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세론 퍼진 증시…2차전지 섹터 리스크 커2거래일간 KRX 2차전지 지수 6% 급락올 들어 개인 순매수 상위에 배터리株 대거 포진…조 단위 베팅증권가 "실적 전망치 반등 확인 후 투자" 조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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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의 피격 사건 이후 증시에도 트럼프 대세론이 퍼지고 있다. 증권가에선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 시 가장 타격을 받을 업종으로 2차전지를 꼽고 있어 그간 섹터의 반등을 노리고 물타기에 나섰던 개미 투자자들은 좌불안석이다.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LG에너지솔루션, 에코프로비엠 등 2차전지 관련주로 구성된  'KRX2차전지 톱(TOP)10' 지수는 지난 15~16일 6% 하락한 3936.74포인트로 마감했다. 

    코스피 지수가 2거래일 연속 상승하는 동안 유독 2차전지 종목들은 큰 하락세를 기록했다.

    에코프로머티는 8.04%, 에코프로비엠은 6.39%, 에코프로에이치엔과 에코프로도 각각 4.64%, 3.94% 하락했다. 

    포스코DX(-6.20%), 포스코엠텍(-4.76%), 포스코퓨처엠(-6.41%) 등 포스코그룹주는 물론 LG에너지솔루션(-7.10%), LG화학(-7.07%), 삼성SDI(-5.26%), 엘앤에프(-9.64%) 등 대부분의 2차전지주들은 약세를 보였다.

    이날 오전 10시 현재도 LG에너지솔루션(-1.59%), LG화학(-1.32%), 삼성SDI(-0.83%), 에코프로머티(-1.17%), 에코프로(-0.72%), 포스코퓨처엠(-0.98%) 등은 3일째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친환경 정책 축소 우려가 지속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대선 승리 시 리스크가 커지는 업종으로 2차전지를 꼽고 있다. 인플레이션 감축법으로 불리는 IRA 법안이 트럼프 재집권시 후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데 따른 것으로, 전기차 세금 혜택이 줄어 보조금 등이 축소되기 때문에 전기차 밸류체인 사업에 속한 국내 배터리 기업의 실적도 함께 위축될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전기차 수요 감소로 인한 실적 악화로 전고점 대비 30~40%, 많게는 절반 이상 하락한 2차전지 종목의 하반기 반등을 기대하며 적극적으로 물타기해온 개인 투자자들의 근심도 커질 수밖에 없다. 

    실제 올해 들어 개인 투자자들의 순매수 상위 종목에는 2차전지 관련주가 대거 이름을 올렸다. 개인 순매수 상위 7위권 내 2차전지 관련주가 5개종목이나 된다. 

    2, 3위 종목은 삼성SDI와 LG화학으로 개미들은 지난 6개월여간 1조4948억원, 1조428억원어치 사들였다. 엔켐, SK이노베이션과 LG에너지솔루션도 각각 4972억원, 4223억원, 3921억원어치 순매수하며 5~7위에 이름을 올렸다. 해당 5개종목의 순매수액만도 4조원에 달한다.

    증권가에선 하반기 국내 2차전지주에 대한 보수적 눈높이를 제시했다. 양극재 수출량이 작년에 비해 부진해서다.

    이용욱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제너럴모터스(GM)가 올해 판매량 목표치(25만대)뿐 아니라 내년 말 생산능력 목표치(연 100만대)도 지키지 못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친환경 정책에 부정적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재집권도 현실화하는 분위기"라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은 "2분기 실적발표회에서 기업이 제시하는 목표치가 시장의 우려보다 더 저조하다면 주가는 조정기를 맞을 것"이라면서 "양극재 수출량에서 확인할 수 있듯 국내 2차전지 업종에 대한 하반기 눈높이는 하향 조정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는 "주가 바닥을 예측하기보다 시장 기대치가 충분히 낮아지고, 주요 기업의 실적 전망치가 반등하는 시점을 확인한 후 대응하는 것이 편안한 전략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