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범수 위원장, SM엔터 인수 시세조종 혐의로 구속카카오뱅크 대주주 자격 상실, CA협의체 쇄신 등 제동정신아 대표, 경영 정상화 부담 커져
  • ▲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 ⓒ뉴데일리 DB
    ▲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 ⓒ뉴데일리 DB
    카카오 창업자 김범수 CA협의체 경영쇄신위원장이 구속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정신아 대표를 필두로 지난해 10월에 시작한 그룹의 비상경영 체제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23일 서울남부지법에 따르면 한정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 22일 김 위원장에 대한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진행한 뒤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김 위원장은 지난해 2월 SM엔터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주가를 하이브의 공개매수가인 12만원보다 높게 설정·고정할 목적으로 시세조종을 벌인 혐의를 받고 있다. SM엔터 주식을 총 553회에 걸쳐 고가에 매수한 과정에서 금융당국에 주식 대량 보유 보고의무(5%)를 이행하지 않은 혐의도 있다.

    한정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전날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를 받는 김 위원장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연 뒤 이날 새벽 "증거인멸과 도주의 염려가 있다"며 검찰이 청구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다만 김 위원장의 구속영장 청구서에는 2월 28일 하루의 시세조종 혐의만 적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이 구속되면서 카카오 그룹 내 지배구조는 물론, 쇄신 작업이 물거품될 위기에 처했다. 카카오뱅크의 대주주 자격 상실을 비롯해 CA협의체 쇄신 작업, 주요 계열사 슬림화, AI 신사업 추진 등에 제동이 걸릴 전망이다. 총수 부재 속에서 이를 수습할 정 대표의 어깨도 무거워질 전망이다.

    우선 카카오 그룹 컨트롤타워인 CA협의체의 쇄신 작업을 진행해야 한다. 김 위원장이 CA협의체 공동 의장을 맡고 있는 데다가 경영쇄신위원장을 겸직하고 있는 상황에서 구심점이 사라지게 됐나는 점에서다. 김 위원장은 구속되기 직전 임직원 비상경영회의(임시 그룹협의회)를 소집하고, 그룹의 쇄신 작업을 비롯한 주요 경영 전략을 차질없이 진행할 것을 당부한 바 있다.

    카카오뱅크의 대주주 자격도 상실 위기에 처하면서 이에 대한 대응책도 마련해야 한다. 카카오는 한국투자증권과 동일하게 카카오뱅크 지분 27.17%를 보유하고 있는 최대 주주다. 인터넷은행 특례법에 따르면 산업자본(비금융주력자)이 인터넷은행 지분을 10% 초과해 보유하려면 최근 5년간 벌금형 이상 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어야 한다. 

    카카오의 미래 먹거리인 AI 로드맵을 흔들림없이 추진해야 하는 것도 주요 과제다. 최근 설립한 인공지능(AI) 전담 조직 '카나나'의 성장 동력을 마련해야 하는 것. 경영효율화 작업의 일환으로 핵심 계열사의 매각 및 인수합병(M&A) 등도 검토해야 한다. 카카오모빌리티 등 주요 계열사들의 기업공개(IPO)와 SM엔터를 앞세운 해외 시장 전략도 짜야하는 상황이다.

    카카오는 "현재 상황이 안타까우나, 정신아 CA협의체 공동의장을 중심으로 경영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