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일주일간 KODEX레버리지 1909억 순매수…기관은 순매도기관, 같은 기간 인버스 ETF 대량 순매수…지수 하락에 베팅美 정치적 불확실성에 변동성 지속…"방어적 접근 필요"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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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정치적 불확실성에 국내 증시가 좀처럼 힘을 쓰지 못하는 가운데, 주가지수의 추가 상승 여부를 놓고 개인과 기관 투자자의 전망이 엇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투자자는 레버리지 상장지수펀드(ETF)를 순매수하며 추가 상승을 기대하는 반면, 기관은 인버스 ETF를 사들이며 '코스피 하락'에 베팅하는 모양새다.

    2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5일부터 전날까지 일주일 동안 개인은 'KODEX레버리지' ETF를 1909억 원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기관 투자자는 해당 ETF를 1805억 원가량 순매도했다.

    해당 ETF는 코스피200 지수의 일일 수익률을 두 배로 추종하는 상품으로, 지난 5월 말 이후 약 2개월여 만에 가장 큰 순유입 규모를 기록 중이다. 올해 초 코스피가 저조한 성과를 보이며 많은 자금이 순유출됐으나 최근 들어 재차 개인의 자금이 몰리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은 코스닥 시장에서도 지수 상승을 내다봤다. 개인은 코스닥150 지수 움직임을 두 배로 추종하는 'KODEX 코스닥150레버리지'를 일주일간 2856억 원가량 순매수했다.

    반면 기관 투자자들의 자금은 지수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ETF에 몰렸다. 

    기관은 코스피200 선물지수를 두 배로 역 추종하는 'KODEX 2X선물인버스'를 일주일간 무려 3545억 원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개인이 해당 ETF를 3798억 원 팔아치운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기관은 이밖에 ▲코스닥150선물인버스(369억 원) ▲KODEX 인버스(588억 원) ▲TIGER 200선물인버스2X(9억 원) 등 다양한 ETF들을 사들이면서 지수 하락 전망에 힘을 실었다.

    당초 증권가에선 국내 증시가 외국인들의 매수세에 힘입어 하반기 상승세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일부 증권사 전문가들은 하반기 코스피지수 예상치를 최고 3200으로 높이기도 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피습 사건이 벌어지고,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차기 대통령 선거에 나설 민주당 후보직을 사퇴하는 등 미국의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증시의 불확실성이 커진 모습이다.

    전문가들은 오는 11월 미국의 대통령 선거 전까지는 변동성이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실제 지난 16일 2866.09로 장을 마치며 2900선을 바라보던 지수는 이후 약세 흐름을 이어가며 2800선을 내준데 이어 현재는 2760대까지 내려앉은 상태다.

    이에 미국 대선 직전에 변동성이 커지는 흐름에 대비해 시장에 방어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반적으로 주식시장은 미국 대선 직전에 변동성이 커지는 경향이 있고, 지금도 그 과정"이라며 "코스피가 빠르게 하락하는 과정에서 하단을 더 열어둘 필요가 있다"라고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현재 코스피지수는 시장가치와 장부가치가 동일한 12개월 후행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 수준"이라며 "추가 하락 압력을 받는다면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 9배인 2650포인트도 볼 가능성이 없지 않다"라고 설명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 또한 "트럼프 트레이드는 그간 랠리에 따른 차익실현 욕구가 누적된 상황 속에서 발생한 정치 재료였다"라며 "트럼프의 당선 가능성이 크지만, 민주당 전당대회(8월 19일)와 11월 대선까지는 가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는 분위기가 조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미국 대선 이슈가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의견도 제시된다.

    조준기 SK증권 연구원은 "트럼프 발언의 증시 영향력이 높은 구간이 이어질 수 있으나 증시를 끌어내리는 이유로 작용하게 되는 시간은 길지 않을 것"이라며 "현재의 조정 장세를 빠르게 끝내줄 수 있는 요소는 이번 주에 더욱 본격화될 실적발표기간"이라고 분석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 또한 "정치적 이슈, 이벤트가 글로벌 금융시장, 주식시장의 추세와 방향성에 미치는 영향력은 제한적"이라며 "미국 대선까지 다양한 정치적 이슈와 이벤트에 대한 불확실성, 대선 결과에 따른 등락은 염두에 둘 필요가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펀더멘털 흐름"이라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