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이달 들어 주가 20.1% 하락…개인 1.76조 순매수외국인, 같은 기간 하이닉스 2.1조 순매도…삼전 2.6조 사들여삼성전자, 31일 2분기 호실적 발표…주가 낙관적 전망에 힘 실어HBM3E 엔비디아 퀄 테스트 통과 전망…"메모리 사이클 기대감 유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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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하이닉스가 올해 2분기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연일 주가가 급락하면서 이달 들어 SK하이닉스를 집중적으로 매집한 개인투자자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증권가에선 그간 SK하이닉스에 비해 큰 혜택을 받지 못한 삼성전자가 하반기 메모리 업황 회복을 통한 본격적인 주가 회복에 나설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18만8900원에 장을 마감한 SK하이닉스 주가는 이달 들어 20.1% 하락했다. SK하이닉스 주가는 지난 11일 역대 최고가(24만1000원)를 기록한 뒤 연일 내림세를 걷고 있다.

    반면 삼성전자는 같은 기간 주가가 0.6% 하락하는 데 그쳤다. 그간 상대적으로 상승 폭이 컸던 SK하이닉스가 삼성전자보다 큰 폭의 하락세를 나타낸 것이다.

    이달 초만 해도 SK하이닉스는 인공지능(AI) 열풍에 힘입어 52주 신고가를 기록하는 등 기세등등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최근 들어 각종 대외 악재로 반도체 업종의 투자심리가 얼어붙으면서 SK하이닉스가 특히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최근 하이닉스 주가가 하락한 배경에는 애플이 자체 인공지능(AI) 사업에서 탈(脫) 엔비디아 전략을 강화한 여파가 지목된다. 

    애플이 자체 AI 시스템인 애플 인텔리전스의 기반이 되는 AI 모델을 구글이 설계한 AI 칩을 이용해 학습했다고 밝히면서 엔비디아에 납품하는 SK하이닉스의 고대역폭 메모리(HBM) 공급에 영향을 줄 것이란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아울러 미국의 정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 AI 관련 종목들이 고점에 도달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그간 상승세를 보였던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진 것으로 해석된다.

    문제는 이달 들어 SK하이닉스를 사들인 개인투자자들의 규모가 상당하다는 것이다. 실제 개인은 최근 한 달간 SK하이닉스를 1조7640억 원어치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하이닉스를 2조898억 원가량 팔아치웠다.

    반면 외국인은 이 기간 삼성전자를 사들인 반면 개인은 순매도세를 기록했다. 실제 이달 들어 외국인은 삼성전자를 2조6294억 원 사들였으나, 개인은 무려 3조2899억 원을 순매도했다. 

    최근 미국 주요 기술주에 대한 거품 우려로 국내 반도체 종목 주가가 흔들렸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의 삼성전자 매집은 여전한 것으로 분석된다.

    증권가에서는 하반기 삼성전자의 실적 개선 흐름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간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에 비해 큰 혜택을 받지 못했으나, 본격적인 차세대 HBM 기술 주도권 다툼을 통해 경쟁력을 확인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와 더불어 내년까지 지속될 메모리 사이클을 기반으로 주가가 우상향 흐름을 보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오는 8∼9월 엔비디아로부터 5세대 고대역폭 메모리(HBM)인 HBM3E 승인을 받고, 하반기에는 3년 만에 최대 실적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김동원 연구원은 "최근 삼성전자는 HBM3E 본격 양산의 직전 단계인 PRA(양산준비승인) 내부 절차를 완료한 것으로 추정돼 4분기부터 HBM3E 8단 및 12단 양산이 시작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연구원은 이어 "곧 출시 예정인 엔비디아의 B100, B200 등 블랙웰 시리즈는 H100 대비 전력 효율과 성능이 크게 향상돼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등 북미 빅테크 업체의 AI 데이터센터에 대부분 탑재될 것"이라며 "내년 블랙웰 시리즈 수요는 시장 기대치를 20∼30% 웃돌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엔비디아 입장에서는 수요를 고려해 올해 하반기부터 HBM 공급선 다변화가 필수적일 전망"이라며 "삼성전자가 엔비디아 HBM 공급망 다변화의 최대 혜택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라고 덧붙였다. 

    특히 지난 2022년 3분기 이후 7분기 만에 10조 원대 영업이익에 복귀한 것은 주가 회복에 대한 낙관적 전망에 힘을 싣는다. 삼성전자는 앞서 이날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74조700억 원, 영업이익 10조4400억 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DS 부문은 매출 28조5600억 원, 영업이익 6조4500억 원을 기록했다. 삼성전자 측은 "IT 시황이 회복되는 가운데 메모리 분야 고부가가치 제품 수요에 대한 대응으로 영업이익이 대폭 상승했다"라고 설명했다.