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와 '궤' 같이… 내연기관 옹호론자지난해 "전기차 보조금 7500$→내연기관 지급" 주장"전기차는 중국 좋은 일만" 비판도K-전기차, 배터리 이중 눈치 봐야할 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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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전 대통령의 러닝메이트(부통령 후보)로 결정된 J.D. 밴스 상원의원이 강성 내연기관 옹호론자로 확인됐다. 미국 전기차 시장에 막대한 투자를 감행한 한국 완성차 및 배터리 기업들은 트럼프뿐만 아니라 부통령 후보까지 눈치를 보게 됐다.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밴스 부통령 후보는 지난해 전기차에 지급되는 보조금 7500 달러를 내연기관 자동차에 지급하자는 내용의 'Drive American Act' 법안을 발의한 것으로 알려졌다.법안을 발의할 당시 그는 "바이든 정권이 보조금 수조 원을 해외에서 만든 전기차에 쏟아붓고 있다"며 "보조금은 다름아닌 오하이오 근로자들에게 지급돼야 하며, 중국이 일자리를 뺏어가고 있는 전기차 망상에 지급되선 안 된다"고 강력하게 주장했다.법안 발의 1주일 전 작성한 기고문에서도 그는 전기차에 대한 적개심을 드러냈다.기고문에선 그는 "포드, 쉐보레, 크라이슬러 로고를 단 전기차라도 핵심 부푼은 중국산일 것"이라며 "중국이 글로벌 전기차 공급망, 특히 핵심 광물 및 배터리 공급망을 지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이어 "미국 3대 완성차 업체들 중 2곳이 전기차 때문에 막대한 손실을 입고 있다"며 "예를 들어 포드는 전기차를 한 대 팔때마다 3만2000달러 손해를 보는데, 이로 인해 근로자들에게 돌아갈 임금과 일자리는 줄어들고, 소비자들이 부담해야할 가격은 올라가고 있다"고 덧붙였다.트럼프 전 대통령이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폐기하겠다고 수차례 공헌한 데 이어 러닝메이트인 밴스 부통령 후보의 과거 행보까지 밝혀지면서 K-배터리의 고심은 깊어질 전망이다.산업연구원이 최근 발표한 '미국 대선 결과에 따른 한국 배터리 산업 리스크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할 경우 미국 배터리 시장 점유율 42.4%를 차지하는 K-배터리의 투자 위축과 실적 악화가 닥칠 전망이다.보고서는 트럼프가 11월 대선에서 승리한 후 IRA 지원 규모가 축소되고 전기차 보급 속도가 늦춰진다면 미래 이익을 기대하며 단행한 국내 기업의 미국 내 투자의 전면적인 재조정이 불가피해질 것으로 예상했다.또한 트럼프 재집권 시 국내 배터리 기업의 미국 시장 성과도 악화할 것으로 우려했다. IRA 배터리 요건과 생산세액공제(AMPC) 시행으로 인한 판매량 증가, 수익 증대 등 기대했던 IRA 효과를 거두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미국은 IRA에 따라 현지에서 생산·판매하는 전기차 배터리 셀은 kWh당 35달러, 모듈은 kWh당 10달러를 지원하거나 세금을 줄여주고 있다.국내 업체들은 바이든 행정부가 도입한 IRA 보조금 제도에 맞춰 미국 현지에 수조원을 들여 대규모 생산공장을 짓고 있다. 많은 생산시설을 보유하고 가동에 나선 만큼 AMPC 효과로 매년 수천억원 이상 혜택을 받고 있다.이같은 상황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해 IRA 청정차량 구입 보조금을 조정할 경우 현지에 진출해있는 한국 기업들의 피해가 불가피하다.다만 신중론도 제기된다. IRA 도입 후 확정 발표된 총 투자액 3460억 달러(약 480조5940억원) 중 공화당 의원 지역구에 78%가량이 배정돼있다는 것을 고려해야한다는 시각이다.IRA는 지역 경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에 트럼프 행정부의 뜻대로 지역구 의원들이 움직이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이다.이 때문에 IRA의 전면 폐기보다 지역구에 상대적으로 영향이 작은 R&D(연구개발) 지원·대출 프로그램 축소, 가이드라인 수정 입법 등으로 변화를 줄 것이라는 의견도 나온다.산업연은 "우리가 대규모 투자를 단행한 미시간·오하이오·조지아 등 미국 내 7개 주에 대해서는 한국 기업의 투자가 해당 지역경제에 미친 영향을 분석해 향후 IRA 폐지안 또는 신규 시행 지침안에 대한 협상 시 레버리지로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