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롯데손보 실사서 인수 부적합 판단동양‧ABL생명 인수 검토 주력…타 보험 매물은 적체동양‧ABL생명 인수가 3조 중반, 과도한 가격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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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지주가 비은행 강화를 위해 손해보험 대신 생명보험을 택했다.롯데손해보험 본입찰을 철회하는 대신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패키지 인수로 가닥을 잡은 것이다.롯데손보의 또 다른 인수 후보로 꼽혔던 하나금융지주 역시 롯데손보 본입찰에 불참했다.보험 인수합병(M&A)의 큰손으로 불리는 우리금융이 보험사 매물을 놓고 ‘선택과 집중’에 나서면서 보험사 매물 적체 현상이 지속될 거란 우려가 나온다.우리금융은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그룹의 비은행 경쟁력 강화 방안의 일환으로 롯데손해보험 지분 인수를 검토했으나 인수를 추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우리금융, 실사해 보니 매력 떨어져… 배임 이슈도 걸림돌우리금융은 롯데손보 실사를 통해 시장 가격, 현재 경영 상황, 미래 성장 가능성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결과 인수 대상으로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했다.롯데손보의 올 1분기 당기순이익은 409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27.5% 감소했다. 지난 2022년엔 99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으나 지난해에는 301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 1년새 이익 규모가 4000억원 늘었다.그러나 PBR(주가순자산비율)이 0.94배로 삼성화재를 제외한 다른 손해보험사들의 PBR(0.4~0.6배 수준)과 비교하면 다소 높다는 지적이 나왔다.매각에서 발을 뺀 주요인은 가격이다.롯데손보의 최대주주인 JKL파트너스측은 매각가로 2조~3조원을 희망했으나 우리금융은 1조원대 초중반 수준의 가격을 제시할 것이란 예측이 유력했다.임종룡 우리금융 회장도 회사 경영에 재무적 부담을 안기고 기존 주주의 이익을 해치는 M&A는 하지 않겠다며 ‘오버페이(과도한 가격 제시)’는 없다고 강조해왔다.롯데손보 인수에 높은 인수가격을 제시할 경우 이를 추진한 임종룡 회장이 향후 배임 논란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점도 본입찰 불참 이유로 꼽힌다.업계에서는 롯데손보의 새 주인은 외국계 투자자가 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본입찰에는 국내 금융사는 불참했으며, 외국계 사모펀드 몇 곳만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관심은 동양‧ABL생명 인수로… 여타 보험 매물은 적체보험시장 매물 중 우량하다는 평가를 받는 롯데손보가 본입찰 흥행에 참패하면서 매각을 준비하는 보험사들의 고심은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보험권 매물로는 롯데손보 외에도 MG손해보험, KDB생명, BNP파리바카디프생명 AIA생명 메트라이프생명 악사손해보험 등이 물망에 올랐다.그러나 우리금융이 롯데손보 대신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패키지 인수로 돌아서면서 매각을 추진 중인 다른 보험사들은 매각 전략 수정 등 대응 방안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우리금융은 당분간 동양생명‧ABL생명 인수 검토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두 생보사에 대한 실사를 통해 구체적 매각 가격을 제시할 방침이다.시장에서는 동양‧ABL생명 인수에 대해 ‘가격만 괜찮다면 성장의 기회’라고 평가했다.이홍재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우리금융지주 입장에서 RWA(위험가중자산)와 인수가에 따른 염가매수차익 등을 감안하면 보험(동양‧ABL생명)사 인수시 희망 인수가격은 3조원 중반일 것”이라고 추정했다.그는 "향후 기존 투자 지분 매각, RWA 관리 계획 등에 따라 다를 수 있으나, 목표 보통주자본비율(CET1) 비율 12%를 전제로 했을 때 3조원 중반이 상한선일 것으로 추정된다"이라고 부연했다.그러면서 "인수가가 3조원대 초반이면 주가순자산비율(PBR)은 약 0.9대, 경영권 프리미엄 50% 가정 시 0.5대 수준으로 시장점유율이나 시장금리 레벨의 변화 등을 감안했을 때 이는 과도한 가격이 아니라고 판단된다"고 분석했다.한편 우리금융은 롯데손보 본입찰은 포기했으나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중장기 관점에서 손보사 매물을 물색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