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먹거리 전장 택하고 사업 확대 추진삼성전기 전장용 MLCC 매출 비중 성장세LG이노텍, 조명 모듈 앞세워 시장 공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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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양대 부품사인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이 전장사업에 힘을 싣고 있다. 최근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주춤하지만 성장성은 여전히 높은 만큼 미래 사업 선점에 나서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은 전장용 제품 비중을 늘려 수익성 확대에 나서고 있다.적층세라믹커패시터(MLCC)가 주력인 삼성전기는 올해 전장용부문 매출 1조원 달성을 목표로 세웠다. MLCC는 전기를 저장했다가 필요한 만큼 안정적으로 공급해 반도체가 원활하게 동작하도록 하는 부품이다.전장용 MLCC는 IT제품 대비 요구되는 수명(15년 이상)과 높은 기술적 난이도를 요구하며 개발 기간도 약 3배 정도 길게 소요된다. 가격도 3배 이상 비싸다.현재 삼성전기는 관련 시장에서 일본 무라타(41%) ▲TDK(16%) ▲다이요유덴(13%)의 뒤를 잇고 있다.가격도 높은데다 전기차 1대에 MLCC 2만개 내외가 탑재되는 만큼 고부가 시장으로 불린다. 시장조사기관 TSR은 전장용 MLCC 시장이 지난해 4조원에서 2028년 9조5000억원 규모로 2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기대했다.이에 삼성전기의 MLCC 매출에서 차지하는 전장용 비중도 확대되고 있다. 지난 2021년 5~6% 수준에서 올해 20~25%에 달할 것으로 관측됐다.삼성전기는 2016년부터 산업·전장용 MLCC를 생산하기 시작했고, 2018년 부산에 전장 전용 생산라인을 구축하며 전장용 MLCC 사업을 본격적으로 육성하고 있다.이를 통해 지난 2020년 자동차 파워트레인용(동력전달계) 3종과 제동장치에 들어가는 MLCC 2종을 개발했고, 2021년에는 ADAS용 MLCC 2종을 개발했다.2022년에는 자동차 파워트레인용 MLCC 13종 확대, 2024년에는 16V(볼트)급 세계 최고용량의 ADAS용 MLCC 2종과 1000V 고압에 견딜 수 있는 전기차용 전장 MLCC 등을 선보이며 시장 점유율 확대에 나서고 있다.LG이노텍은 '넥슬라이드'를 통해 전장시장 공략에 적극적이다. 차량 조명 모듈을 '조 단위' 사업으로 육성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넥슬라이드는 모양이 휘어지는 플렉서블 입체 조명 모듈로 차량의 외장을 비롯해 조명을 사용하는 다양한 곳에서 사용되고 있다.넥슬라이드는 지난 10년간 연평균 매출 47%의 성장률을 보이며 LG이노텍 전장부품사업의 주력 제품으로 거듭났다.이에 LG이노텍은 5년안에 전장사업 매출을 5조원까지 끌어 올리겠다는 방침이다. LG이노텍의 연간 전장 사업 매출은 광학솔루션 사업의 차량용 카메라를 포함해 2조원 수준으로 전체 매출 대비 10%의 비중을 보이고 있다.글로벌 시장 조사기관 '리포트 인사이트(Reports Insights)'에 따르면 세계 자동차 조명 시장은 2030년까지 320억8000만달러(42조4500억원) 규모로 성장이 점쳐지고 있다. 때문에 LG이노텍의 캐시카우로 자리잡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문혁수 LG이노텍 대표는 지난 3월 정기주주총회 이후 기자들과 만나 전장 사업 매출을 5년 안에 5조원으로 늘리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문 대표는 "전장 관련 사업에서 2조원 정도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며 "수주 잔고 등을 감안하면 5조원도 가능한 목표"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