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 AI 접목한 클라우드IDC·UAM 등 B2B 분야 사업 확장네이버, 사우디 AI 수익화 가동…카카오, 경영효율화 속 새판짜기 게임업계 공들인 대작 글로벌 정조준, AI 사업역량 강화
  • 2025년 을사년(乙巳年) 새해에는 푸른뱀의 기운을 받아 국내 정보통신기술(ICT) 업계의 글로벌 진출이 가속화될 전망이다. 인공지능(AI)을 필두로 한 특화된 서비스로 본격적인 영토 확장에 주력할 방침이다. 특히 빅테크와 전방위적인 합종연횡을 통해 AI 수익화의 결실을 맺는 데 집중하는 한 해를 보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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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통3사 AI B2B 신사업 확장… 글로벌 무대에서 수익화 창출

    30일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글로벌 AI시장 전체 규모는 연평균 성장률 29%를 기록하며 2028년에 6320억달러(약 9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국내 이동통신3사는 올해를 AI 수익화 원년으로 삼고 수익모델을 창출하는 데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AI를 접목한 클라우드, IDC(데이터센터), UAM 등 기업간거래(B2B) 분야의 신사업 확장에 방점을 찍은 것.

    이통3사가 연말에 단행한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에도 AI 성과 창출에 초점이 맞춰졌다. 

    SK텔레콤은 '통신'과 'AI'를 두 축으로 하는 7대 사업부 체계를 구축했다. 특히 B2B 사업은 '엔터프라이즈사업부', 'AIX사업부', 'AI DC사업부'로 재편, SK텔레콤-SK브로드밴드-SK C&C의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AI R&D센터'와 'AT·DT센터' 등 산재된 기술 조직을 결집해 AT·DT 실행력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KT도 'AICT' 기치 아래 조직개편을 진행했다. 우선 기업사업(B2B)을 총괄해 온 '엔터프라이즈(Enterprise)부문'에 AI 분야 융합사업을 담당했던 '전략·신사업부문'을 합쳤다. 그룹의 미디어 분야 사업 역량을 결집하고 총괄하기 위해 기존 '커스터머(Customer)부문' 산하의 '미디어플랫폼사업본부'는 분리해 '미디어부문'으로 신설했다.

    LG유플러스는 LG 경영전략부문장인 홍범식 사장을 신임 대표로 선임하면서 사령탑에 변화를 줬다. 수장 교체를 통해 AI 중심의 B2C·B2B 사업개발을 통한 신사업 확장을 꾀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그 일환으로 AI 기반 상품 및 서비스를 주도하는 'AI 에이전트 추진 그룹'을 신설하고, 최고인사책임자(CHO) 산하에는 'AX·인재 개발 담당'을 포진시켰다.

    특히 이통3사는 글로벌 빅테크들과의 협력 확대에 초점을 맞춘 효율적 조직개편을 진행했다. 국내가 아닌 글로벌 무대에서 AI 수익화를 극대화하겠다는 것.  

    SK텔레콤은 '글로벌 AI 컴퍼니' 전환이라는 목표 아래 AI에 연간 3000억원 규모를 투자할 계획이다. 글로벌 텔코 AI 얼라이언스(도이치텔레콤, e&, 싱텔, 소프트뱅크 등)와의 텔코 LLM 개발도 진행 중이다. 이달 중으로는 미국 GPUaaS 기업 람다와 가산 AI 데이터센터를 선보일 예정이다.

    KT도 마이크로소프트(MS)와 5년간 2조 4000억원(연간 약 4800억원)을 공동 투자한다는 로드맵을 공개했다. MS와 전략적 협업을 통해 올 상반기에 GPT-4o 기반 한국형 AI 모델을 개발하고, AI·클라우드 분야 전문 인력으로 구성된 'AX(AI 전환) 전문기업'을 출범하기로 했다. AI·클라우드 기술 연구의 중심 역할을 담당할 '이노베이션 센터'도 공동으로 설립한다는 계획이다.

    LG유플러스는 2028년까지 연간 4000억~5000억원 규모의 AI 투자를 단행한다. 온디바이스AI 반도체 기업 딥엑스와 손 잡고 LG유플러스의 소형언어모델(sLLM) '익시젠'을 접목한 AI 반도체를 개발 중이다. 포티투마루에 100억원 규모 지분투자를 통해 AI 솔루션 고도화 및 신규 서비스 출시를 위한 공동 연구개발도 진행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국내 이통사는 AI B2B 분야의 수익성 확보에 주력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며 "글로벌 빅테크와 연합전선을 구축해 독자적인 AI 생태계를 확장하는 데 주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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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이버, 오일머니 공략… 카카오 내실다지기 집중

    네이버는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 진출 이후 후속 사업에도 속도가 붙는 모습이다. 11월 사우디 국립주택공사와 공동 합작법인(JV)을 세웠다. 합작법인은 도심 공공모니터링 등 플랫폼 사업과 정밀지도를 기반으로 한 신사업 발굴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사우디에서 네이버가 업무협약이 아닌 수주를 따낸 것은 1억 달러 규모 디지털 트윈 플랫폼 구축뿐이다. 네옴시티 건설은 중장기 사업으로 2030년까지 사업 프로젝트가 단계적으로 진행되기 때문이다. 현지 법인이 설립되면 네이버의 로봇과 클라우드 등 중동 진출에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네이버의 AI 수익화 전략은 검색과 쇼핑, 광고 등 모든 서비스 영역에 AI를 도입하는 방식이다. 검색 부문은 생성형AI를 활용한 ‘Cue’를 도입해 고도화하고 있다. 내년에는 AI로 개인화 추천에 특화된 별도 커머스 앱을 출시할 예정이다.

    카카오는 해외 사업에서도 확장보다는 선택과 집중에 나섰다. 카카오웹툰은 프랑스 유럽법인 철수를 결정했고, 카카오엔터테인먼트도 대만과 인도네시아 시장에서 손을 뗐다. 규모가 더 큰 북미와 일본 시장에 집중하겠다는 것이다.

    해외 계열사는 경영효율화를 목표로 AI와 거리가 먼 비핵심 사업을 정리했다. 공시에 따르면 12월 기준 해외 계열사 수는 75곳으로 전년 대비 5곳 줄었다. 글로벌 캐릭터 IP 사업을 영위하는 카카오IX 해외법인을 모두 청산한 것이 대표적이다.

    수익성과 사업 연관성이 떨어지는 법인을 일부 정리했지만, 글로벌 사업 확장은 지속될 예정이다. 카카오 글로벌 매출 비중은 약 20% 수준으로, 시장 성장세와 소비성향 변화에 발맞춰 사업을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계열사 카카오모빌리티는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 고위급 인사들에게 자율주행과 로봇 등 미래 모빌리티 기술을 선보이며 협력 가능성을 높인 바 있다.

    카카오는 확보한 자원을 바탕으로 AI 수익화에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서비스형 AI가 카카오의 방향성으로, 초개인화 AI 에이전트 ‘카나나’를 내년 1분기 중 출시할 계획이다. 카나나는 대화 내용을 분석하거나 문서 요약정보를 제공하고, 이용자 상황에 맞춰 먼저 할 일을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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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게임업계 신작 글로벌 정조준, AI·신사업 투자 병행

    2025년에는 게임사 상당수가 오랜기간 준비해 온 대작 출시를 앞두고 있어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게임사들 중 다수가 5개 이상의 차기작 출시를 계획하고 있다. 특히 모바일뿐만 아니라 PC와 콘솔 등 다양한 플랫폼으로 신작 출시가 예정됐다.

    앞서 카카오게임즈는 7일 핵앤슬래시 액션 RPG ‘패스 오브 엑자일2’ 얼리 액세스(앞서 해보기) 버전을 출시하며 실적 반등의 물꼬를 텄다. 출시 하루 만에 약 58만명의 동시 접속자 수를 기록했고, 스팀 글로벌 매출 1위를 달성했다.

    넥슨은 2년 반 만에 내년 3월 던파 IP 기반 액션 게임 ‘퍼스트 버서커:카잔’ 출시를 앞두고 있다. 크래프톤은 라이프 시뮬레이션 ‘인조이’를 선보이며 장르 다변화를 모색한다. 엔씨는 주요 차기작으로 ‘아이온2’가 기대를 모으며, 넷마블은 오픈월드 액션 RPG ‘왕좌의 게임:킹스로드’가 출시를 앞두고 있다.

    게임사들은 생성형 AI를 활용하는 빈도가 더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게임 산업에서 생성형 AI 기술 활용률은 약 30%로 전년 대비 10%p 증가했고, 타 콘텐츠 산업과 비교해서도 높은 수준이다. 넥슨의 ‘인텔리전스랩스’와 엔씨 자회사 ‘엔씨 에이아이’ 등 주요 게임사는 자체적으로 AI 기술 연구를 병행하고 있다.

    자체 개발한 AI 기술은 게임 개발뿐만 아니라 비게임 부문 사업역량을 갖추는 데 활용하고 있다. 엔씨는 한국어 처리에 특화된 중소형 오픈소스 시각언어모델 ‘바르코 비전’을 공개하며 기업용 AI 서비스 시장에 진출했다. 크래프톤은 숏폼 드라마 플랫폼 기업 ‘스푼랩스’에 1200억원 규모 지분투자를 단행하며 엔터테인먼트 시장에 도전한다.

    위메이드는 블록체인 역량을 바탕으로 1분기 출시를 앞둔 MMORPG ‘레전드 오브 이미르’와 ‘미르5’(가칭) 등 신작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 ‘위믹스 플레이’를 리뉴얼하며 완성도 높은 게임을 확보하는 데 주력한다. 컴투스홀딩스는 블록체인 메인넷 XPLA와 신규 프로젝트 PLAY3를 통해 웹3.0 시장을 선점할 방침이다.

    신사업 성과가 두드러지는 게임사는 넷마블로, 자회사 코웨이를 통해 상조를 비롯한 실버케어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엔씨는 자체 게임 서비스보다 유통과 배급을 맡는 퍼블리싱 역량을 키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