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2025년 최저임금 관련 중소기업계 기자회견10개 업종 대표 첨석. "업종별 최저임금 구분 필요"올해 최저임금 시간당 9860원. 노동계 1만2500원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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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도 최저임금 법정 심의기한이 임박한 가운데 중소기업 업계가 대국민 호소에 나섰다. 내수부진과 물가상승 등 최악의 상황에 직면하면서 일부 업종은 현재 최저임금 수준도 감당하기 어렵다는 현장 목소리를 전한 것.중소기업중앙회는 27일 ‘지불능력 고려한 2025년도 최저임금 결정 촉구 대국민 호소 기자회견’을 개최했다.이번 기자회견은 2025년도 적용 최저임금 심의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최저임금 지급 당사자인 중소기업·소상공인 현장의 목소리를 전달하기 위해 열렸다.이날 기자회견에는 ▲한국전기에너지산업협동조합 ▲한국디지털출력복사업협동조합 ▲한국주요소운영업협동조합 ▲부산청정표면처리사업협동조합 ▲한국철근가공업협동조합 ▲한국교육IT서비스업협동조합 ▲한국수퍼마켓협동조합연합회 ▲한국인터넷PC카페협동조합 ▲서울경인가구공업협동조합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 등 10개 업종 대표들이 참여했다.업종 대표들은 지불능력이 취약한 업종에 최저임금을 구분 적용하고, 소기업·소상공인들의 최악의 경영사정을 고려해 최저임금을 현재 수준으로 결정할 것을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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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은 호소문에서 “하루가 멀다하고 오르는 금리와 물가에 내수부진이 계속되면서 코로나19 시기보다 더 힘든 날을 보내고 있다”면서 “지금 중소기업·소상공인의 체감경기는 최악이며 역대급 경영난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이어 “소기업·소상공인은 지금의 최저임금 수준도 감당하기 힘들 정도로 어려운 여건에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면서 “최저임금 지급 주체의 경영실적을 감안해 내년도 최저임금은 현재 수준으로 유지돼야 한다”고 주장했다.올해 최저임금은 시간당 9860원이며, 노동계에서는 26.7% 상승한 1만2500원을 내년 최저임금으로 제시했다. 반면, 중소기업계는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입장이다.앞서 이달 2일 중기중앙회가 중소기업 60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중소기업 최저임금 관련 애로실태 및 의견조사’ 결과에서 중소기업의 61.6%는 최저임금 인하 또는 동결해야 한다고 응답했다.2~3% 인상은 23.5%, 1% 내외 인상은 8.7%로 집계됐다. 최저임금 인하 또는 동결 응답은 연 매출액 10억원 미만 기업에서 68.0%, 서비스업에서 64.5%로 조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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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기자회견에서도 업종별 대표들은 현장에서 겪는 어려움을 토로했다.심상백 전국편의점가맹점협회 공동대표는 “편의점은 인건비가 오른다고 판매가격을 올릴 수도 없다”면서 “적자를 안 보려면 결국 사장이 일을 더 많이 하는 수밖에 없어 짜투리 시간에 일하려는 주부, 어르신들도 뽑을 수 없는 게 현실”이라고 언급했다.이정우 서울경인가구공업협동조합 이사장도 “알리, 테무 등 중국 e-커머스가 들어오면서 저가 수입가구와의 가격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면서 “원가가 올라도 사실상 가격을 올릴 수 없는 상황에서 최저임금이 오를 때마다 문 닫는 가구업체들이 늘고 있다”고 밝혔다.한편, 올해 최저임금 법정 심의 시한은 이달 27일이다. 하지만 아직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률에 대한 논의는 시작되지 못했다. 이에 따라 시한 내에 결론이 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앞서 민주노총 조합원 23명은 지난 26일 서울노동청 건물 안에서 ‘최저임금 차별적용 폐지’ 기습 집회를 벌이다가 체포되기도 했다.이재광 중기중앙회 노동인력위원장은 “요즘 정말 힘들다는 기업인들이 많다”면서 “업종마다 다른 특성과 지불능력을 고려해 최저임금을 구분 적용하는 상식이 올해에는 꼭 통하기를 바라며, 합리적인 수준에서 최저임금이 결정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