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진 GIO, 최수연 대표 소버린 AI 내세워AI 해외진출 방안, 모델 구축 비즈니스 연결디지털 주권, 자체 AI 확보 흐름타고 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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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이버 공식 인스타그램
    네이버 AI 전략이 주권 개념과 연결되는 ‘소버린 AI’로 귀결되고 있다. 미국 빅테크 기업들에 맞서 국가별 문화와 언어를 존중해야 한다는 당위성을 바탕으로 AI 사업 해외진출 전략과 맞물리고 있는 것.

    23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 경영진은 최근 공개 석상에서 소버린 AI를 강조하고 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대한상의 포럼에 참석해 소버린 AI를 내세웠다. 최 대표는 “소버린 AI는 네이버가 글로벌에서 어떻게 싸울지, AI 시대에 어떤 사업을 할지에 대한 고민의 답”이라고 말했다.

    소버린 AI란 지역·국가별 언어와 문화, 가치관 등을 반영한 거대언어모델(LLM)을 기반으로 해야 한다는 일종의 ‘AI 국가주의’로, 사용하는 자원도 현지에서 충당해야 한다는 의미까지 포괄한다. 해당 개념이 주목받는 이유는 빅테크 기업이 앞선 AI 기술을 바탕으로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는 위기의식이 커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생성형 AI는 영어권 데이터를 기반으로 해 서구 문화와 가치관에 편향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해진 GIO(글로벌투자책임자)는 지난 5월 서울 정상회의에 참석했는데, 여기서도 화두는 소버린 AI였다. 6월에는 미국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와 만나 소버린 AI 문제를 논의했다. 이 GIO는 “극소수 AI가 현재를 지배하게 되면 과거 역사와 문화에 대한 인식은 해당 AI의 답으로만 이뤄지고, 결국 미래까지 큰 영향을 미치게 된다”며 “많은 글로벌 국가들이 소버린 AI를 확보할 수 있도록 기술로 지원해 나갈 것”이라고 역설했다.

    네이버는 소버린 AI라는 방향성 하에 글로벌 각 지역의 문화와 언어에 최적화된 AI 모델 구축을 도울 계획이다. 무엇보다 자체 LLM ‘하이퍼클로바 X’를 통한 소버린 AI 구축 경험이 자산이다. 하이퍼클로바 X는 한국어와 한국의 사회, 문화 맥락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가졌다는 점에서 영어권 생성형 AI와 구분되는 소버린 AI로 분류된다.

    하이퍼클로버 X를 통한 글로벌 사업 확장을 모색하며 아시아와 비영어권 국가들 위주로 적용 사례를 확대하고 있다. 지난 3월 사우디 아람코와 제휴해 지역에 최적화된 소버린 클라우드와 아랍어 LLM 기반의 소버린 AI 개발에 나섰다. 5월에는 필리핀 인터넷 서비스 업체 ‘컨버지 ICT 솔루션즈’와 협약을 맺고 소버린 클라우드와 AI를 활용한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네이버의 소버린 AI를 활용한 글로벌 사업 전략은 디지털 주권과 자체 AI 확보 흐름을 타고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중국은 생성형 AI 보안지침을 통해 빅테크 기업의 생성형 AI 진출을 원천 봉쇄했다. 영국과 일본, 인도 등 국가들도 자체 AI와 LLM 개발을 위해 천문학적인 금액을 투자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네이버가 내세우는 소버린 AI의 당위성과 필요성에 대해 대체로 공감하는 의견을 피력했다.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소버린 AI는 글로벌 통용되는 AI를 개발하고 보급하는 것은 어려워진 상황에 현지화 전략을 추구한다는 면에서 의미가 있다”며 “다만 일본 라인야후 사태처럼 초기 진출은 가능하더라도 지속적으로 전략을 가져가는 것은 쉽지 않은 문제”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