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조만간 '건설자재 수급관리 협의체' 개최건설업계, 유연탄 가격 하락 등 인하 논리 펼쳐시멘트업계 "협의체, 사실상 가격 인하하라는 압박" 반발출하량 감소, 업황 불황, 환경시설 투자 "인하 여력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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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멘트 가격을 두고 시멘트업계와 건설업계 간 ‘전운’이 고조되고 있다. 건설업계는 유연탄 가격 하락 등을 반영해 시멘트 가격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시멘트업계는 불황으로 인한 출고량 감소 등을 감안하면 가격 인하 여력이 없다는 입장이다.8일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건설 자재 수급관리 협의체’를 조만간 개최해 시멘트 가격 등의 사안을 논의할 예정이다.협의체에는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 ▲산업통상자원부를 비롯해 ▲대한건설자재직협의회(건자재) ▲한국시멘트협회 ▲레미콘공업협동조합연합회 등이 참여할 것으로 알려졌다.앞서 건자회는 지난달 쌍용C&E, 한국레미콘공업협회 등에 시멘트 가격 협상을 요청하는 내용의 공문을 발송했다.건자회 등 건설업계는 시멘트 가격 인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시멘트 가격은 2021년 톤당 7만8800원에서 지난해 11월 11만8400원으로 50% 상승했다.건설업계는 시멘트 가격에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유연탄 가격의 하락을 이유로 내세웠다.유연탄 가격은 2022년 하반기 444 달러까지 상승했다가 최근 100 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또한 시멘트업계가 올해 1분기 호실적을 거둔 점도 언급했다.반면, 시멘트업계는 불황으로 인해 가격 인하 여력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게다가 정부가 협의체를 통해 가격 논의의 장을 마련한다고 하지만 사실상 시멘트 가격을 내리라는 압박을 할 것이라고 항변하고 있다.한국시멘트협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시멘트 수요는 전년동기 대비 15% 이상 감소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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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분기 출하는 13.4% 줄었지만 6월 들어 20% 이상 감소하는 등 2분기 수요 하락폭이 더욱 커지면서 하반기 위기 상황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일각에서는 현 추세라면 연간 시멘트 출하량이 지난해보다 20% 이상 급감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또한 유연탄 가격이 하락세를 보였지만 그동안 전기요금이 올라 상쇄됐다고 반박했다.시멘트업계 관계자는 “3분기 전기요금은 동결됐지만 4분기 추가 인상 가능성이 있다”면서 “글로벌 공급망 불안에 따른 원자재 수급 불안정도 우려되며, 탄소저감을 위한 시설 투자에 대규모 자금이 필요해 현실적으로 가격을 인하하기 어렵다”고 말했다.게다가 시멘트 가격이 전체 공사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지만 공사비 상승의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고 항변했다.시멘트업계 관계자는 “최근 공사비용 증가는 광주 화정 아이파크 붕괴 등의 여파로 안전 공사를 위한 공기 지연, 인건비 상승 등이 주 원인”이라며 “시멘트업계에 이를 전가하는 건 부당한 처사”라고 강조했다.한편, 최근 레미콘 운송노조의 무기한 휴업과 운송 재개, 운송비 협상도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레미콘 1회 운송료는 2022년 5만6000원에서 6만9700원으로 24.5% 인상됐다. 노조가 휴업을 철회하고 레미콘 업체들과 협상에 나선 가운데 운송료는 7만원을 넘는 선에서 합의될 것으로 예상된다. 레미콘업계의 부담이 커지면서 시멘트 업계에 가격 인하를 요구할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