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3조3천억원 순매수…외인 순매수 상위 3위밸류업 정책 발표 이후 거센 '사자'…외국인 보유비율 41% 기록호실적·주주환원책·인도 IPO 등 상승 모멘텀…노조 파업은 부담
  • 현대차 주가가 연일 52주 신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꾸준한 주가 상승의 주역은 단연 외국인 투자자다. 증권가에선 안정적인 실적을 기반으로 한 주주환원 정책 확대, 인도법인의 기업공개(IPO) 등 모멘텀을 통해 주가가 추가적으로 상승할 것이란 기대가 나온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13일까지 외국인들은 현대차를 3조3345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외국인 투자자 순매수 상위 3위다. 

    외국인 투자자의 매수세가 급격히 유입되기 시작한 건 정부의 밸류업 정책이 발표되면서다. 이들은 밸류업 정책이 발표된 1월 25일 이후 93거래일 중 69거래일을 현대차를 사들였다. 

    1년 전 32%대였던 외국인 보유비율은 지난 13일 기준 40.8%로 9%포인트 가까이 늘었다.

    외국인들의 매수세는 최근 5년간의 매수 행보와 비교해봐도 두드러진다.

    지난 2019년(-1조4552억 원), 2020년 (-2조2857억 원), 2021년(-1조1928억 원) 현대차에 대해 '팔자' 행진을 이어가던 외국인은 지난 2022년(1510억 원), 2023년(1조8027억 원)엔 순매수 행보를 보였지만 이를 합쳐도 올해 6개월간 순매수액 3분의 2 수준에도 못 미친다.

    외국인의 폭풍 매수세에 따라 주가도 날개를 달았다. 

    현대차는 외국인이 올 들어 두 번째로 가장 많은 매수세가 유입된 지난 5월 22일(2337억원) 9% 넘게 오르며 장대양봉을 그렸다. 이후 등락을 거듭하며 숨을 고르다가 지난 13일엔 장 중 주가가 28만1000원까지 오르며 52주 최고가를 경신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투심을 자극한 건 견조한 실적과 이에 따른 주주환원 기대감이다. 

    지난 1분기 어닝 서프라이즈에 이어 2분기 실적도 호실적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 시장 수요가 늘면서 실적 전망이 밝게 점쳐진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1일 발표한 '2024년 5월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자동차 수출은 전년 동기 대비 4.8% 증가한 64억9000만 달러로 역대 5월 중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현대차의 올해 2분기 예상 영업이익은 4조277억 원으로, 지난해 2분기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4조 원을 넘길 전망이다.

    김준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현대차의 경우 2·4분기에도 실적 호조가 예상된다"며 "원재료 투입 가격 하락, 판매량 증대, 우호적 환율 환경 지속 등을 통한 자동차 부문 수익성 개선이 실적 호조를 이끌어갈 것"이라고 분석했다. 

    안정적인 실적과 보유 현금을 바탕으로 한 주주가치 제고 방안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현대차의 현금성 자산 규모는 15조8000억 원으로 역대 최대 수준이다.

    이병근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추가 주주환원 정책이 나올 가능성이 높고, 이에 따른 기대감이 점차 올라올 것"이라며 "장기적으로 현대차는 주주환원율을 40%까지 끌어올릴 전망"이라고 말했다.

    인도법인 IPO 시 기업 가치 재평가와 자산 증대 효과가 주가에 반영될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최근 블룸버그통신 보도에 따르면 이달 중 인도법인 IPO를 신청하고 연말까지 상장할 계획이다. 

    현대차는 이번 IPO를 통해 약 25억달러를 조달할 계획이다. 이는 2022년 인도생명보험공사 2060억루피 규모 IPO에 이어 인도 증시 사상 최대 규모 자금 조달이 될 전망이다.

    김광수 LS증권 연구원은 현대차는 인도법인 IPO를 통해 3조∼4조원을 조달할 것"이라며 "당기순이익 기준 인도 사업부 비중은 8% 수준으로, 상장 시 지분 희석 우려보다는 30조원 규모의 자회사 상장을 통한 현대차 기업 가치 재평가와 자산 증대 효과가 주가에 반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강성 노조는 주가 상승에 부담을 주고 있다.

    지난 13일 현대차 노조는 이날 울산공장에서 열린 8차 교섭에서 올해 임협 결렬을 선언했다. 회사는 노조 측에 기본급 10만1000원 인상, 경영성과급 350%+1450만원 지급 등이 담긴 올해 첫 제시안을 전달했지만 노조는 이를 거부하고 곧바로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을 신청하는 등 파업 수순에 들어갔다.

    이날 장 중 신고가를 뚫었던 주가는 임금협상 과정에서 협상 결렬을 선언했다는 소식에 하락 마감했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잦은 노조 파업은 외국인 투자자에게 부정적인 신호를 줄 수 있다"면서 "이는 한국 노동 환경에 대한 불확실성을 높여 외국인들의 투자 의욕을 저하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