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DA, 세 번째 알츠하이머 치료제 '키순라' 승인초기 알츠하이머 증상에만 효과, 뇌부종·뇌출혈 등 부작용 예상'비만약' GLP-1의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 가능성도 주목국내 아리바이오, 젬백스, 디앤디파마텍, 차바이오텍 등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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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최근 3년 새 3종의 알츠하이머 치료제를 신약으로 승인하면서 '난공불락'으로 여겨졌던 알츠하이머가 정복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하지만 여전히 더 안전하고 효과적인 알츠하이머 치료제에 대한 수요가 높은 상황이어서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에게도 시장 진입 기회는 열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FDA는 지난 2일 일라이릴리의 '키순라(성분 도나네맙)'를 초기 알츠하이머 치료제로 승인했다.

    키순라는 알츠하이머를 유발하는 원인으로 지목받는 단백질 '아밀로이드 베타'를 제거하는 방식으로 작용하는데 인지기능 저하 속도를 35% 지연시킨다는 임상 3상 시험 결과를 확보했다.

    키순라는 바이오젠·에자이제약이 공동개발한 '아두헬름(성분 아두카누맙)', '레켐비(성분 레카네맙)'에 이어 세 번째로 FDA 승인을 받은 알츠하이머 치료제다.

    아두헬름은 2021년 FDA로부터 조건부 승인을 얻은 최초의 알츠하이머 치료제지만 효능과 부작용 논란이 지속 제기되면서 상용화가 중단됐다.

    2023년 FDA 정식 승인을 받은 레켐비는 지난 5월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로부터 품목허가를 받아 국내 출시도 앞두고 있다. 미국과 일본, 중국에 이어 세계 네 번째로 승인받았다.

    FDA 허가를 받은 키순라와 레켐비 모두 초기 알츠하이머 증상에만 효과가 있고 뇌부종, 뇌출혈 등의 부작용이 예상되는 데다 근본적인 치료제가 되지 못한다는 한계점이 있어 알츠하이머 신약에 대한 미충족 수요는 여전한 상황이다.

    당뇨약으로 개발이 시작된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이 비만약을 넘어 알츠하이머 치료제로 개발될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릴 정도다.

    영국 옥스퍼드대학교는 최근 노보노디스크의 GLP-1 기반 당뇨치료제 '오젬픽(성분 세마글루타이드)'이 머크의 당뇨치료제 '야누비아(성분 시타글립틴)'보다 치매위험을 48% 낮춘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위고비(성분 세마글루타이드)' 개발사 노보노디스크도 알츠하이머 환자를 대상으로 GLP-1을 투여하는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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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서는 아리바이오, 젬백스앤카엘(젬백스), 디앤디파마텍, 차바이오텍 등이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에 도전 중이다.

    아리바이오는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에서 'AR1001' 임상 3상 시험을 진행하고 있어 국내 기업 중 가장 빠른 알츠하이머 신약개발 속도를 보이고 있다. 연내 환자 등록을 마치고 내년 말 약물 투여를 완료하는 게 목표다.

    AR1001은 초기 알츠하이머 환자의 치매 진행을 억제할 뿐만 아니라 환자의 기억력과 인지기능을 높이는 다중기전으로 작용하며 경구(먹는)제형으로 개발되고 있다.

    올 3월 중국 제약사에 계약금 1200억원을 포함해 총 7억7000만달러(1조200억원)에 AR1001의 중국 내 독점 판매권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국내서는 삼진제약과 협력해 AR1001의 임상 3상 시험 시작을 준비하고 있다.

    젬백스는 관계사 삼성제약과 함께 경증 및 중등증 알츠하이머 환자를 대상으로 한 'GV1001'을 개발 중이다. 글로벌 임상은 젬백스가, 국내 임상은 삼성제약이 각각 맡고 있다.

    젬백스는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임상 2상 시험을 진행 중이며 삼성제약은 지난해 12월 젬백스로부터 국내 개발 및 판권을 확보한 뒤 올 3월 식약처로부터 국내 임상 3상 시험계획 변경 승인을 받아 임상 3상 시험 시작을 앞두고 있다.

    GV1001은 항노화 및 신경세포 보호, 신경 염증 억제 기전을 보유한 신약 후보물질로, 젬백스는 알츠하이머뿐만 아니라 진행성 핵상마비, 췌장암, 전립선비대증 등의 적응증으로 개발 중이다.

    이밖에 디앤디파마텍이 GLP-1 기반 'NLY01' 글로벌 임상 2상 시험을, 차바이오텍이 줄기세포 기반 'CB-AD-02'의 임상 1/2a상 시험을 진행 중이다. 한국비엔씨는 덴마크 제약사 케리야가 현재 임상 1상 시험 중인 GLP-1 기반 'KP404', 'KP405' 후보물질 2종의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5개국(싱가포르·태국·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독점 판권을 확보했다.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에 따르면 글로벌 알츠하이머 치료제 시장은 2021년 17억3700만달러(2조4000억원)에서 2027년 338억7200만달러(46조8400억원)로 연평균 약 64%씩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