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우 공급과잉으로 산지가격 평년보다 크게 감소한우 수급단계 2년째 '심각' 단계한우농가 "생산비 부담 큰데 산지가격은 하락… 정부 대책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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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년 넘게 한우 도매가 하락세가 이어지며 전국 농가의 시름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다수 농가는 적자생존을 거듭하고 있는 현실을 감당할 수 없다며 정부에 한우산업 안정화를 촉구하는 대규모 시위를 강행할 예정이다.3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 농업관측센터 축산관측에 따르면 한우 산지가격(암송아지 6~7개월령)은 지난 4월 기준 마리당 227만5000원으로 전년 대비 4.5%, 평년 대비 27.1% 하락했다.수송아지 산지가격은 339만3000원으로 전년 대비 5%, 평년 대비 15.1% 감소했다.도매가 역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4월 거세우 도매가격은 1kg당 1만7468원으로 전년 대비 3.1% 하락했고 5월은 1만6848원으로 전년보다 7% 가량 급락했다.농경연은 올해 4분기까지 거세우 도매가가 전년보다 하락한 1만7000~1만8000원대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 중이다.배경은 한우 도축마릿수 증가로 인한 공급 과잉이다. 올해 한우 도축 마릿수는 전년 대비 4.9% 증가한 97만5000마리 내외로 전망된다. 1분기에만 25만3000마리 한우가 도축됐다. 전년 대비 10% 증가한 수치다.한우 수급 조절 매뉴얼 상 수급단계는 이미 지난해부터 '심각' 단계다. 한우 수급단계는 ▲안정 ▲주의 ▲경계 ▲심각 4단계로 나뉘는데, 이 중 심각은 가장 부정적인 단계로 '수급 불균형으로 농가의 소득손실이 발생하는 단계'를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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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농가에서는 속수무책으로 무너지고 있는 한우산업을 견딜 수 없다며 정부에 법적 장치를 마련하라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전국한우협회 측은 "고물가·고금리·고환율로 폭등한 생산비 대비 한우 도매가격이 하락해 소 1마리 출마마다 약 230만원 이상의 적자가 누적되는 절망적인 상황이 2년 넘게 지속되고 있다"고 호소했다.도매가는 폭락 중이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여파로 사룟값이 폭등하면서 한우 생산비 부담은 증폭했다는 설명이다. 축산업계에 따르면 한우 사룟값은 2019년 대비 지난해 40% 이상 올랐다.협회를 필두로 한 전국 한우농가 약1만2000여명은 3일 오후 1시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역 2번출구에서 한우 반납 투쟁 집회를 연다. 버스 300대, 소 반납차량 등을 동원해 한우반납 시위에 나서겠다는 의지다.한우협회는 집회에 앞서 ▲한우법(지속가능한 한우산업 지원법) 제정 ▲한우암소 2만두 긴급 격리(수매 대책 수립) ▲사료가격 즉시 인하 ▲사료구매자금 등 정책자금 상환기한 연장 및 분할상환 ▲긴급 경영안정자금 지원 등 주요 5대 요구사항과 ▲최저 생산비 보장 대책 마련 ▲2025년 농업(한우) 예산 확대 ▲산지가격-소비자가격 연동제 시행 ▲수입축산물 무역 장벽 마련 등 추가 요구사항을 발표했다.민경천 전국한우협회장은 “윤석열 대통령님이 소중한 한우를 직접 비싼 사룟값과 농가의 정성으로 키워보길 바라는 마음에 소를 끌고 아스팔트로 나가기로 했다”며 “경찰이 한우반납차량 진입을 통제한다고 알려왔지만, 한우농가의 외침이 더 크게 울려퍼질 수 있도록 한우반납을 강행한다”고 밝혔다.이어 “후손에게 안정된 한우산업을 물려주고 활기찬 농업농촌을 가꿀 수 있도록 법적 제도적 안정장치 마련에 적극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