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클라우드발 항공 시스템 마비 복구 완료향후 재발 방지 대책 마련 목소리 이어져멀티·자체 클라우드 도입 등이 대안으로 제시돼비용 등 현실적 제약으로 대책 마련 쉽지 않아
  • ▲ 19일 오후 제주국제공항 출발층 제주항공 발권카운터의 모습. ⓒ연합뉴스
    ▲ 19일 오후 제주국제공항 출발층 제주항공 발권카운터의 모습. ⓒ연합뉴스
    마이크로소프트(MS) 클라우드발 IT 대란이 진정 국면에 접어든 모양새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클라우드 서비스의 취약성이 다시 부각된 만큼, 향후 재발 방지를 위한 항공사의 고민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22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항공사의 IT 서비스는 지난 20일 오전 복구된 이래 정상 작동 중이다. 문제를 겪은 항공사들은 향후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위해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자체적으로 구축한 데이터 자동 저장 시스템을 통해 이번 항공 대란을 겪은 항공사 중 가장 빠르게 수속을 정상화할 수 있었다"며, "이에 더해 추가적인 대책을 검토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국내 MS 클라우드 서비스 이용률은 24% 정도로 높지 않다. 이 때문에 이번 사태로 인한 피해도 다른 국가에 비해 덜했던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하지만 클라우드 서비스의 구조적 취약성이 수면 위로 올라온 만큼, 향후 다른 클라우드 서비스에서 유사한 문제가 발생할 경우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17년 약 4시간 동안 이어진 아마존웹서비스(AWS) 장애로 전 세계 수만여 개의 웹사이트가 먹통이 됐다. 2020년에는 구글 클라우드도 1시간가량의 서비스 장애를 일으켰다.

    AWS를 이용해 이번 대란을 비켜갈 수 있었던 대한항공, 티웨이항공 등 다른 항공사들도 안심할 수 없다는 얘기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기업 차원의 대책으로 멀티 클라우드 도입, 자체 클라우드 구축 등이 거론되고 있다.

    지난 21일 보안업체 '안랩'의 창업자인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이번과 같은 IT 대란은 처음 있는 일이 아니다"라며 클라우드 서비스 이용 기업들에게 "시스템 장애로부터 서비스 연속성을 확보할 수 있도록 서비스 분산과 이중화, 서비스 유지를 위한 '플랜 B' 등을 갖춰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러나 항공사들이 이와 같은 대안들을 현실화하기엔 적지 않은 제약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자체 클라우드의 경우 구축부터 유지·보수까지 막대한 비용을 필요로 한다. 멀티 클라우드도 타사 클라우드를 추가적으로 도입하는 데 따른 비용을 감수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대안들을 채택하려면) MS 등 기존에 클라우드 서비스를 제공 중인 업체들과의 논의가 필요하다"며 "당장 현실화할 수 있는 대안이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19일 MS 클라우드 서비스 장애가 전 세계 항공업계를 덮쳤다. MS 클라우드 서비스 기반 승객 서비스 시스템 '나비테어(Navitaire)'를 사용하는 국적 저비용항공사(LCC) 제주항공, 에어프레미아, 이스타항공도 타격을 피할 수 없었다.

    이번 사태로 이들 항공사의 항공권 예약 및 발권 시스템이 마비되면서, 공항에선 수기 발권 체크인을 진행하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에 항공편 지연까지 속출해 이용객들은 큰 불편을 겪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