년 5.094%소비자물가 상승률 연 3.8%…2010년 대비 두 배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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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금리‧고물가에 적자 살림하는 가구들이 속출하는 가운데 실제 5대 은행 대출금리는 3년새 2%p(포인트) 넘게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9일 은행연합회에 공시된 은행별 2023년 경영현황 공개보고서에 따르면 5대(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은행의 원화대출채권의 평균금리(신규)는 2021년 평균 2.802%에서 지난해 5.094%로 3년새 2.3%p(포인트) 뛰었다. 

    은행별로 보면 국민은행의 신규 원화대출채권 평균금리는 2021년 2.88%에서 2022년 4.26%, 지난해 5.11%로 올랐다. 

    신한은행의 신규 원화대출채권 평균금리는 2021년 2.98%에서 2022년 4.26%, 지난해 5.07%로 상승했다. 

    우리은행 역시 2021년 2.70%에서 지난해 5.12%로, NH농협은행은 같은 기간 2.60%에서 5%로 올랐다. 

    하나은행은 2021년 2.85%에서 지난해 5.17%로 올라 작년 기준 금리가 가장 높았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원화대출금 평균금리가 상승한 이유는 2021년 하반기부터 시작된 한국은행 기준금리 상승 영향으로 시장금리가 오른 결과”라며 “가계대출과 기업대출 모두 동일하게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의 기준금리는 2022년 1월 1.25%에서 여러 차례 인상돼 2023년 1월 3.50%까지 상승했다. 이후 추가 인상은 없었지만 높은 금리 수준이 유지되는 추세다. 

    대출금리가 급등하면서 은행들의 이자수익은 막대하게 늘어났다. 

    5대 은행의 이자이익은 2021년 평균 29조8433억원에서 지난해 38조4828억원으로 29%(8조6395억원) 올랐다. 

    국민은행 이자이익은 2021년 7조2648억원에서 지난해 9조4630억원 규모로 증가했다.

    이 기간 신한은행의 이자이익은 5조7889억원에서 7조2850억원으로 확대됐다.

    하나은행 이자이익은 5조6325억원에서 7조3585억원 규모로 커졌다.

    우리은행 이자이익은 5조3475억원에서 6조6885억원으로, 농협은행 역시 5조8096억원에서 7조6878억원 규모로 커졌다.

    국민들의 이자부담이 커지는 동안 물가 역시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한국은행의  ‘고물가와 소비: 가계 소비 바스켓·금융자산에 따른 이질적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2021년부터 올해 4월까지 소비자물가 누적 상승률은 12.8%(연 3.8%)로 나타났다. 

    2010년대(연 1.4%)와 비교하면 두 배가 넘는 규모다. 민간 소비는 올해 들어 다소 회복됐지만 여전히 2015~2019년 추세를 크게 밑돌고 있다.

    2020∼2023년 고령층과 저소득층의 실효 물가 상승률은 각각 16.0%, 15.5%로, 청장년층(14.3%)과 고소득층(14.2%)보다 높았다. 물가상승률이 상대적으로 높았던 식료품 등 필수재의 소비 비중이 상대적으로 컸기 때문이다.

    특히 한국에서는 전세 제도가 청년층의 부담을 키운 것으로 조사됐다. 물가 상승으로 명목자산인 전세보증금의 실질가치는 하락했지만 은행에서 빌린 대출은 변동금리인 경우가 많아 이자 부담이 함께 커진 것으로 분석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